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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in] 톨레도, 시간이 멈춘듯한 도시 (Toledo)

빛나_Bitna 2011. 2. 4. 01:30

버스를 타고 달리다.


 톨레도. 중세시대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도시란다.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한 마음에 마드리드에서 버스로 1시간을 달려왔다. 창문 너머로 붉은빛의 낮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드디어 도착!!

마드리드에서 톨레도 가기
지하철 6호선 Plaza Eliptica역 버스터미널에서 톨레도로 가는 버스가 30분마다 있다. (톨레도에서 마드리드도 시간간격 비슷)
톨레도 가는 티켓은 버스 터미널에서도 구입 가능하며, 지하철 티켓 구매기에서 Zona T를 구입해도 된다.


소코토베르 광장에서


소코토베르 광장에는 많은 음식점과 카페, 관광안내소가 있어 톨레도 관광의 중심이라 할 수 있겠다. 이 광장에서는 소고트램을 탈 수 있는데 이 트램을 타면 40분동안 톨레도의 곳곳을 돌아볼 수 있어 인기가 좋은 편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트램의 유혹을 뿌리치고 걷기로 했다. 옛 도시를 느껴보기 위해서.. 그 옛날에 사람들이 그러했듯이...

멀리 보이는 대성당을 향해 걷다.


관광안내소가 문을 닫아버리는 바람에 지도 하나 구하지 못한 우리를 구해준 것은 톨레도 대성당이었다. 도시의 중심부에 높게 솟은 대성당 덕분에 도시안에서 방향을 잡기 쉬웠으니까... 
 

톨레도 대성당

웅장한 대성당 안.


 가까이서 보면 목이 뻐근할만큼 높은 톨레도 대성당. 이 거대한 성당은 무려 266년이나 걸려서 지어졌다고 한다. 에스파냐 카톨릭의 총본산이며 내부에는 고야와 엘그레코의 작품들이 전시된 미술관이 있다. 성당안에서 그림, 조각,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영어듣기도 쉽지 않은데다 종교가 없는 나로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엄청난 크기와 규모 그리고 성당안에서 느껴지는 엄숙함이 나의 행동을 조심하게끔 만들었다.

산토 토메 성당


 다음으로 들른 곳은 산토 토메 성당. 대성당을 보고 나온지라 이 성당에는 들어가지 않으려 했는데, 성당 입구에서 한국 단체관광객분들을 만나는 바람에 딸려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이 성당안에서 만난 엘그레코의 명작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

엘그레고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


프라도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들을 인상깊게 보았는데 이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게다가 지금은 친절한 가이드분이 옆에 있지 않은가!!! 덕분에 이 작품에 얽힌 이야기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들을 수 있었다. 덕분에 나는 한참동안 이 작품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엘그레코의 작품답게 길쭉길쭉하게 그려진 인물들이지만 그들의 옷차림, 표정, 움직임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여기가 톨레도

골목을 걷다.


성당을 나와 다시 길을 걸었다. 요새도시인 톨레도는 성곽안에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그 사이사이에 골목이 많은 곳이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영향을 받은 역사덕에 건물과 골목에서 톨레도만의 독특한 매력이 느껴졌다. 오래되었지만 낡지 않은, 소박하지만 초라하지 않은.. 멋진 중년의 남성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기념품가게

검의 도시로 불리오는 톨레도.


 톨레도의 특산물은 뭐가 있을까 싶어 기념품샵을 기웃거렸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칼. 과거 무기생산업이 발달해서 잘 나가는 세공업자들이 톨레도에 모여 칼을 만들었다고 한다. 크기도 다양하고 칼자루나 칼날에 새겨진 문양이 화려한 것이 근사했다. 하지만 기념품으로 구입하기엔 칼날이 너무 무서운지라 보는 것으로 만족..!!   

톨레도에서 꼭 먹어보자, 마사빵

또 하나의 톨레도 특산물은 바로 요 빵이다. 마사빵이라고 불리우는 이 빵은 13세기 아랍이 침입으로 이 지역에 널리 퍼지게 되었단다. 주 재료는 달걀 노른자와 아몬드. 소코토베르 광장에 있는 '산토 토메'라는 빵집안으로 들어서자 다양한 모양의 마사빵을 크고 작은 박스에 넣어서 팔고 있었다. (물론 낱개로도 구입 가능) 포장이 화려한 것은 은근 가격대가 있어서 낱개로 몇 개 구입해서 먹었는데 조금만 구입하길 잘 했다. 이거 엄청나게 달다!!! 진한 아메리카노가 생각나는 그런 맛이라고 할까...?  

엘그레코의 톨레도의 전경


 마드리드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엘그레코의 '톨레도의 풍경'이란 작품을 떠올렸다. 작품 속, 검푸른 하늘의 톨레도가 지금 내가 있는 톨레도와 같은 곳이 맞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다. 엘그레코는 이 작은 마을로 이주해서 여생을 보낼만큼 이 도시를 사랑했다고 하는데, 그의 작품 속 톨레로는 몽상적이고 우울하다. 작품을 그릴 때 그의 심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엘그레코는 내가 보지 못한 톨레도를 발견한 것일까? 다시 톨레도를 찾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