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세계여행 233

시기리야 숙소 - 닐미니 롯지 The Lodge Nilmini (Sigiriya, Sri Lanka)

스리랑카 중부에 있는 작은 마을 시기리야가 유명해진 이유는 밀림 한가운데 솟아있는 180m의 바위 덕분이다. 화산 폭발로 생성된 바위는 네 면이 깍아지르는 수직이고, 꼭대기는 1.4헥타르의 평지로 되어 있다. 그리고 과거 이 바위 꼭대기에는 고대 왕국이 존재했었다.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지만... 우리가 이 곳을 방문한 이유는 당연히 시기리야 유적지를 보기 위함이었다.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숙소와 유적지 사이의 거리였고, 유적지 입구에서 도보로 갈 수 있는 지점에 있는 적당한 가격의 숙소를 찾다보니 바로 여기 Nilmini Lodge였다. 의외로 유적지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숙소가 많지 않다. 출구쪽에 그나마 몇 개? 넓은 마당을 가진 이 숙소는 가족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6개의 방을 갖추고 있다...

자이살메르, 낙타를 타고 사막에서의 하룻밤 (Jaisalmer,India)

자이살메르의 대표 여행상품은 바로 낙타 사파리. 근처에 있는 쿠리사막에서 낙타를 타고 사막안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돌아오는 일정이다. 우리 부부가 자이살메르 타이타닉을 찾은 이유 역시 이 때문이었다. 폴루가 제공하는 낙타 사파리 가격 자체가 다른 업체대비 저렴한데다, 워낙 유명한 숙소라 비수기에도 동행을 구하기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대부분 여행사가 최소 출발 인원을 네 명으로 지정해 두었다.) 다행히 우리 부부를 포함한 4명의 인원이 만들어졌고, 서로 어색한 인사를 나눈 뒤에 출발했다. 구름 하나 없는 하늘,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후끈후끈한 공기가 벌써부터 나를 걱정스럽게 한다. 낙타는 고사하고 내가 먼저 타들어가는건 아니겠지...? ㄷㄷㄷ;;; 쿠리사막, 정확히 말하면 사막이 시작되는 지점은 ..

캔디 숙소 - 레이크 방갈로 Lake Bungalow (Kandy, Sri Lanka)

스리랑카 섬 가운데 있는 도시 캔디. 넓은 호수와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인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도시다. 선선하지만 강한 태양빛을 가진 이 도시는 홍차, 우리가 흔히 부르는 '실론티'의 본고장이라는. 이 도시에 머무는동안 변덕쟁이 날씨님께서 햇빛과 폭우를 번갈아가며 보내주시는 덕분에 제대로 된 관광따위 하지 못했지만, 우리에게 이 도시는 꽤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숙소가 아닐까. 호수 근처에 위치한 숙소 레이크 방갈로. 론리플래닛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이 곳은 가정집, 숙소 그리고 학교가 함께 공존하는 곳이다. 숙소 앞쪽에 학교(아이들의 연령대를 보면 유치원 정도.)가 있어 평일 낮 시간에는 귀여운 꼬마들의 웃음소리가 떠나질 않는다. 학교를 지나서 좀 더 안쪽으로 들..

자이살메르, 태양과 사막이 만드는 황홀한 일몰 (Jaisalmer,India)

장거리 이동이 많은 인도에서 기차만큼이나 발달된 것이 바로 버스다. 라자스탄에 있는 주요 도시 (조드푸르, 자이살메르, 우다이푸르, 자이푸르 등) 사이에 버스가 잘 되어 있는 편이라 이번에는 우리도 기차대신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조드푸르에서 자이살메르까지 우리를 데려다 줄 버스는 좌석과 침대가 함께 있는 형태였다. 퀄리티에 대해서는 개인적 차이가 있겠지만, 여행자 모드만 되면 인심이 후해지는 나란 여자에게는 이 정도면 뭐 괜찮은 수준이랄까. 조드푸르도 건조한 편이었는데 자이살메르로 가는 길은 온통 흙빛이다. 사막 한가운데 정말 도시가 있는걸까. 한참을 창밖을 바라보다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더니 앞에 앉은 아이들이 서둘러 고개를 돌린다. ㅋㅋ 너희 딱 걸렸어! 내 앞자리에 앉은 남매. 방금..

히카두와 숙소 - 호텔 파라디소 Hotel Paradiso (Hikkaduwa,Sri Lanka)

스리랑카. 3개월의 인도 여행을 준비하다가 '첸나이에서 저렴한 항공편이 있다더라.'란 말만 듣고 일정을 바꿔서 가게 된 나라였다. 덕분에 우린 이 나라에 대해 아무 아이디어도, 준비도, 기대도 갖고 있지 않았고, 한국에서 항공편을 예약하면서 히카두와의 숙소 하나를 온라인으로 예약했었다. 무려 4개월이나 앞서서! 우리가 히카두와 숙소에 도착했을때 이 숙소에 손님은 우리밖에 없었다. 왜냐구? 내부수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호텔 1층에 있는 식당은 프랑스 가족이 인수하여 직접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한달동안 휴가 겸 공사를 위해 여기로 날아왔단다. 아침마다 바쁘게 일하고 저녁마다 일정을 점검하는 모습이 어찌나 즐거워 보이던지, 그들을 보며 우리도 어딘가에 투자를 해볼까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처음 ..

