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Life Style/일상 Daily

옛 신라인의 흔적을 찾아... - 경주 #3

빛나_Bitna 2006. 6. 9. 08:22
2nd day
: 경주시내 (대릉원, 첨성대, 박물관, 안압지, 석빙고, 계림, 반월성 등등;;)

Episode 1. 비가 오니 공기가 참 ??하다.

비가 그칠 것 같았는데 숙소를 나와 시내를 돌아다니려고 하니까 비가 또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우산을 챙겨들고 꿋꿋하게 걸어서 시내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경주 시내는 많은 유적지들이 모여 있어서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그 날은 비가 왔으니까 우리는 튼튼한 두 다리로 걸었다.
(사실 우린 자전거를 탈 줄 몰라서 비가 온 게 참 감사했다는.. ㅋㅋ)
비가 와서 찝찝하다기 보다는 상쾌했다. 진한 풀냄새, 깨끗한 공기, 시원한 바람... 이를 어떤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까?! 상쾌하다? 쿨하다? 뭔가 다른 표현을 하고 싶었는데... 우리의 한국어 실력의 한계인가... 공부하세요, 퍽!!!


Episode 2. 여기도? 저기도? 거기도?!

그 유명한 천마총은 대릉원안에 있는 수 많은 릉 중에서 유일하게 내부를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학창시절 국사책에서 보고 배웠던 것을 보고 있노라니 어찌나 신기하던지... 전날 숙소에서 만난 아저씨가 '릉', '묘', '총'에 대해서 설명해 주신 것이 생각났다. 천마총에선 누가 깊은 잠을 자고 있는 곳일까?
경주 시내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다. 기와지붕을 얻고 있는 건물들은 물론 군데군데 아무렇지도 않게 솟아있는 크고 작은 릉들이 가득하다.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누가 잠자고 있을까? 한참을 생각하다가 조금 엉뚱한 결론이 나왔다. '수 많은 릉중에 연습삼에 흙더미를 쌓아본 것도 있을 걸?!' -_-ㅋㅋㅋ


Episode 3. 생각보다 아담한데_?


'동양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라는 화려한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첨성대는 들판에 덩그러니 홀로 남겨져 있는 것 같았다.

책에서 보았던 것과는 다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책의 그림을 확대해 놓은 것과 같이 똑같아서 오히려 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돌을 쌓아 올려 만든 것인데 어떻게 저렇게 부드러운 곡선을 가지고 있는걸까?

정교함, 아름다움, 작은 것에 담긴 깊은 뜻, 몇 천년을 지켜온 힘 - 모든 것이 놀라울 뿐...













Episode 4. 학창시절로 돌아가리~

길을 따라 걷다보니 꽤 큰 건물이 눈에 띈다. 바로 '경주 국립 박물관'
경주에 있는 엄청나게 많은 유적지와 유물들을 말끔하게 정리해서 보여주는 센스만점인 곳이었다. 시대별로 잘 나눠져 있었으며 미술 교과서에서 보았던 것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물론 찬란한 신라의 역사만큼이나 박물관도 엄청나게 컸다. -_-


중간중간에 보이는 의자마자 앉아가며 박물관 관람을 마쳤을 때 우리는 거의 비실비실... (나이가 든 걸까? 국립중앙박물관은 어떻게 가나... orz)

박물관 출입구에서 '성덕대왕신종 = 에밀레종'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종은 다른 종들보다 '인(P)' 성분이 많다고 하는데 전설이 과연 사실인걸까? (그건 너무 끔찍하자나!)

끊임없이 나오는 녹음된 종소리만으로는 이 종의 특별함을 느껴볼 수 없었다. 소리가 없는 종은 엄청나게 큰 쇳덩어리일 뿐...












Episode 5. 달콤한 유혹을 뿌리쳐라_

7시 30분. 조명이 들어온 안압지는 너무나도 예뻤다. 비록 비바람이 몰아쳐서 오래 있을 수는 없었지만 '신라 귀족용 놀이터'의 큰 규모와 화려함을 느끼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박물관에서 본 안압지의 유물들이 생각났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14면체 주사위로 각 면에 엄청난 벌칙(?)들이 적혀 있었다. 술 석잔 연달아 마시기, 노래하기, 춤추기 등등...;

우리들과 다를 바 없다. 바다위에 릉을 만들고, 돌에 흩날리는 옷자락을 새겨 넣고, 벽돌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았던 그런 사람들도 결국 지금 우리와 다를 것 없는 사람이다. 유혹에 빠져 오랜 세월동안 만들어 온 나라를 망쳐버리고 마는... 예나 지금이나 자신을 둘러싼 유혹을 뿌리칠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공들여 쌓은 탑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