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길었던 탓일까? 유난히 더운 요즘이다. 이럴 때는 코 끝이 시리도록 날카로운 겨울바람도 그립기 마련이다. 바다도 좋고, 산도 좋지만 겨울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스쇼라 하면 어릴 적 본 '볼쇼이'를 생각하기 쉽다. 사실 빙판과는 그다지 친하지 않은 관계로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색다른 item이었다. so~ 초대를 받고 어찌나 설레였는지 모른다. 게다가 이 공연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로만자 = 이탈리아어로 로맨스) 주제는 오호라~ '사랑' 되시겠다! 요즘 메말라 가는 나의 감성에 살짝 물을 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펜싱경기장에 어떻게 그렇게 커다란 빙판을 만들었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다. 아이스쇼는 목동에서만 가능한 것인줄 알았는데 참 신기했다. (냉동장치를 어딘가에 한 걸까? 궁금궁금~ @_@)
로만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7가지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담과 이브, 삼손과 데릴라, 로미오와 줄리엣, 클레오파트라와 시저, 드라큘라, 나비부인, 세븐_ 각각의 에피소드에 따라서 무대, 조명, 음악 그리고 배우들의 의상까지 빠르게 변신했다. 미끄러운 빙판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 정말 화려하고 거대한 무대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드라큘라가 가장 멋진 무대였다. ^-^ 다양한 캐릭터와 각각의 특징을 잘 살린 무대와 의상이 인상적인 공연이었다.
공연 시작전에 한 커플이 프로포즈 이벤트를 벌여서 나를 비롯한 지인들에게 제대로 염장을 지른 것을 제외하면 신선하고 알찬 공연이었다. 말복이 지나도 전혀 시워해질 수 없는 여름날 한번 가보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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