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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au] 홍콩에서 마카오로 점프하기

빛나_Bitna 2010. 3. 31. 13:56

구룡 페리터미널


 이른 아침부터 마카오행 배를 집어타기 위해 도착한 구룡페리터미널. 침사추이 하버시티 근처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어서 찾아가기 쉽다. 홍콩에서 마카오로 가는 페리는 반도에서나 섬에서나 탈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내가 구룡반도 페리 터미널을 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머무는 숙소가 반도에 있었기 때문에...ㅋㅋ

마카오 가는 페리 티켓!


 마카오로 가는 페리는 15분~30분 간격으로 준비되어 있다. 터미널에 쇼핑센터나 스타벅스등이 있어서 페리가 출발할 때까지 멍때리지 않아도 된다. 페리 티켓 가격이 시즌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한다 하는데 난 148 HKD에 구입했다. 연말에 주말인 것을 감안하면 나름 가장 비싼 가격이 아닐까 싶다. 가능하다면 가격싸고 사람적은 평일에 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 짐을 따로 붙이면 별도의 비용이 필요하고, 나중에 찾기도 복잡하니 그냥 들고 타는 것을 추천한다. 비행기처럼 머리위 선반은 없지만 배 앞/뒤에 짐들을 모아놓는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드디어 탑승


드디어 탑승. 사실 따지고 보면 이젠 둘다 중국땅인데... 홍콩 출국, 마카오 입국 절차를 밟는 것이여서 여권에 도장도 찍고 뭔가 많다. 주류와 담배 약간의 화장품을 파는 면세점도 준비되어 있지만 동네가 모두 면세인 홍콩/마카오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는 듯 했다.

내가 탔던 배

내부는 요렇게 생겼다.


배는 가운데 복도를 두고 4~5개씩 의자가 붙어져 있는데 간격은 이코노믹 클래스와 비슷하다. 비행기처럼 작은 테이블도 딸려 있어서 입국 수속카드를 적을 수 있고 멀미하는 사람들을 위한 봉투도 마련되어 있다. 

드디어 배가 출발했다.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불어서 그런지 배의 흔들림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순간 멀미약을 챙겼어야 하나 후회했지만 금새 잠들어 버려서 큰 문제는 없었다. 마카오까진 1시간 정도 소요되고 대부분 승객들이 잠들어 버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멀미는 괜한 걱정인듯 싶지만 정말 정말 심한 사람들은 잊지 말고 챙겨두자. 
  

마카오 도착.


 마카오로 입국하려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는 마카오 페리 터미널. 여러 나라에서 몰려온 외국 관광객은 물론 연말 휴가를 즐기려는 중국/홍콩 사람들로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다. 게다가 손들이 어찌나 느린지 거의 한시간을 기다리다보니 기진맥진 터미널 앞에 택시를 집어타고 미리 예약한 호텔에 짐을 풀었다. 

* 화려한 호텔과 카지노. 마카오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다. 페리 터미널 입구에서는 정말 많은 호텔 셔틀버스들을 볼 수 있는데 모두 공짜이니 마음껏 이용해주자. 머무는 호텔이 큰 규모가 아니라 정해진 셔틀이 없다면 근처에 있는 큰 호텔의 셔틀버스를 타고 가서 이동하는 것도 방법. 

여기는 마카오

크리스마스 장식 가득한 마카오!

 
 세나도 광장은 크리스마스 장식덕에 더 화려해졌다. 광장안에 가게들은 저마다 크리스마스 특가 세일을 내걸고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옛스러움을 느낄 수 있을거란 나의 상상과는 좀 거리가 있는 듯 하다. 잘 만들어진 대형 놀이동산에 온 것 같은 기분이랄까? 
 우아한 곡선을 살린 저층 건물, 원색의 문틀과 화려한 창문의 모양들.. 유럽에 작은 휴양도시에 온 것 같은 마카오의 거리는 홍콩과 또 다른 느낌이다. 표지판에 중국어, 영어와 함께 써 있는 포르투갈어가 이 도시의 독특한 색깔을 설명해 주는 것 같다.
 

