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노는 꼬마들 안녕!
골목길 냥이도 안녕
오늘은 피피섬에서의 마지막 날. 섬에 도착한 날부터 내리던 비가 드디어 그치고 아침부터 햇빛이 강하게 내리쬔다. 마치 그 동안 내가 보았던 피피섬의 모습은 진짜가 아니라는 듯. 오늘은 오픈워터 해양실습 두 번째 날이자 피피섬을 떠나는 날이다. 모처럼 만난 해가 자꾸만 짧은 휴가를 탓하게 만든다. 여행 마지막 날이 되면 어떤 사람은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데, 난 항상 '하루만 더 길었으면...'이다.
배타러 가는 중
날씨 정말 완전 좋음!
이제 출발!
오늘 해양실습은 어제와 동일하게 강사님과 함께 두 번의 다이빙을 하는 일정이다. 다이빙샵에 모여 간단한 설명을 듣고 항구로 향했다. 오늘 배에서 만난 일행은 어제부터 함께하고 있는 라이센스 취득반 세 그룹과 펀다이빙을 하기 위해 온 두 그룹으로 열 명이 조금 넘는다. 어제보다 인원이 줄어들긴 했지만 매일매일 펀다이빙을 하기 위해 샵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대중적이지 않은 레져라 생각했는데 나만 몰랐던거다. (이런 촌스러운..!!) 인원 정리가 끝나고 배가 출발했다. 배에 오르는 것도 흔들리는 배에서 장비를 세팅하는 것도 나름 두번째라서 익숙하다.
맑은 날이라 더 예쁘다.
세팅된 장비들
피피섬에는 꽤 많은 다이빙포인트가 있다. 탑승자들의 실력과 날씨를 고려해서 다이빙 포인트를 선정한다는데 오늘은 어제처럼 비교적 가까운 바다로 목적지가 정해졌다. 처음 다이빙을 하는 사람이 있고, 다이빙 후 피피섬을 떠나야 하는 우리같은 사람들도 있고, 비는 그쳤지만 여전히 파도가 센 편었기 때문에... 배가 멈추고 장비를 갖춰들고 입수!
오늘도 어제처럼 입수 후 간단한 기술을 연습하고 이동한다. 처음으로 익힐 기술은 나침반을 보고 방향을 찾아가는 것. 손목시계처럼 생긴 나침반을 보고 물 속에서 방향을 찾아가는데, '아... 난 정말 잘 모르겠다.' 난 지상에서도 동서남북 찾기가 너무 어렵단 말이다!!! 두세번 반복하고 나서야 감 잡을 수 있었지만 나는 결심했다. 앞으로 다이빙할때는 그 동네 바닷길을 잘 아는 가이드와 함께 다닐거라고... ㅋㅋㅋ
첫번째 다이빙 종료!
다이빙에서 가장 힘들 때는? 끝나고 배에 올라올 때
첫 다이빙이 끝났다. 이제 물 속에서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 조금 익숙해졌다. 산호에 여러 번 부딪혔던 어제와 달리 오늘은 딱 하나의 상처만 남았으니까... -_-v 비가 그쳐서 어제보다 시야가 좋고 물고기떼도 훨씬 많아졌지만 시야가 좋다고 말하기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오늘같은 날씨가 하루이틀 이어진다면 정말 맑은 바다를 볼 수 있다는데, 나는 오늘 피피섬을 떠날 뿐이고...!!!
푸른 바다로
점프하는 신랑!
모두 바다속으로!
안전한 다이빙을 위해 다이빙 사이에 휴식은 필수다. 이 시간에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잠을 자는 사람도 있고, 태닝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재밌게 시간을 보내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는 것이다. 아무래도 스쿠버다이빙이란 공통의 관심사가 있기 때문에 금새 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배 위에 사람들 모두를 즐겁게 한 것은 바로 배 위에서의 점프였다. 날씨도 덥고 소화도 시키고 싶다는 이유로 하나 둘 뛰어들기 시작하더니 이건 뭐 죄다 심청이모드다. ㅋㅋㅋ
두번째 다이빙하러 고고!
다이빙 끝나고 손 흔드는 중
웃고 떠드는 사이에 휴식시간이 끝나고 두 번째 다이빙이 시작되었다. 바다에 몸을 던지면서 어색함을 깨버린 사람들이 서로서로 즐거운 다이빙을 빌어주며 입수했다. 마지막 다이빙을 시작하기 전에 연습한 기술은 물 속에서 마스크(물안경) 벗었다가 쓰기. 어제도 정말 힘들게 했는데 오늘 또 하게 될 줄이야... 힘껏 코로 마스크 속에 물을 밀어내며 눈물을 흘려야했다. 아, 눈 따가워. ㅠ_ㅠ
코스의 마지막이라 우리 초보반도 어느정도 안정을 찾았다. 다른 그룹만큼 이동 속도도 빠르고 강사님이 알려주시는 특이한 바다생물을 바라볼만한 여유도 생겼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레오파드 샤크와 또 다른 샤크 꼬리를... 위험한 혹은 덩치 큰 바다생물을 만났을 때 접촉하거나 요란하게 움직이면 공격당할 수 있다는 내용을 배웠기 때문에 우리 모두 순간 멈췄다가 조용히 헤엄쳐 나갔다. 다이빙 후 배에 올라오는 사람마다 상어 이야기 뿐이었으니 오늘도 난 운이 좋았던 것이 틀림없다. ㅋㅋㅋ
섬으로 돌아가는 중
오늘 두번의 다이빙으로 오픈워터 과정이 끝났다. 피피섬으로 돌아가는 길, 강사님이 본격적으로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하게 된 기분이 어떻냐고 묻는다. 난생처음 물 속에서 호흡하는 것과 바다 속 세상들을 보는 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 지역마다 다른 모습인 것처럼 바다 속 세상의 모습도 지역마다 다르다고 하니 또 다른 바다 속 세상을 구경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산호 사이에 숨어있는 손톱만한 물고기들, 화려한 색상의 물고기떼, 2~3m가 훌쩍 넘는 대형 생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은 전세계 어느 수족관에서도 보기 힘들테니까...
피피섬 항구에 도착
항구 도착과 함께 나의 오픈워터 코스가 끝났다. 교육내용이 PADI에 등록되고 라이센스가 발급되기까지는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집으로 배송된다고 하니 이제 한국에 돌아가면 목이 빠져라 우체통만 바라보게 되겠구나. 2박 3일간의 코스를 함께 한 강사님과 두 청년에게 감사 인사와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기념사진을 남겼다. 모두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나의 로그북
많은 도움을 준 히포다이빙에도 감사 인사를 드리고, 로그북을 건네받았다. 로그북이란 다이빙을 할 때마다 다이빙 장소, 시간, 수심 등의 정보들을 기록하는 책이다. 일종의 다이버의 다이빙 일지라고 생각하면 될까? 어제, 오늘 나의 네 번의 다이빙이 기록되어 있는 로그북을 보며 라이센스가 도착하기 전까지의 허전함을 달래주기로 했다. 이제 여기에 나의 다이빙 기록을 채워가야지... 그나저나 매번 물속에서 본 기억에 남는 바다생물들을 기록하고 싶은데 정말 어류도감을 사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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