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쉥겐조약?! 장기 유럽여행자라면 꼭 알아두자.

빛나_Bitna 2012. 8. 15. 20:13

 장기 유럽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이 바로 쉥겐조약이다. 이름부터 낯설고 심지어 발음하기도 힘든 이 조약이 도대체 무엇이냐고? 쉥겐조약은 유럽지역의 26개 국가들이 통행의 편의를 위해 체결한 협약으로 가입국을 여행할 때는 마치 국경없는 한 국가를 여행하는 것처럼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는 제도이다.

 

 쉥겐조약에 가입한 26개국은 네덜란드, 독일, 룩셈부르크, 리투아니아, 벨기에, 스페인,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 이탈리아, 몰타, 그리스, 슬로바키아, 포르투갈, 프랑스, 스위스, 라트비아,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아이슬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슬로베니아, 리히텐슈타인이며 이를 그림으로 보면 아래와 같다.

 

쉥겐조약 가입국가 (초록색)

 

 그림을 보면 유럽하면 떠오르는 왠만한 나라가 쉥겐조약에 가입되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는 쉥겐국가와 무비자협정을 맺고 있기 때문에 이 많은 유럽국가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좋기만한데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 문제는 바로 쉥겐조약에 가입된 국가 26개를 여행할 때는 쉥겐국에 최초 입국한 날부터 180일 기간 중 최장 90일간만 무비자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쉥겐국 26개국에 머무는 일정이 최대 90일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3개월 후에 비쉥겐 국가로 넘어갔다가 다시 입국하면 안되나? 이것도 말처럼 간단하지는 않다. 규정이 '최대 90일'이 아니라 '180일 중에 최대 90일'이기 때문에 비쉥겐 국가로 넘어갔다가 다시 쉥겐국으로 들어오려면 90일 정도를 비쉥겐 국가에 머물어야 한다. 아아... 어렵다, 어려워.

 

대륙별 이동루트 (최초. 1차)

 

 최초 나의 여행루트는 아시아 -> 남/동 아프리카 -> 중동 -> 유럽 -> 스페인! -> 북아프리카 -> 중미 -> 남미 -> 스페인! -> 한국이었다. 아시아 여행 후 아프리카로 이동해서 차근차근 중동, 동유럽, 북유럽을 거쳐 스페인에 잠시 정착! 스페인어 어학연수를 하며 틈틈히 북아프리카를 여행하고, 연수를 마치고 중남미를 다녀오는 루트이다. 그런데 뒤늦게 알게 된 쉥겐조약이 내 발목을 붙잡았다. 나의 유럽 여행 일정은 2달, 스페인 단기 연수는 3달인지라 180일 이내 90일이란 쉥겐조약에 딱 걸린다는 것!!! OTL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갖 인터넷 커뮤니티를 뒤적였다. 그리고 알게 된 또 다른 것이 비자면제협정이다. 쉥겐국중에서 일부 국가는 한국과의 비자면제협정이 맺어져 있고, 쉥겐조약보다 비자면제협정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쉥겐조약을 무시해도 된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관련된 내용들을 아무리 읽어봐도 '그렇다고 합니다.'하는 카더라 통신만 가득한 인터넷. 심지어 외교통상부 사이트에도 '그렇지만 쉥겐협약 가입국을 여행하실 때에는 우리나라와의 양국간 비자면제협정보다는 쉥겐협약에 따른 체류기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하는 애매한 문구가 써있다. 결국 난 한국 내 스페인대사관, 스페인 내 한국대사관, 유학원의 문을 두드렸다.

 

대륙별 이동루트 (2차)

 

 아무리 복불복이라지만 예상되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이 문제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뭐 이렇다.

 

1. 스페인어 연수를 중남미에서 한다. : 처음 콜롬비아를 고려했었는데 다시 알아볼까? 그래도 난 스페인이 좋은데... ㅠㅠ

2. 스페인 학생비자를 받는다. : 시간과 돈이 많이 들고 심지어 준비할 서류도 산더미다. 겨우 3개월 단기 연수인데...

3. 유럽여행과 스페인연수 일정 사이에 2~3개월의 다른 지역 여행을 집어넣는다.

   - 남아프리카 -> 스페인연수 -> 중남미 -> 유럽 -> 북아프리카 -> 중동 : 나는 좀 멀쩡할때 유럽을 가고 싶은데...

   - 유럽 -> 남아프리카 -> 중동 -> 북아프리카 -> 스페인연수 -> 중남미 : 1월부터 시작인데 겨울에 북유럽 여행은 불가능.

   - 남아프리카 -> 스페인연수 -> 북아프리카 -> 중동 -> 유럽 -> 중남미 : 스페인연수 후 바로 중남미로 가는것이 효과적.

   - 남아프리카 -> 유럽 -> 중동 -> 북아프리카 -> 스페인연수 -> 중남미 : 이걸로 당첨!!!

 

 결국 처음 생각했던 이동경로를 살짝 뒤틀어 주는 것으로 이 문제를 마무리했다. 그 와중에 여행의 마무리를 스페인이 아닌 미국에서 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내 주변에 학생보다 직장인이 많다보니 쉥겐조약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직장인이 3개월 이상 유럽여행을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슬픈 현실.. OTL) 문제가 생기면 입국거부, 강제출국, 벌금 등의 좋지 않은 결과를 동반하게 되므로, 3개월 이상 장기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쉥겐조약에 대해 꼭 확인하도록 하자.  

 

1. 쉥겐조약이란? 유럽 26개국 국가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제도. 첫번째 국가 최초 입국 후 180일간 최장 90일간 머물 수 있다.

2. 쉥겐가입국 : 네덜란드, 독일, 룩셈부르크, 리투아니아, 벨기에, 스페인,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 이탈리아, 몰타, 그리스, 슬로바키아, 포르투갈, 프랑스, 스위스, 라트비아, 덴마크, 스웨덴, 아이슬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슬로베니아, 리히텐슈타인 

   - 외교통상부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http://www.0404.go.kr/visaList.do?menuNo=4030000&tabCode=401

3. 내가 파악한 쉥겐에 대한 현실

   - 원칙적으로 쉥겐국가 체류일에서 비자면제협정국가 체류일을 제외해야 하지만 대체로 쉥겐이 우선시 되는 분위기.

   - 출입국시 여권에 찍혀있는 입출국 도장이 쉥겐 체류일을 계산하는 근거가 됨.

   - 전체 일정 중에 비쉥겐 국가에 머물었음을 증명하려면 항공권, 숙소영수증 등을 제시해야 함.

   - 쉥겐국 출국 후 비쉥겐 국가에 최소 2달 이상 머문 뒤 쉥겐국에 입국해야 큰 문제가 없다. (규칙은 3달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