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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 델 파이네, 칠레 - 산 속에서 보낸 3박 4일 (Torres del Paine, Chile)

빛나_Bitna 2014. 4. 19. 11:48

토레스 델 파이네 도착

 

슬슬 올라가볼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산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하이힐을 신고 서울시내를 마음껏 누비던 나름 쉬크한 도시여자였으니까.
신발장에 차고 넘치는 것이 신발이었지만 트레킹화는 커녕 제대로 된 운동화 하나 없었고,
옷장에 차고 넘치는 것이 옷이었지만 등산복은 커녕 그 흔한 바람막이 하나 없던 나였다.
당연히 나의 배낭에 산과 관련된 아이템은 없었고, 우리 여행 일정에 장기간 트레킹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여행을 하며 나는, 우리는 조금씩 변했다.
산에 오를 일이 많아졌고 오르다보니 은근 매력있네? 높은 곳만 보면 올라가고 싶어지네?
결국 우리는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을 위해 국경을 넘어 칠레에 입성했다.  

 

 

아침에 한 컷

 

살토 그란데 Salto Grande

 

물소리를 듣는게 좋더라.

 

개인적으로 여기가 토레스보다 멋지던데?

 

그 유명한 토레스

 

 

토레스 델 파이네는 자타공인 남미에서 손꼽히는 트레킹 코스다.
이 곳에 가기 위해 국경을 넘어왔지만 토레스를 눈 앞에 두고 우리는 참 많은 고민을 했다.
3박 4일 도전의 시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서.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걱정은 기우였다.
굳은 날씨로 유명한 토레스는 그림같은 풍경과 따뜻한 햇살로 고단함을 달래주었고, 
다른 여행자가 전해준 '노약자 코스'는 짐의 무게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 주었으며,
엘 찰텐에서 열심히 다진 우리의 체력은 생각보다 강했다. 다 뜯어진 내 운동화도!

 

 

우리의 짐

 

걷고 걷고 또 걷고

 

저 끝까지 가는거다.

 

캠핑요리는 역시 한식이 최고!

 

텐트도 이제 좀 잘 치는 듯?

 

마지막 날은 조촐하게 와인을,

 

하루 8시간 정도를 걸었고, 두 겹의 침낭으로 밤을 보냈다.
한식으로 구성한 식단은 훌륭했고, 텐트에서 마시는 싸구려 팩 와인은 무엇보다 달콤했다. 

  

 

 

 

 

 

 

 

 

- 무사히 끝났어. 해냈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 걱정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춥지도 않았고, 힘들지도 않았어. 
- 올까말까 엄청 고민했었잖아. 역시 해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르는거야.
+ 겁먹고 물러섰다면 아마 앞으로도 평생 이런 건 시도도 못해보겠지? 

 

 


2014/04/03 ~ 2014/04/06
Torres del Paine, Ch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