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한국식당이 많은 카주라호
바라나시와 아그라 중간에 끼어있는 작은 도시 카주라호는 에로틱한 사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동네가 작고 주요 볼거리는 사방에 퍼져있는 사원들이라서 많은 여행자가 1박 혹은 당일로 지나가는 도시이기도 하다. 놀라운 것은 이 작은 동네에 한국인을 겨냥한 숙소와 음식점들이 곳곳에 퍼져있다는 것인데, 뭔가 패키지 투어가 지나가는 곳인가보다.
기차역에 내리자마자 우리에게 달려든 릭샤들은 서로 앞다퉈 한국인이 많이 가는 숙소로 데려다 주겠단다. 커미션을 노리는 릭샤들을 가볍게 물리치고 론리에서 미리봐 둔 호텔 수르야(Hotel Surya)로 갔는데, 오. 마이. 갓. 빈 방이 없단다. 방금 기차에서 내린 서양 아이들이 다 여기로 들어왔나보다.
다른 숙소를 찾아야 하는 우리에게 Surya 주인 아저씨가 바로 옆에 있는 호텔을 소개시켜준다. 조금 오래된 감이 없잖아 있지만 방도 넓고 사람들도 친절하니 이 정도면 됐지 뭐. (사실 아침부터 숙소 찾아 헤메기는 싫으니까 왠만하면 그냥 가는거다.) 비쩍 마른 청년은 내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더니 빠른 걸음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미로같은 계단을 올라 옆에 이어진 다른 건물로 가는 것 같더니만 여기가 우리 방이란다. 햇빛도 잘 들고 옆이 탁 트여 있는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구만.
넓은 방안
심지어 테라스로 나가는 문도 있다.
방은 의외로 넓은 편이었다. 한가운데 커다란 침대가 있고 한쪽으로는 커다란 옷장, TV 그리고 테이블이 있고, 다른 한쪽으로는 화장대와 수납장이 놓여있었다. 여기서는 가방을 마음껏 펼쳐놓을 수 있겠구나! 출입문외에 두 개의 창문과 테라스로 나갈 수 있는 문이 하나 더 있어서 방 안은 밝고 환한 편이었다. 다만 커다란 창문은 방범창이 아닌데다 안쪽으로 뚫려있어서 외출할때마다 창문을 잠그고, 귀중품을 옷장에 넣고 자물쇠를 채워넣는 수고를 해야했다. 사실 숙소에 도둑이 드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내 마음의 평온을 위해서라고 할까.
전체적인 청결도는 괜찮은 편. 일단 바닥이 타일로 되어 있어서 깔끔했다. 다만 침대와 배게커버는 새하얀 흰색이었는데 이불은 왠지 칙칙한 감이 있어서 조용히 우리의 담요를 꺼내 덮어줬다.
욕실은 이렇게
욕실은 방에 비해 조금 지저분한 감이 없잖아 있다. 사진에 보이지는 않지만 세면대가 다른 곳에 비해 유난히 작고 물때가 끼어 있는 것이 거슬려서 머무는 동안 아예 사용하지 않았다. 날이 더운 편이라 아침저녁으로 샤워를 해야 했기에 그닥 불편하진 않았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는 바로 핫샤워. 이 호텔의 뜨거운 물은 태양열을 이용하는 것이라 해가 떠 있는 낮에만 핫샤워가 가능하다고 분명히 들었는데 이상하게 이른 아침에도 늦은 밤에도 뜨거운 물이 펑펑 쏟아졌다. 너무 뜨거워서 찬물을 섞지 않으면 샤워를 하지 못할 정도로 뜨거운 물이... 우리가 머무는 동안 밤 8시에도, 밤 11시에도 단 한번도 끊기질 않았다. 낮 시간에 데워진 물이 투숙객이 없다보니 계속 남아있었던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방 앞에서
동네는 이런 모습
Surya 호텔 정원 훔쳐보기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방이다보니 방 바로 앞 공간을 테라스로 사용할 수 있었다. 방 안에 있는 테이블을 밖으로 꺼내고 복도에 굴러다니는(?) 의자를 가져다 놓으니 나름 괜찮은 휴식공간이 만들어졌다.우리가 머무는 층에 투숙객은 우리뿐이었으니 전용 테라스라고나 할까?
이 동네 햇빛이 워낙 뜨거워서 우리는 아침에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점심 식사 후에는 숙소로 돌아와 이 곳에서 책도 읽고 일기도 쓰고 하면서 햇빛이 약해질 때를 기다리곤 했다. 신기하게도 해는 뜨거운데 바람은 선선한 편이라 그늘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꽤 시원했다. 에어컨이 아쉽지 않을만큼.
친절한 청년들
숙소에서 일하는 두 청년. 꽤 어려 보였는데 스무살이 넘었다고 계속 우긴다. 외국인 손님이 우리밖에 없어서인지 매일 아침마다 호텔 복도를 청소하며 우리에게 이런저런 말을 건넨다. 본인들 사진을 보고 좋아라하는 모습을 보면 완전 애기들 맞는 것 같은데 말이지... 아침마다 그들의 짧은 영어 연습 상대가 되어야 했던 것은 은근 귀찮았지만 그래도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눴던 사람이라고 우리에게 친절하게 대해준 것은 참 고마웠다. 나랑 마주치기만 하면 내 무거운 배낭을 들어주며 자기들은 스트롱맨이란다. ㅋㅋ 귀여운 보이스클럽 같으니.
- 위치 : 카주라호 시내 중심에 있는 Hotel Surya 바로 옆에 위치. 서쪽사원군 입구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
- 예약 : 하지 않았다. 직접 가서 네고했다.
- 가격 : 더블룸 1박에 275루피 (약 6천원 선) 에어컨없음. 조식불포함. 핫샤워 가능. - 2012년 9월
- 유료 Wi-fi 있음, 식당은 없지만 바로 옆 Surya 호텔 식당 이용 가능. 기차역까지 보통 100~150루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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