조드푸르, 공유도 임수정도 없지만 충분히 아름답다. (Jodhpur,India)

자스완트 타다를 둘러보고 드디어 메헤랑가르 성(Meherangarh Fort) 앞에 섰다. 본격적인 관람을 위해 티켓을 끊고서 놀란 것이 몇 가지 있었으니, 1) 인도답지 않게 학생할인을 해준다는 것과 2) 입장료에 오디오 가이드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3) 준비된 오디오 가이드에 한국어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메헤랑가르 성의 입장료는 300루피, 학생 요금은 250루피다. (물론 인도 사람은 훨씬 저렴하지만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한다.) 지금까지 방문했던 유적지와 비교하면 가격은 비슷한데 한국어로 된 오디오 가이드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니 들어가기 전부터 만족스러웠다. 오디오 가이드에서 흘러나오는 반가운 우리말, '안녕하세요'에 나도 같이 인사하며 성 안으로 들어섰다. 1459년 건립당시 메헤랑가르는..

조드푸르, 아직 살아있는 왕들의 땅 (Jodhpur,India)

아침부터 부지런히 언덕을 오른다. 보기보다 경사가 높은 편이었지만 운동삼아 오를만했는데 어째 남편님이 점점 뒤로 쳐지는 것 같다. 열심히 올라가다가 뒤를 휙 돌아보면 방금까지 숨을 헐떡이던 남편은 사진찍는척 내 눈빛을 피한다. 그러게 한국에 있을때 운동을 좀 했어야지 싶다가도 매일 야근에 술자리에 시달렸던 그가 조금은 안쓰러보이기도. 열심히 언덕을 올라서 조드푸르의 옛 마하라자(왕)가 거주했었던 메헤랑가르 성(Meherangarh Fort)을 만났다. 아무리 조드푸르의 하이라이트가 메헤랑가르 성이라지만 온 동네 여행객은 다 여기 모인듯 입구부터 북적거린다. 잠시 혼잡함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선택한 곳은 자스완트 타다 (Jaswant Thada). 메헤랑가르 성을 등지고 보이는 하얀색 대리석 건물이다. 걸..

조드푸르, 블루시티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은? (Jodhpur, India)

지난 밤 델리를 출발한 기차는 다음날 아침 우리를 조드푸르 기차역에 내려주었다. 기차역에 내리자마자 우리를 맞이한 것은 수 많은 릭샤기사들. 어떻게든 눈 앞에 있는 이 외국인들을 태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흥정에 흥정. 어떤 이들은 흥정에 질려 그냥 지갑을 열기도 한다는데 다행히 우리 부부는 이 흥정에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무시하고, 화내고의 단계를 넘어 어르고, 달래고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이쯤이면 나름 흥정에 소질있다고 할 수 있으려나? 그렇게 몇번의 흥정을 거듭한 끝에 조드푸르의 중심, 시계탑 앞으로 가는 릭샤에 몸을 실었다. 조드푸르 구시가지는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 사이에 좁은 골목들이 미로처럼 얽혀있는, 바라나시보다는 못하지만, 구조로 되어 있다. 다행히 그 중심에 있..

델리 마지막 날, 국립박물관과 인디아게이트 (Delhi, India)

친구들도 만나고 장기여행의 피로도 풀기 위해 우리는 델리에서 무려 5박을 했다. 나름 여유로운 일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떠나는 날까지 바쁘다. 우리가 게으른건지, 델리에 볼거리가 많은건지... (판단은 당신의 몫!) 델리에서의 마지막 날에 우리가 찾은 곳은 인도 국립박물관. 잘 정돈된 정원과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듯한 건물은 아무리 봐도 인도답지 않다.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우리 부부가 마주한 것은 놀라운 금액의 입장료. 1인당 무려 300루피에 카메라촬영도 대당 300루피란다. 오.마이.갓! 총 900루피(약 2만원) 입장료의 압박에 잠시 넋이 나간 나의 눈에 들어온 '학생 Student' 가격! +ㅁ+ 혹시나싶어 물어보니 국제학생증도 할인이 된단다. 할인된 가격은 단돈 1루피(약 20원). 300배 저렴..

델리에서 만난 이슬람, 꾸뜹미나르와 후마윤묘 (Delhi,India)

델리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게 가장 낯선 것은 바로 지하철이다. 좁고 복잡하고 지저분한 여행자거리 빠하르간지와 시원하고 깨끗한데다 여성전용칸까지 준비되어 있는 지하철은 극명한 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혀 인도답지 않은 지하철을 타고 우리가 도착한 곳은 꾸뜹미나르(Qutab Minar) 역. 지하철역에서 릭샤로 10분정도를 달려야 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 보기보다 넓은 공간에 모스크, 묘 등이 자리하고 있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꾸뜹미나르란 이름의 탑. 꾸뜹은 이 탑을 세운 왕의 이름, 미나르는 탑이란 뜻이란다. 델리를 대표하는 상징물 중 하나인 이 곳은 인도 역사 최초의 이슬람 왕조를 세운 꾸뜹왕이 힌두교도에 대한 승리를 기념해 만든 것이다. 이슬람 왕조의 시작이자, 힌두 왕조의 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