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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전, 자가(Zaga) 동네 산책 
초록초록한 산들 덕분에 눈이 맑아지는 기분! 

소차 강변의 작은 마을 자가에서 맞이하는 아침. 창 밖으로 보이는 초록초록한 기운에 마음이 한층 여유로워졌다. 늦은 시간 체크인하는 바람에 마을을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쉬워 아침식사를 마치자마자 동네 한바퀴를 돌았다. 집집마다 쌓여있는 장작, 햇빛에 널어놓은 빨래, 조그마한 닭장... 왠지 익숙한 시골풍경에 절로 미소가 피어났다. 

율리안 알프스, Vrsic Pass를 따라 '숨겨진 알프스' 찾아가기 (Julian Alps, Slovenia) https://bitna.net/1737
소차 밸리, 자가 숙소, Apartma Ferjan (Zaga, Slovenia) https://bitna.net/1740
 

소차 밸리, 자가 숙소, Apartma Ferjan (Žaga, Slovenia)

슬로베니아의 자랑 율리안 알프스를 관통하는 브르시크 Vrsic Pass 패스를 통과하고 나니 생각보다 더 시간이 늦어졌다. 많은 이들이 브르시크 패스가 끝나는 지점인 보베츠 Bovec에서 숙박을 하는데, 우리가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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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바리드 Kobarid,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산골마을

오늘의 이동경로
소차밸리를 따라 달려갈 예정, 

오늘은 (소차강을 따라) 소차 밸리에 자리한 크고 작은 마을들을 돌아볼 예정. 소차강은 율리안 알프스에서 시작되어 이탈리아 북동쪽까지 흘러가는데, 강을 따라 자리한 마을마다 래프팅, 카약, 트래킹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아기를 동반한 여행인지라 액티비티 대신 자동차를 타고 달리며 중간중간 서다가다를 반복하기로. 특유의 에메랄드빛 물빛때문에 수십번 차를 세운 것이 함정, ㅋㅋ 

코바리드 마을 입구
마을 자체는 조용한 편, 
여기서도 소차강 액티비티가 대세, 
마을을 위해 기도하는 걸까, 

처음으로 방문한 코바리드는 이탈리아와 슬로베니아 국경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한적한 시내에서 여행자를 반기는 것은 소차강 액티비티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뿐이라서 그냥 지나칠 법 했지만, 사실 이 곳은 1차 세계대전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코바리드의 이탈리안 이름은 카포레토 Caporetto, 엄청난 수의 사상자를 냈던 '카포레토 전투 (이존초 Isonzo 전투)'가 있었던 장소이기 때문이다. *소차강은 이존초강으로도 불린다.*  

코바리드 박물관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마을 중심부에 있는 코바리드 박물관(www.kobariski-muzej.si)은 작은 규모지만 1993년 '유럽 박물관 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의미있는 장소다. 1차 세계대전 이탈리아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소차(=이존초)강에서 맞서게 된다. 이탈리아 군에게 밀리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동맹국 독일에게 지원을 요청하면서 전쟁의 규모가 커졌고, 결국 65만의 군인이 희생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박물관에는 역사적 배경과 자연환경, 당시 사용된 군사지도와 군인들의 소지품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전쟁으로 희생된 군인들의 사진과 십자가였다. 100년이 넘은 지금은 아군과 적군이 아닌, 전쟁이란 비극의 희생자일 뿐이니까. 

'십자가의 길 Via Dolorosa'을 따라 코바리드 언덕을 오르면 
안톤성 Italian Charnel House에 닿는다. 

코바리드에 있는 또 다른 전쟁의 흔적, 이탈리안 납골당은 1938년 베니토 무솔리니 Benito Mussolini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곳에는 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이탈리아 군인 7014명의 유해가 묻혀있는 곳이다. 

납골당 위에는 교회가 있다. 
성 안톤 St. Anton 교회, 

납골당은 층층이 쌓아올린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꼭대기에 있는 성 안톤 교회는 1669년 파도바의 성 안토니우스에게 봉헌된 곳이라고. 예배당 내부는 작지만 경건한 기운이 가득했다. 

정상에서 바라본 마을풍경 
높은 산들 사이로 흐르는 소차강이 보인다. 

