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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여행 하이라이트, 성벽걷기! - 첫번째 (Dubrovnik, Croatia)

빛나_Bitna 2011. 10. 18. 18:11

Good Morning~


 두브로브니크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성벽투어를 위해 아침부터 서둘러 숙소를 나섰다. 신혼여행임을 고려해서 챙겨온 꽃무늬 원피스가 이 도시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것은 나만의 착각이려나? 제대로 기분 내보겠다고 야구모자대신 커다란 챙 모자까지 챙겨쓰니 조금 오버스럽기도 하지만 뭐 어떠랴, 나는 외국인인것을... ㅋㅋㅋ

필레게이트에는 오늘도 근사한 그림판매가 한창!

 오전 10시. 나름 이른 시간이라 생각했는데 구시가지 입구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가득하다. 필레게이트에 잔뜩 걸려있는 그림들의 강렬한 색감이 이 도시와 잘 어울린다.

성벽으로 올라가는 길


 필레게이트를 통과해 구시가지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좁고 가파른 계단이 성벽으로 오르는 입구이다. 티켓 판매소는 반대편에 있는데 입장료는 인당 70쿠나, 학생은 30쿠나란다. 역시 유럽여행은 학생일 때 다녀야 하는거야... ㅠ_ㅠ
 

오노프리오 분수


 구시가지의 상징 중 하나인 오노프리오 분수 앞에는 더위와 갈증을 가라앉히려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무려 600년이 넘은 이 분수의 물은 놀랍게도 20km 거리에서 끌어오고 있는 지하수란다. 그 옛날에 수로를 개발하고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것도, 한국이 아닌 나라에서 마음대로 마셔도 되는 식수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도 놀라울 뿐이다.

성벽오르기 출발!

 모자, 선글래스, 자외선차단제, 성벽투어 티켓 그리고 오노프리오 샘물의 물까지 다 챙겼으면 준비가 끝났다. 이제 본격적으로 두브로브니크 성벽을 올라가 보자고~!!!

성벽을 걷자.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눈에 들어오는 성벽길. 입구라 그런지 2~3명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만큼 폭이 넓다. 사람들간의 이동을 위해 한쪽 방향으로만 이동이 가능하다. 중간중간에 살짝 언덕이 있는 것 같긴하지만 등산하는 그런 느낌은 아니다. 성벽길은 약 2km 정도 된다고 하니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자. 

두브로브니크 메인거리

아침부터 사람들이 가득하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사람들로 북적이는 구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붉은 지붕의 건물들 사이사이로 하얀색의 좁은 골목길들이 네모 반듯하다. 7세기 무렵에 이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했다던데,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잘 짜여진 도시를 구상할 수 있었을까?

성벽밖의 두브로브니크

기념사진 하나 찍어주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성벽 밖으로 시선이 닿았다. 바깥쪽에 아스팔트 도로와 자동차는 분명 21세기인데, 성벽 안은 아직도 중세시대이다. 높고 두꺼운 성벽은 눈으로 보이는 것처럼 견고하게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고 있었다.

우리 숙소가 보인다! +ㅁ+


 성벽 밖에 숙소가 있는 쪽이 보이니까 왠지 반갑다. 비록 모든 건물이 주황색 지붕에 비슷한 디자인을 하고 있는지라 정확히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아침식사를 했던 식당은 정확히 보인다. 우리처럼 음식보다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구나..!!!

꺄악, 바다다!

해안을 따라 솟아있는 성벽


 땅 끝에 딱 맞춰 세워진 성벽은 처음부터 이 곳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13세기에 세워져 100년 넘게 서 있었다면 처음부터 이 곳에 있었던 것이라 해줘야 하는건가? 이 성벽은 예나 지금이나 두브로브니크를 지켜주는 든든한 보호막이다.

주황색 지붕이 가득.!

성벽길을 따라 걷는 중


 뜨거운 태양때문에 그늘 하나 없는 성벽위를 걷는 것이 쉽지는 않다. 땀을 비오듯 흘리고, 햇빛에 얼굴이 빨갛게 그을렸지만 모두 밝은 표정이다. 이 아름다운 도시를 바라보며 어떻게 짜증을 낼 수 있겠는가!

WOW~!!! 말이 필요없잖아?!


  푸른 바다와 주황색 지붕이 강렬한 색의 대비를 이룬다. 바다는 더 푸르게, 지붕은 더 붉게... 구름 하나없이 맑은 하늘은 두브로브니크의 색감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아드리아해의 진주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아름다운 도시다.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곳곳에 숨겨진 일광욕 포인트

성벽을 따라 바다를 즐길 수 있게 되어 있다.


 성벽 아래 밖으로 통하는 터널이 있어서 성벽 밖으로 쉽게 오갈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래서 판판하게 잘 다듬어진 바위가 있으면 어김없이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도대체 얼마나 강력한 자외선 차단제를 발랐는지 파라솔도 없이 태양을 온몸으로 받고 있는 사람도 있고, 겁도 없이 바다로 뛰어드는 사람들도 있다. 자기만의 방법으로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걸려있는 빨래

건물 사이로 보이는 골목길

 성벽을 따라 걷다보면 바다와 오렌지색 지붕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건물 사이사이에 난 골목길, 뽀송뽀송하게 마른 빨래, 축구하는 아이들, 그늘에서 낮잠을 즐기는 할아버지, 무료해 보이는 고양이와 그늘에서 무언가를 팔고 있는 아주머니 등등.. 21세기 현재를 살아가는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 사람들의 일상을 볼 수 있다. 사람 냄새가 나는 살아있는 도시, 이런 느낌이 좋다.

줄맞춰 주차된 배들

바다색이 정말 예쁘다.

 작은 항구가 보인다. 크고 작은 배들이 나란히 서있고 배를 타기 위해 꽤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다. 여기서 배를 타고 주변에 있는 작은 섬을 갈 수 있다는데 섬도 섬이지만 배위에서 바라보는 두브로브니크의 모습도 멋질 것 같다.

이 도시를 지켜온 대포

시간마다 종을 울리던 성당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대포나 유고 내전이라는 슬픈 역사는 지금 이 평화로운 두브로브니크에도 나름 위기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예가 된다. 옛 사람들이 만들고 아름다운 바다와 긴 역사가 더해져 탄생한 이 멋진 작품을 지금의 모습 그대로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의 숙제가 아닐까? 

잠시 쉬러 가는 중


 얼마나 걸었을까? 성벽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을 만났다. 여기가 성벽투어의 절반정도되는 지점인가보다. 계단 아래쪽은 그늘인에다 벤치도 있어서 잠시 열을 식히고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래, 잠시 쉬어가자. 아무리 멋져도 너무 무리하면 좋지 않다. 
 

단잠을 즐기는 냥이

 선선한 그늘아래 벤치를 차지하고 있는 고양이 한 마리. 사람소리가 꽤 시끄러울텐데 아랑곳하지 않고 단잠에 빠져있다. 살짝 건드렸더니 귀찮다는 표정만 짓고 눈도 뜨지 않는다.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의자 한쪽은 비워두었길래 얼릉 앉았더니 의자가 크게 흔들렸다. 깜짝 놀라서 나를 쳐다보는 동그란 눈 때문에 좀 미안해진다. 결국 우리는 벤치를 앞에 놓고도 앉을 수가 없었다. 지금 이 평화로움을 깰 수 없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