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ASIA/부탄 Bhutan

세계에서 유일하게 신호등이 없는 수도, 팀부로 가는 길 (Thimphu,Bhutan)

빛나_Bitna 2012. 10. 2. 08:30



우리들의 전용차량


팀부로 가는 길



 공항을 빠져나가자 누군가를 기다리는 몇몇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가운데 나와 신랑님의 이름을 발견! 그렇게 우리의 부탄 여행을 책임져 줄 가이드 쏭남씨를 만났다. 동글동글 온화한 얼굴의 그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이 나라의 모습을 닮았다. 운전하는 청년과도 차례로 인사를 나누고 전체적인 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차에 올랐다. 그런데 이 차량은 바로 현다이! 현대자동차다. 부탄에서는 한때 도요타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는데 지금은 어딜가도 현대란다. 현대,삼성 등 한국 기업 제품들이 부탄에도 많이 있고, 인기도 높단다. 자랑스럽군하! 



고성을 지나서


곳곳에 사원이 있다.


너무 예쁜 하늘



 부탄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파로공항에서 수도인 팀부까지는 자동차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른 아침부터 움직이느냐고 피곤할 수 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그림같은 풍경때문에 한순간도 눈을 감을 수가 없다. 구불구불하지만 잘 포장된 길에 자동차도 새차(한국차! +ㅁ+)인지라 승차감이 아주 훌륭하다. 급커브도 부드럽게 꺾어주고, 멀리서 소떼가 보이면 부드럽게 브레이크를 밟아주는 접대용 운전... 이 청년 왜 이렇게 운전을 잘하니! 




설명중이신 우리 가이드님


 우리의 가이드 아저씨는 팀부로 이동하는 길 중간중간에 보이는 것에 대해 설명도 해주고, 부탄의 문화나 사람들의 생활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준다. 드라이버 청년은 창 밖으로 보이는 그림같은 풍경이 너무 멋져서 셔터를 누르면 자동차는 속도를 줄이거나 멈춰서준다. Private Tour의 매력이 이런 것일까? 정말 정성껏 대접받는 느낌이다. 



 


 지대가 높은 산악지형이지만 부탄은 티벳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티벳이 건조하고 척박했던 것에 비해 부탄은 푸른 숲과 시원하게 흐르는 강이 있다. (높은 지대다보니 태양이 뜨거운 것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논과 밭 그리고 숲이 어우러진 모습은 이 곳 사람들의 풍요로운 삶을 짐작게한다. 


팀부시내 입성


오오, 현대자동차! +ㅁ+


주유소도 전통양식


 산과 강만 보이던 창 밖으로 낮은 집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여기가 바로 부탄의 수도 팀부이다. 대부분의 집들은 3~5층 정도의 저층이다. 대체로 깨끗하게 새로 지은 집들인데, 가만보면 창틀이나 지붕에 전통문양이 들어있어 통일감을 준다.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조용하고, 거리는 휴지하나 없이 깨끗하다. 처음 부탄을 찾을 때 네팔이나 인도와 느낌이 비슷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너무 조용하고 깨끗해서 영화 '트루먼쇼'처럼 뭔가 만들어진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

  

팀부시내


 팀부에는 재밌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어딜봐도 신호등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나라의 중심인 수도에 신호등이 없는데 다른 도시에도 있을리 없지, 부탄이란 나라에는 신호등이 존재하지 않는단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시골에 가면 신호등이 없는 경우는 종종 볼 수 있지만, 수도에 신호등이 없는 것은 좀 신기하다. 처음 그 소리를 들었을때 아예 자동차가 없어서 그런가 싶었는데, 직접와서 보니 은근 차량 통행량이 좀 된다.

 신호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없단 말이지? 가만히 도로를 살펴보니 영국처럼 곳곳에 로터리가 있는 구조인데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다른 방향에 차량을 발견하면 일단 정지하는 운전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나같은 왕초보도 이런 곳에서는 운전할 수 있을 것 같아! 우리나라는 너무 무섭다구! 


점심을 먹으러!


왕과 왕비 사진이 걸려있다.


친절한 언니님


부탄에서의 첫 식사!


 

 팀부에 도착하자 마자 우리가 한 일은 바로 점심식사! 시내에 있는 조용한 식당으로 들어서니 친절한 언니가 이것저것 잘도 챙겨주신다. 하나, 둘, 셋, 넷.... 순식간에 상이 한가득 찼다. 식사는 한국의 상차림과 닮아있었다. 밥을 기본으로 야채, 육류, 스프와 뭔가 매콤한 젓갈같은 느낌의 반찬까지 푸짐했다. 게다가 여러가지 재료를 사용한 것이 영양과 균형이 잘 맞은 식사였다. 단점이 있다면 양이 워낙 많아서 음식 남기기를 극도로 싫어하는 우리 부부에게는 하나의 도전과도 같았다는 것 정도? 


 친절한 언니가 외국인들에게 음식이 대체로 맵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조심스레 음식이 어떤지를 묻길래, 너무나도 맛있다고! 한국 사람들은 매운맛을 좋아라한다고 했더니 너무 좋아라 하신다. (한국의 매운맛에 비하면 부탄의 음식은 그냥 애교였다.) 커피까지 제대로 한 상 챙겨먹고 나니 이제 좀 실감이 난다. 좀처럼 낯선 이 곳은 바로 부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