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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트 언덕을 오르다.


 파리에서 가장 높은 곳, 몽마르트 언덕. 소문의 근원지는 알 수 없지만 몽마르트 언덕을 위험한 집시들이 접수했다는 둥, 흑인들이 금품을 갈취한다는 둥의 이야기가 많아 지하철 역에서부터 나름 긴장 상태였다. 하지만 긴장감도 잠시 화창한 날씨와 언덕의 푸르름에 반해 앞서가는 사람들을 따라 속도를 높혔다. 저 멀리 동그란 사크레쾨르대성당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호라, 이제 다 왔구나..!!!

계단을 맹렬히 오르다.


 잠시 방심했던 것일까? 갑자기 왠 흑인 아저씨가 내 앞을 가로막는다. 오호라~ 그 말로만 듣던 몽마르트의 팔찌파는 흑인이로군!!! 소문에 의하면 이 사람들은 오가는 관광객에게 다짜고짜 팔찌를 감고, 감았으니 사야 한다며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한단다.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그 사람이 입술을 떼기도 전에 빛의 속도로 아주 강하게 "NO!!!"라고 외친 뒤 (사실 약간의 비방용어도 좀 날려주긴 했지만...;;; ) 빠른 걸음으로 방향을 돌렸다. 워낙 사람이 많아서 굳이 따라오지는 않는 듯 했다. 이렇게 흑인 팔찌단(?)을 따돌리는 것은 성공했지만 어쩌다보니 언덕을 계단으로 올라야만 했다. ㅠ_ㅠ 저 멀리 언덕을 오르내리는 트램? 케이블카? 이름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여튼 뭔가 이동수단이 보인다. ㅠ_ㅠ 

언덕 오르기 시작

사크레쾨르 대성당

 

 몽마르트 언덕 위을 지키고 있는 사크레쾨르 대성당. (생각보다 언덕이 높지 않은 듯..) 이 성당은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한 뒤, 침체된 국민의 사기를 고양시킬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목적에 맞게 성당 앞에는 말을 탄 잔 다르크의 동상이 서 있었다. 비잔틴 양식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으며, 부드러운 곡선의 하얀 돔이 우아하고 여성스런 느낌이다. 유럽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하늘을 찌를듯한 고딕양식의 성당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이다. 
 

성당 앞에서 바라 본 파리시내

 많은 사람들 틈에서 파리 시내를 내려다 보았다. 특별히 높은 건물이 없는지라 저 멀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도 덥고, 영어도 잘 통하지 않고, 지하철은 끔찍하고, 거리는 더럽고.. 파리에 온 첫 날은 도대체 이 도시의 정체는 뭔가 싶었는데, 3일째인 이제서야 조금씩 파리라는 도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몽마르트에서 만난 예술가들

 갑자기 어디선가 낙랑한 아가씨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살짝 눈길을 돌렸더니 어여쁜 아가씨 네 명이 성당 앞에 자리를 잡고서 연주를 시작하고 있었다. 유럽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는 거리의 예술가들인지라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뭔가에 홀린듯 그들에게 다가갔다.

연주에 취해버렸다.


 캐논으로 시작해서 (오늘 아침 페르라세즈에서 만났던!!) 쇼팽의 곡으로 이어지는 바람에 나는 그 자리에서 발길을 돌릴 수가 없었다. 주머니에 동전들을 쏟아놓고 연주하는 모습이 잘 보이는, 연주하는 곡이 잘 들리는 위치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그들의 연주를 감상했다. 점점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관객들의 반응에 현을 누르는 손가락에 힘을 주는 이 아가씨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도대체 얼마나 그 자리를 지켰는지 모르겠다. 나중에는 그들이 내게 어떤 곡을 듣고 싶냐고 물어봤을 정도였으니까..    

아름다운 도시, 파리


 잠깐 예술가 아가씨들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나도 자리를 옮겨 파리 시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지나온 여행길을 되돌려 여행오기 직전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본다. 나름 힘들었던 시간들을 정리하기 위한 여행이었는데, 나는 얼마나 치유되었을까? 여행의 마지막 도시에서 생각에 잠겼다. 휴식이 끝났는지 다시 연주가 시작된다. 갑자기 이상하게 마음이 울컥. 눈물이 핑도는 이유는 나조차도 알 길이 없다. 그냥 파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이 음악이 너무 아름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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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자작나무+ 2012.01.28 20:41 신고

    파란 하늘에 하얀색감이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프랑스에도 가시다니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2. BlogIcon denim 2012.01.29 02:30

    그냥 도시 자체가 예술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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