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041

조드푸르, 아직 살아있는 왕들의 땅 (Jodhpur,India)

아침부터 부지런히 언덕을 오른다. 보기보다 경사가 높은 편이었지만 운동삼아 오를만했는데 어째 남편님이 점점 뒤로 쳐지는 것 같다. 열심히 올라가다가 뒤를 휙 돌아보면 방금까지 숨을 헐떡이던 남편은 사진찍는척 내 눈빛을 피한다. 그러게 한국에 있을때 운동을 좀 했어야지 싶다가도 매일 야근에 술자리에 시달렸던 그가 조금은 안쓰러보이기도. 열심히 언덕을 올라서 조드푸르의 옛 마하라자(왕)가 거주했었던 메헤랑가르 성(Meherangarh Fort)을 만났다. 아무리 조드푸르의 하이라이트가 메헤랑가르 성이라지만 온 동네 여행객은 다 여기 모인듯 입구부터 북적거린다. 잠시 혼잡함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선택한 곳은 자스완트 타다 (Jaswant Thada). 메헤랑가르 성을 등지고 보이는 하얀색 대리석 건물이다. 걸..

@세비야,스페인 - 세계여행 365일째, 잠시 여행 중단! (Sevilla,Spain)

30여분 남짓한 항해시간. 모로코에서 스페인으로,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대륙간 이동이 이렇게 쉬운 것이었나? 타리파에서 세비야로 3시간 30분의 버스여행. 대륙을 건너는 것보다 도시를 이동하는 것이 더 오래 걸리는구나. 3년만에 다시 찾은 세비야. 파란 하늘, 뜨거운 태양, 좁은 골목길 모든 것이 그대로구나. 변한 것이 있다면 이번엔 나 혼자가 아닌 우리 둘이 함께 왔다는 것. 친절한 주인 아저씨의 안내로 무사히 짐을 풀었다. 내일부터 우리 부부는 여행을 잠시 중단한다. 왜? 이 곳에서 우린 여행자가 아닌 학생이니까... a,b,c,d... 기초부터 열심히 공부해 보자, 스페인어! + 오늘 우리가 여행을 시작한 지 365일째 되는 날이야. -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도 있었지만 우리가 여기까지 무사히 왔..

@마라케시,쉐프샤우엔,테토우완 - 컬러풀 모로코! (Marrakesh,Chefchaouan,Tetouan)

모로코 대부분의 도시에는 '메디나'라 불리는 구시가지가 있다. 미로처럼 얽힌 메디나 탐험이 모로코 여행의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국에서 날아온 여행자들로 분주했던 마라케시 (Marrakech) 해가 지고 선선해지면 광장은 여행자들로 발디딜 틈 없이 복잡해진다. 산 속에 숨겨진 파란마을, 쉐프샤우엔 (Chef Chaouan) 골목마다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덩달아 즐거워진다. 스페인 느낌이 가득한 도시, 테토우완 (Tetouan)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면 쿨하게 '올라! Hola! (스페인어로 Hi)'를 외쳐주라구! - 모로코 어느 도시나 있는 메디나인데 동네마다 느낌이 너무 다른 것 같아. + 색깔도 달라. 마라케시는 붉은색, 쉐프샤우엔은 파란색, 여기 테토우완은 흰색. 그야말로 알록달록 모로코..

@페스,모로코 - 길에서 우연히 친구를 만나도 놀라지 마. (Fes,Morocco)

고약한 냄새를 따라가면 그 유명한 페스의 가죽공장에 닿는다. 14세기부터 지금까지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단다. 이 곳에 시계는 멈춰버린 것일까? 뜨거운 태양, 코를 마비시킬 정도의 악취와 싸우며 일하는 사람들. 고된 노동의 댓가가 과연 얼마나 될런지 궁금해진다. 모로코 도시마다 만날 수 있는 구시가지, 메디나 페스의 메디나는 마라케시보다 좁고 복잡한 미로같다. 이방인이 여기서 길을 찾는 것은 쉽지 않으니 잠시 지도는 접어두자. 발길가는대로 인파에 밀려 걷다보면 길을 잃었단 불안감은 사라진다. 코너를 돌아설때마다 이 동네 사람들의 리얼 라이프를 만날 수 있으니까. 우연찮게 나처럼 헤메고 있는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 - 메디나 안에 길이 수 백개는 될텐데 여기서 다시 만나다니 신기한 인연이야. ..

조드푸르, 블루시티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은? (Jodhpur, India)

지난 밤 델리를 출발한 기차는 다음날 아침 우리를 조드푸르 기차역에 내려주었다. 기차역에 내리자마자 우리를 맞이한 것은 수 많은 릭샤기사들. 어떻게든 눈 앞에 있는 이 외국인들을 태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흥정에 흥정. 어떤 이들은 흥정에 질려 그냥 지갑을 열기도 한다는데 다행히 우리 부부는 이 흥정에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무시하고, 화내고의 단계를 넘어 어르고, 달래고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이쯤이면 나름 흥정에 소질있다고 할 수 있으려나? 그렇게 몇번의 흥정을 거듭한 끝에 조드푸르의 중심, 시계탑 앞으로 가는 릭샤에 몸을 실었다. 조드푸르 구시가지는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 사이에 좁은 골목들이 미로처럼 얽혀있는, 바라나시보다는 못하지만, 구조로 되어 있다. 다행히 그 중심에 있..