복잡복잡한 세나도 광장


 알록달록한 세나도 광장의 바닥을 감상하기엔 사람이 너무 많았다. 사람에 치이다보니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야 하는지 살짝 정신이 혼미해진다. 배는 고파오는데, 예습을 안해서 맛있는 식당도 잘 모르겠고.. 어리버리한 나를 혼내기라도 하는 것일까?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일단 비를 피해 골목 사이에 보이는 식당으로 고고씽~!!!

골목에 숨어있는 포르투갈 음식점

아늑한 실내


노란 벽으로 둘러싸인 식당에서는 세나도 광장의 복잡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거나 예쁜 정원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뒷골목에서 우연히 찾은 곳인데 이 정도면 대박이라고!!! 따뜻한 나무 느낌으로 꾸며진 식당 안에 크리스마스 장식과 줄 서 있는 와인병들이 눈에 띈다.

테이블 세팅완료


 자, 그럼 이 근사한 레스토랑의 메뉴판을 들여다 볼까? 우리나라에서 이런 식당은 대부분 이탈리안식인데 마카오에서는 대부분 포르투갈 음식이다. 식민통치라는 아픈 역사가 남긴 흔적이지만 한국에서는 너무 먼 포르투갈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은 나와 같은 외지인들을 설레이게 한다.

기본 세팅되는 빵

만두같은 느낌의 에피타이저


포르투갈 음식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없지만 주 재료는 해산물인듯 하다. 양념을 얹은 생선찜과 구이, 새우와 게를 재료로한 음식이 많았다. 서빙하시는 분의 추천을 받아서 주문하고 나니 어떤 요리가 나올까 두근두근하다. 에피타이져로 나온 요리는 새우와 게를 갈아서 속을 채운 후, 튀겨낸 요리였는데 기름기가 적어 바삭하고 담백한 것이 괜찮다. (오, 시작이 나쁘지 않아! ㅋㅋ)

메인요리는 커리크랩!


에피타이져가 살짝 입맛을 돋궈준 다음에 등장한 빨간 커리크랩. 속을 꽉 채운 통통한 게살에 어우러진 커리가 나와 S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조금 전까지만해도 시끄럽게 떠들던 우리였는데 점점 대화가 줄어들고 어느새 껍질까기에 열을 올리는 우리만 남았다. 게가 생각보다 통통해서 슬슬 배가 불러온다. 하지만 이상하게 뭔가 부족한 마음에 맨밥을 하나 주문했다. 쓱쓱~ 커리양념과 함께 밥 한그릇 비워주고 난 뒤에야 수저를 내려놓는 이 한국스러운 모습을 보라~!! 

이렇게 마카오에서의 첫 식사가 끝났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뭔가 나른한 것이 좋다. 조금 전까지만해도 정신없이 분주한 사람들의 모습도 왠지 활기차 보이는 것이 맛있는 식사가 주는 긍정의 힘이 이런건가 싶다. 비바람 덕분에 샤랄라모드가 아닌 전투모드로 이 예쁜 거리를 걸어줘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 슬프지만 뭐 나쁘지 않다. 꿋꿋하게 우산을 챙겨들고 거리를 걸어보련다. 


* 환전정보 : 마카오에서는 마카오달러와 홍콩달러가 1:1로 통용된다. 냉정하게 계산하면 마카오달러가 아주 조금 싸지만 큰 돈이 아니라면 굳이 환전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다. 난 환전하지 않고 홍콩달러를 사용했는데 거스름돈을 받다보니 자연스럽게 마카오 달러가 손에 들어왔다. 중요한 것은 마카오달러는 홍콩달러로 환전이 불가능하다는 것. 그래서 막판에 마카오달러만 골라서 써야 하는 귀찮음이 생겼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