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이는 캘커타 공항
한가한 드룩에어 체크인 카운터
캘커타 국제공항은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 많은 사람들때문에 혹시 시간이 부족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잠시, 드룩에어 체크인 카운터는 기다리는 사람 하나 없이 한가하기만 하다. 여유롭게 앉아있던 직원들이 갑자기 등장한 손님(심지어 외국인!) 덕분에 분주해졌다. 비자를 프린트하는 것을 깜빡해서 갤럭시노트로 보여줬는데, 혹시 필요할 수도 있으니 본인들 사무실에서 프린트를 해준단다. 감사감사!
부탄비자 하드카피본
보딩완료!
부탄 전통옷을 입은 아저씨(좌) 도촬 중.
오늘 탑승인원은 27명, 작은 프로펠러 비행기란다. 수속을 마치고 직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부탄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탑승수속을 하러 다가온다. 생김새는 인도보다는 티벳이나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과 비슷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크다. 산 사람이라서 그런가?
비행스케쥴이 나왔다. KB213
작은 프로펠러 비행기
탑승대기중
부탄으로 가는 유일한 항공사 '드룩(Druk) 에어' (이 항공사 부탄 정부에서 운영하는 것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비행 스케쥴 안내표에 우리가 탑승할 비행기 편명이 나타나자 괜히 더 두근거린다. 인도사람들로 북적이는 전쟁터 같은 이미그레이션과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고, 부탄행 비행기 탑승줄을 찾아가니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덩달아 목소리를 낮추게 된다. 기다리는 사람들을 둘러보니 부탄으로 가는 외국인은 우리 부부와 미국에서 온 할머니 두 분이 전부였다. 할머니들도 들뜬 마음으로 아이처럼 좋아하고 계시더라는... ㅋㅋ
탑승완료
스튜어디스 언니도 전통옷
인도, 잠시만 안녕~
드디어 이륙! 이제 캘커타와는 잠시 이별이다. 다시 돌아왔을때는 비가 그쳐있길 바라면서...
이륙하자마자 전통의상을 입은 스튜어디스 언니가 비상탈출 안내를 하고, 기장은 간단한 비행일정을 방송해준다. 여느 항공사와 다를 것이 없는데 왜 이리도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촌스럽게!!!
안내책자 첫 페이지는 왕과 왕비사진으로.
드룩에어 취항노선표
무려 기내면세가 있다.
캘커타에서 부탄 파로 국제공항까지는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된다. 평소라면 이 짧은 시간을 쪼개서 잠을 청했을텐데 오늘은 계속 분주하게 움직이게 된다. 뒤적뒤적 좌석 의자에서 발견한 부탄 소개 잡지. 부탄의 주요 도시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전통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는데 그 동안 여행을 준비하며 찾아본 그 어떤 자료들보다 자세하고, 사진도 풍부한 편이었다. 재밌는 것은 초호화 스파가 딸려있는 럭셔리 호텔 광고가 아주 많았다는 것. 하루 여행비에 추가금을 내면 머물 수 있는 완전 좋은 5성급 호텔이 바로 이런 곳이었군!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그림같은 풍경과 훌륭한 시설이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우리에겐 하루 200불도 충분히 사치니까 패스.
럭셔리 호텔 사진에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발견한 기내면세품 안내 책자. 품목이 그리 다양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브랜드의 물건들이 가득했다. 부탄은 무조건 폐쇄적인 국가인 줄 알았는데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심지어 술 종류는 우리나라 면세점과 비슷한 것이 가격대가 저렴한 편이었다는...!!
입출국카드
기내식은 간단한 편
입출국 카드와 함께 나눠 준 기내식은 간단한 스낵 종류였다. 언젠가부터 기내식 사진찍기는 식상해졌었는데, 오늘은 처음 비행기를 타는 아이의 마음으로 찍어주련다.
구름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부탄
내가 기내에서 이리 촌티를 팍팍내고 있는 사이, 구름 아래로 높은 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예전에 티벳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을 때와 그 느낌이 비슷하다. 비행기 날개에 닿을 듯 높게 솟은 산들과 산 위로 드리워진 구름 그림자.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셔터를 눌러준다. 다시 보기 힘든 모습이란 생각도 들고 (솔직히 부탄여행 너무 비싸다구.. ㅠ_ㅠ) 실제로 눈 앞에 보이는 산과 강 그리고 마을의 모습이 너무나도 근사했기 때문에....
두근두근... 나의 로망여행지, 부탄에 드디어 도착했다. 스튜어디스 언니들의 친절한 인사를 뒤로 하고 부탄 땅에 첫 발을 내딛었다. 비행기밖으로 나오자마자 눈부시게 빛나는 해와 푸른 하늘 그리고 쏟아질 것 같은 구름이 눈에 들어온다. '와....!' 그렇게 한참을 활주로 한가운데 서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같이 비행기를 타고 온 사람들은 다 공항으로 들어가고 남은 사람은 우리 부부와 아까 그 미국 할머니 두 분 뿐이다. ㅋㅋ
'Gorgeous!', 'Awesome!'을 몇 번이나 외쳐댔는지 이러다가 공항에서 밤샐 기세! 정신을 차리고 전통문양으로 꾸며진 공항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여행 공부를 하며 뉴스기사로 수없이 보았던 부탄의 젊은 왕과 왕비의 사진이 반갑기까지 하다.
이미그레이션
짐 찾는 중
꺄악! 너무 좋아!
공항안은 조용했다. 기다림없이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고 짐을 찾는다. 여권에 부탄입국 도장이 꽝! 찍히는 그 순간의 짜릿함! 꺄악, 진짜 왔구나, 왔어! 그렇게 나는 꿈에 그리던 부탄왕국에 첫 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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