델리 마지막 날, 국립박물관과 인디아게이트 (Delhi, India)

친구들도 만나고 장기여행의 피로도 풀기 위해 우리는 델리에서 무려 5박을 했다. 나름 여유로운 일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떠나는 날까지 바쁘다. 우리가 게으른건지, 델리에 볼거리가 많은건지... (판단은 당신의 몫!) 델리에서의 마지막 날에 우리가 찾은 곳은 인도 국립박물관. 잘 정돈된 정원과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듯한 건물은 아무리 봐도 인도답지 않다.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우리 부부가 마주한 것은 놀라운 금액의 입장료. 1인당 무려 300루피에 카메라촬영도 대당 300루피란다. 오.마이.갓! 총 900루피(약 2만원) 입장료의 압박에 잠시 넋이 나간 나의 눈에 들어온 '학생 Student' 가격! +ㅁ+ 혹시나싶어 물어보니 국제학생증도 할인이 된단다. 할인된 가격은 단돈 1루피(약 20원). 300배 저렴..

델리에서 만난 이슬람, 꾸뜹미나르와 후마윤묘 (Delhi,India)

델리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게 가장 낯선 것은 바로 지하철이다. 좁고 복잡하고 지저분한 여행자거리 빠하르간지와 시원하고 깨끗한데다 여성전용칸까지 준비되어 있는 지하철은 극명한 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혀 인도답지 않은 지하철을 타고 우리가 도착한 곳은 꾸뜹미나르(Qutab Minar) 역. 지하철역에서 릭샤로 10분정도를 달려야 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 보기보다 넓은 공간에 모스크, 묘 등이 자리하고 있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꾸뜹미나르란 이름의 탑. 꾸뜹은 이 탑을 세운 왕의 이름, 미나르는 탑이란 뜻이란다. 델리를 대표하는 상징물 중 하나인 이 곳은 인도 역사 최초의 이슬람 왕조를 세운 꾸뜹왕이 힌두교도에 대한 승리를 기념해 만든 것이다. 이슬람 왕조의 시작이자, 힌두 왕조의 끝을 ..

@사하라,모로코 - 그 이름도 유명한 사하라 사막으로 (Sahara,Morocco)

사하라 (Sahara), 그 이름만으로도 여행자를 설레게 하는 곳. 치안 문제로 알제리 여행을 포기하고 어떻게 이 곳에 닿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모로코를 떠올렸다. 비록 사하라 한 가운데로 들어갈 순 없지만 어떻게 모래라도 밟아보련다! 마라케시를 출발한 버스는 사하라까지 무려 이틀을 달렸다. 오아시스를 따라 형성된 마을을 하나하나씩 방문하면서... 낙타를 타고 사하라로 들어간다. 전 세계 각지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불어오는 모래 바람에 눈 뜨는 것도 쉽지 않지만 모두 즐겁다. - 서양 친구들이 자기 표현을 잘 하는 것 같아. + 응? 갑자기 무슨 소리야? - 지금처럼 신나는 노래가 나오면 신나게 잘 놀잖아. 춤을 잘 추든 말든. 누가 바라보든. 말든. 생각해 봐, 이 사막에 우리나라 사람들만 있었다..

요르단 여행정보 (Jordan) - 암만,사해,네보산,마다바,카락,페트라,와디럼사막,아카바

기본 나라정보 - 시차 : 우리나라보다 6시간 느림. GMT +3 - 통화 : JOD (조르단 디나르) 1JOD = 1,650KRW - 언어 : 아랍어. 관광사업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중동 국가 중에선 영어 사용이 그나마 수월한 편. - 여행시즌 : 비수기는 여름. 너무 더워서. 8월에는 사해가 너무 뜨거워서 들어갈 수 없다고. 출입국정보 - 비자 :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는 도착비자. (20JD, 30USD - 2013년) - 직항 : 우리나라에서 연결되는 직항편은 없다. 경유지로 이스탄불, 두바이 등을 활용해야 한다. - 육로입국 : 현재 시리아 내전으로 육로 입국이 어려워졌다. 국경을 두고 있는 나라는 이스라엘, 사우디, 이라크인데.. 만만해 보이는 국경은 별로 없군하! - Tip) 이스라엘을 여행..

올드델리, 인도의 역사를 따라 자미 마스지드와 붉은 요새 (Delhi, India)

10월 2일은 인도 사람들이 신처럼 모시고 있는 인물 간디의 생일이자 인도의 국경일이다. 덕분에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는 빠하르간지도 오늘만큼은 조용하다. 인도에서, 델리에서 이렇게 여유로울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인도에서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을거라 기대한 내가 바보였다. 릭샤를 타고 '자미 마스지드(Jami Masjid)' 앞에 내리자마자 어마어마한 인파를 마주해야 했으니까. 자미 마스지드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 앞에 형성된 거대한 시장을 지나야만 한다. 정신없이 복잡한데다 사람들로 가득한 것이 빠하르간지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가만히 살펴보면 다른 점이 눈에 띄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흰 옷과 모자를 쓴 이슬람교도들이라는 것. 현재 인도의 국교가 힌두교임을 감안하면 이 나라에서 이슬람교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