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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파리] 루브르박물관을 돌고 돌고 돌고 (Paris,France)

빛나_Bitna 2012. 1. 24. 17:42


루브르박물관 입장을 시도하는 중


 런던에 대영박물관이 있다면 파리에는 루브르박물관이 있다. 워낙 넓고 소장품이 많다보니 돌아보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관람하는 사람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왔는데... 오.마이.갓. 나보다 부지런한 사람이 정말 많다!!! 어제 에펠탑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파리에는 파리지앵보다 파리를 방문한 관광객이 더 많다는 사실을...

루브르박물관 지하에서 인증샷

 루브르박물관은 지하철에서 바로 연결되는데 그 안에는 박물관 건물 밖에 있는 유리 피라미드의 축소판이 있다. 이를 통해 햇빛이 그대로 내려와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밝고 쾌적하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카페, 상점 그리고 애플샵까지 있어 박물관으로 가는 나의 발길을 잡아끈다. 그래도 본래 목적을 잊으면 안되지! 주변의 유혹을 부리치고 전세계에서 날아온 인파들을 뚫고, 꼼꼼한 보안대를 지나 드디어 루브로 박물관에 입성했다. 

박물관 안에서 본 파리시내

채광이 좋은 박물관 내부

 
 박물관에 들어오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둘러봐야할지 막막하다. 그런 나를 위해서일까? 루브르에서는 한국어로 된 안내자료와 한국어 음성가이드를 제공받을 수 있다. (안내책자는 무료. 음성가이드는 유료대여) 타국에서 한글을 만나면 왠지 뿌듯하다. 특히 이렇게 전 세계 사람들이 찾는 곳에서는 더더욱!!!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루브르를 돌아다녀볼까나?
 

끝이 보이지 않는 루브르박물관


 루브르는 리슐리외(Richelieu), 쉴리(Sully) 그리고 드농(Denon) 이렇게 3개의 관으로 나누어진다. 3개의 관이 'ㄷ'자 모양으로 연결되어 있고 관람객은 세 건물의 반지하, 1층, 2층을 오가며 관람할 수 있다. 고대유물, 회화, 조각작품 등 약 38만점의 예술품들이 소장되어 있다. (전시된 작품은 약 3만 5천점. 나머지는 어디에??) 유명한 작품들만 감상하겠다면 2~3시간으로 가능하지만 제대로 둘러보려면 몇 일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은 그런 곳이다. 작품을 관람하다보면 현재 위치를 잃어버리기 쉽상인데,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현재 위치따위 신경쓰지 않고 발길가는대로 돌아보다가 관람을 마치고 그 위치에서 출구를 찾아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듯 하다.
 

내 마음을 사로잡은 회화작품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회화관. 약 6천점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더니 전시관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대부분이 프랑스 화가들의 작품이며, 북유럽, 이탈리아 등 대부분이 유럽작가의 작품이다. 이 모든 작품들이 옛날 프랑스 왕들의 소장품과 나폴레옹 시대의 전리품이라니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 많은 작품들중에서 낯익은 작가이름은 손에 꼽히는, 고상함과는 거리가 먼 나란 아이지만 회화관을 돌아보는 것이 지루하지 않다. 언제부터인가 유명한 작품이든 아니든, 알려진 작가든 아니든 그냥 마음가는대로 작품을 보는 재미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작품명과 작가 이름을 외우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이집트 유물관


 개인적으로 꽤 긴 시간을 보낸 이집트관. 넓고 천장이 높은 건물이지만 이 동네 유물들이 워낙 등치가 있다보니 여유로운 회화관과 달리 뭔가 복잡해 보인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관람객이 적어서 혼자 차분차분 구경하며 걸어다니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요상한 상형문자가 세겨진 관들 때문에 조금 무섭긴 했지만... ㅋㅋ)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른 나라에서 가져온 고대유물이라 그런지 전시품의 설명이 그닥 친절하지 않았다는 것. 그래도 언제 이렇게 많은 이집트 유물을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열심히 전시관을 돌고 돌고 또 돌았다. 이렇게 많은 유물이 파리에 와 있는데 이집트에 가면 뭐가 있긴 한거지?
 

