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여기서
시간상 점심먹기 어려울 것 같았는데 우리가 탁상사원에서 초특급으로 하산한 덕분에 시간이 비교적 여유로워졌다. 만약 점심먹을 시간이 없어도 괜찮다고 미리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이드 아저씨는 왠지 마음이 쓰였었는지 레스토랑 앞에 차를 세우고서 씨익~ 만족스런 미소를 보여준다. 부탄에서의 마지막 식사. 전통양식으로 지어진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전통의상을 입은 친절한 직원들의 대접을 받는 것도 이제 마지막이라니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나. (다음 코스는 네팔, 인도인데 이제 좋은 날은 끝난게야~ ㅠ_ㅠ)
식사는 흰죽
평소와 마찬가지로 오늘의 메뉴는 9가지란다. 지난 몇 일보다 상태가 훨씬 좋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방심할 수 없어 소화상태가 좋지 않음을 이야기하며 다른 메뉴를 부탁했다. 흰죽과 야채로 만들어진 반찬 몇 가지. 한국에서의 맛과 당연히 다르겠지만 그래도 몸에 익숙한 음식을 먹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우리의 주문이 들어가자 직원들과 주방이 분주해진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야채가 들어간 따뜻한 죽을 먹을 수 있었다. 혹시 부족한 것은 없는지 계속 우리를 챙겨주는 친절한 직원들 덕분에 부탄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여전히 맛있었다.
파로시내
파로종
파로 국제공항
우리를 태운 차는 이제 파로 국제공항을 향해 달린다. 시간상 원래 방문하기로 했었던 파로종은 밖에서 주변 풍경을 바라보는 것으로 대신했다. 현재 파로종은 내부 리모델링중이라 들어가도 예전같은 모습이 아니란다. (아아- 약간 위로가 되는구나.) 멀리 활주로와 공항건물이 보이기 시작하자 이제 부탄을 떠날 시간이라는 것이 실감난다. (아아- 아쉬워, 아쉬워)
차는 파로 공항 입구에 멈췄다. 우리 드라이버 청년은 짐을 내려주고, 가이드 아저씨는 현재 시간과 탑승 시간을 간단히 확인해준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너무나 평온하고 즐거웠던 우리의 부탄여행. 그들이 없었다면 가능하기나 했을까? 감사의 인사와 기념사진을 끝으로 우리는 공항으로 들어섰다. 뒤돌아보니 아직도 여전히 손을 흔들고 있다. Many Thanks,
여기는 면세점!
공항내부
공항 안은 여전히 조용, 탑승수속 카운터에는 부탄청년 두 명뿐이다. 초특급 탑승수속을 마치고 남는 시간동안 공항안을 방황했다. 딱 하나있는 면세점에서는 기념품이나 판매하려나 싶어 들어갔더니 얼라?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상품들이 가득가득하다. 심지어 가격도 꽤 훌륭한 편?! 한국으로 가는 길이었다면 60% 할인이 붙어있는 화장품을 마구마구 질렀을텐데 지금 내 배낭에 실려있는 화장품의 무게도 버거운지라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술 가격도 한국 면세점 수준이라 대량으로 구매하는 이들이 많다.
면세점 매장 언니는 능숙한 영어로 손님들에게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몇 일간 우리가 생각했던 부탄의 '쇄국정책'고 많이 다르다는 것을 충분히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 눈에는 인상적인 모습이다.
슬프구나!
하늘은 여전히 이쁘고!
비행기 탑승을 위해 공항 활주로를 걷는다. 아쉬운 마음에 자꾸만 주변을 둘러본다. 오늘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부탄의 하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언젠가 내가 다시 이 땅에 발을 딛었을때에도 여전하겠지.
히말라야 산 속에서 자신들만의 전통과 자연을 지켜가며 살아가는 사람들. 변화와 개방의 시대에서도 속도는 느리지만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자신들의 자존감을 지켜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나라였다. 이런 나라를 '은둔'이라 표현해도 될까?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라고 표현해도 될까? 어쩌면 부탄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우리 모두가 꿈꾸는 이상향이 아닐까. 덕분에 내가 살고 있는 나라와 나의 삶의 방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었지. 부탄에서의 꿈 같은 5일, 나는 절대 잊을 수 없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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