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Life Style/리뷰 Review

[Book] 이누가미 일족

빛나_Bitna 2008. 10. 7. 19:31
이누가미 일족 - 8점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시공사

  간만에 일본 추리소설을 집어 들었다. 요코미조 세이시. 일본 추리소설계에서는 알아주는 작가라는데.... 사실 난 그의 작품은 처음이다. 나이(?)가 좀 있는 작품이라 뭔가 접해보지 못한 획기적인 것이 있다고 하긴 어렵다. 하지만 흠잡을 곳 없이 잘 짜여진 정석적인 추리소설이라고나 할까...?!

제목처럼 이 책은 이누가미 가에서 벌어진 사건을 주제로 하고 있다. (사건은 당연히 살인사건..) 초반에는 이누가미 가의 가계도를 열심히 설명해 주는데 처음엔 시작이 왜 이리 길까 싶었다. (하지만 읽다보면 이 가계도는 정말 중요하다는 것...;;; ) 친절하게 도표로 된 가계도 끝에 등장한 것은 재벌 이누가미 사헤의 유언장이다.
 
어머니가 다른 세 손자, 행방을 알 수 없는 외아들, 그리고 그들 속에 남겨진 다미요. 그들에게 유언장의 내용은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각자의 생각을 숨기고 무섭도록 조용하게 지내기를 몇 일..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지도 않은 채 다른 사건들이 뒤를 잇는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가족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서로에 대한 의심과 미움을 키워갈 뿐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열심히 머리를 굴려 나름 추리를 해봤다. 그리고 범인을 맞췄다. -_-v 틈틈이 등장한 복선의 힘이 컸는데, 작가는 독자가 열심히 머리를 굴릴 수 있는 다양한 힌트들을 곳곳에 배치하는 센스를 가지고 있었다. 너무 많은 힌트를 주면 시시하게 처음부터 범인을 맞출 수 있는데 작가의 힌트는 적당한 수준이라고 할까?

범인을 찾는 재미(?)는 있었지만 결말은 좀 씁쓸하다. 그렇지 않아도 별로 친하지 않은 가족들이 유언장 하나로 제대로 적이 되어 버렸으니까... 유언장이라는 종이조각 하나가 이런 비극을 만들어 내다니... 자신의 혈육을 보호하기 위함이라지만 글쎄... 이런 유언장은 떠나간 이의 욕심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