사모트라케의 니케

밀로의 비너스


 루브르박물관에서 가장 오래된 부문은 그리스, 로마 유물로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 발굴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루브르 안에 조각상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떠오른다. 손동작, 발동작은 물론 동작에 따라 옷에 생기는 주름까지 얼마나 정교한지 밤이 되면 영화처럼 살아 움직일 것 같다. 

 가장 인기있는 것은 사모트라케의 니케와 밀로의 비너스. 다른 조각들과 떨어져서 층과 층 사이에 홀로 덩그러니 서 있는 니케는 처음 발굴당시 100여점의 파편상태였다고 한다. 머리와 팔 부분이 없지만 바람때문에 휘날리는 옷자락과 금방이라도 날아오를듯한 날개가 역동적이다. 1950년에 손이 발견되었다던데 언젠가는 머리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조각관의 조각상 중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려있는 곳에는 비너스가 있다. 학창시절 미술시간과 TV CF에서 수없이 보았던 익숙한 모습이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이 오리지날이라하니 괜히 더 자세히 한바퀴 빙 돌아보며 열심히 관람하게 되었다. 살짝 기울어진 몸과 살짝 앞으로 내밀어진 무릎. 도대체 양손은 어떻게 되어 있었을까? 몸을 베베 꼬면서 나름 열심히 가능한 동작을 상상해본다. 
  

북적이는 사람들속에는

모나리자가 있다.


 루브르 전체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초상화 중 하나지만 언제, 누구를 모델로 그려진 것인지 정확하게 알려진 것이 없다. 다빈치는 왜 이 작품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았으며 왜 주문자에게 인도하지 않고 소장하고 있었을까? 작품에 얽힌 수수께끼들은 작품 속 여인의 미소를 더욱 신비롭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모나리자는 다른 작품보다 크기가 작고, 작품을 가까이서 보고자 하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제대로 보기가 쉽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려 드디어 맨 앞에 서서 작품을 맞이하는 순간 부드러운 여인의 미소에 빠져드는 것만 같았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사람들을 뚫고 맞이하는 이 짧은 순간의 감동이란...!  
 

아폴론회랑

모사작품을 그리는 학생들


 전시된 작품들만큼 인상적인 것이 바로 루브르박물관 그 자체였다. 하나의 거대한 작품처럼 멋진 회랑도 그렇고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이 동네 학생들의 모습도 기억에 남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물관을 옆에 두고 산다면 어떨까? 원하지 않아도 전 세계 미술사는 훤하게 꾀고 있을텐데... 이런 아이들이 자라면 어떤 어른이 될까? 모두 다 예술가가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감성이 풍부한 일반 사람' 정도는 되지 않겠어?
  

유리피라미드가 보인다.

거대한 루브르박물관


 3~4시간 정도를 예상하고 들어섰던 루브르박물관. 생각보다 관람하는 재미가 있어 결국 박물관 안에서 식사하고 커피도 마시고 다시 관람하고를 반복, 결국 오후 늦게서야 나름대로의 관람을 마칠 수 있었다. (나의 관람시간 아침 10시~ 오후 4시) 여전히 루브르 앞을 가득 메운 사람들속에서 기념사진 하나 박아주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걸었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유리 피라미드가 눈부시다. 처음 유리 피라미드가 만들어질때도 에펠탑이 설계될 때처럼 반대하는 파리시민들이 그렇게 많았다던데 지금은 루브르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에펠탑과 유리 피라미드. 옛 것을 중요시하는 이 동네에서 상상도 못할 파격들이 지금은 파리의 상징이 되었다. 옛 것을 보존하고, 그 속에 우리의 흔적을 남기고, 시간이 흐르면 옛 것이 역사가 되고... 이렇게 세상은 계속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