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시작하고 가장 열심히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기록이다. 나만 알아볼 수 있는 (가끔은 나조차도 알아볼 수 없는) 악필로 일기장에 간단한 기록을 남기고, 잘 쓰는 글은 아니지만 블로그를 통해 나의 기록을 공유한다. 왜 그리 기록에 집착하느냐고? 글쎄, 내 일생에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이 멋진 시간을 그냥 보내기 싫어서라고나 할까. 하지만 매일매일 일기쓰기는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더라. 가장 큰 이유는 여행자의 삶은 의외로! 바쁘기 때문이다. 직장도 없고, 야근을 강요하는 상사도 없지만 나의 하루는 쏜살같이 지나간다. 게다가 어릴 때도 개학전날 밀린 일기를 쓰느냐 정신없던 꼬맹이가 나였는데, 태어날때부터 존재하지 않던 '부지런함 DNA'가 서른이 넘어서 갑자기 솟아나올리가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