납골당 위에서니 코바리드 마을과 주변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강물은 맑고 얕으며 흐름이 빨랐다. 하늘색 물빛, 산 정상에 눈이 보인다.' 헤밍웨이가 묘사한 풍광 그대로가 살아있었다.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는 카포레토 전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핏빛으로 물들었던 아픈 과거를 씻어버린 강물이 신비로운 청록빛으로 반짝였다. 

톨민 Tolmin, 구불구불 톨민계곡 트래킹

다음 목적지는 톨민 Tolmin
마을 안으로 들어가볼까? 

코바리드를 나선 후, 소차강을 따라 달리다 마주한 도시 톨민. 다리를 건너 마을로 진입하는 것이 코바리드와 비슷한데, 마을 자체는 코바리드보다 큰 규모였다. 주변 대도시와 대중교통(버스/기차) 이동이 잘 되어 있단 말이 사실인지 여행자 숙소도 몇몇 눈에 들어왔다. 코바리드에서 너무 시간을 보낸 관계로 마을 구경은 생략, 바로 목적지로 향했다. 

톨민 계곡 입구. 다양한 트래킹 코스가 있다. 

우리가 톨민을 찾은 이유는 바로 여기 톨민 계곡 때문이었다. 아기를 동반한 여행이라 할지라도 슬로베니아에 와서 트래킹 한번 안하고 가기엔 왠지 조금 서운할 것 같았으니까. 톨민 계곡은 블레드 호수에 인접한 빈트가르 Vintgar 협곡과 함께 슬로베니아 트래킹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곳. 톨민계곡이 있는 소차밸리가 블레드 호수보다는 방문객의 발길이 적다보니 보다 여유롭게 트래킹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나름의 장점이기도 하다. 

길은 비교적 잘 되어 있는 편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시원해진다. 

가까운 폭포와 동굴부터 톨민 마을 센터까지 연결되는 루트까지 코스는 난의도와 거리에 따라 다양하게 갖춰져 있었다. 아기 상전님을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인지라 우리는 가장 짧고 가까운 코스를 선택, 그야말로 소차강물에 발 한번 담궈보자는 마음이랄까.  

물소리가 꽤 크게 들렸다. 
나무가 많아 그늘도 많음. 

계단을 따라 계곡 아래쪽에 닿았다.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가 귓가를 울리고 시원한 기운이 온 몸을 감쌌다. 방금 전까지 뜨거운 햇빛 아래서 후끈했던 몸이 순식간에 식어버렸다. 

계곡 안쪽으로 이어지는 트레일 
물색이 참 예쁘구나. 

강물 위로 놓인 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시작된 트래킹. 구불구불한 계곡면을 따라 난 코스는 꽤나 다이나믹했다. 중간중간 크고 작은 동굴(들어가 보지는 않음)과 계곡 사이 갈라진 틈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바위, 아슬아슬한 높이에 자리한 다리 등등 걷는 재미가 있다고 해야 할까. 

시원한 기운에 씬난 아기 상전님, 

트래킹이라기엔 조금 민망한 짧은 산책을 마치고 계곡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깎아놓은 듯한 산세, 얼음장같이 차가운 에메랄드빛 물, 싱그러운 기운을 머금은 숲... 세상 신기한 풍경과 시원한 기운에 신이 난 아기 상전님이 발을 동동 구르며 즐거워했다. 아가, 다음에는 엄마 아빠랑 래프팅하러 올래? 

소차 밸리 (Soča Valley) 
- 율리안 알프스에서 시작해 이탈리아 동북부 아드리아해까지 흘러가는 138km의 소차 강 Soča 인근 지역. 
- 강을 따라 크고 작은 마을들이 자리하고 있고 트래킹, 카약킹, 래프팅, 패러글라이딩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 <나니아 연대기>의 촬영지로 알려진 보베츠 Bovec, 카포레토 전투의 아픔을 간직한 코바리드 Kobarid, 협곡 트래킹으로 인기인 톨민 Tolmin 등이 대표적인 여행지
- 자세한 정보는 https://www.slovenia.info/en/places-to-go/attractions/soca-v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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