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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드푸르, 블루시티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은? (Jodhpur, India)

빛나_Bitna 2013. 8. 30. 20:05

 

조드푸르 도착

 

릭샤를 타고 고고

 

 

지난 밤 델리를 출발한 기차는 다음날 아침 우리를 조드푸르 기차역에 내려주었다. 기차역에 내리자마자 우리를 맞이한 것은 수 많은 릭샤기사들. 어떻게든 눈 앞에 있는 이 외국인들을 태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흥정에 흥정. 어떤 이들은 흥정에 질려 그냥 지갑을 열기도 한다는데 다행히 우리 부부는 이 흥정에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무시하고, 화내고의 단계를 넘어 어르고, 달래고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이쯤이면 나름 흥정에 소질있다고 할 수 있으려나? 그렇게 몇번의 흥정을 거듭한 끝에 조드푸르의 중심, 시계탑 앞으로 가는 릭샤에 몸을 실었다.

 

 

조드푸르의 중심 시계탑

 

우리가 머문 게스트하우스

 

 

조드푸르 구시가지는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 사이에 좁은 골목들이 미로처럼 얽혀있는, 바라나시보다는 못하지만, 구조로 되어 있다. 다행히 그 중심에 있는 시계탑은 많은 이방인들의 길잡이가 되어 준다. 어디서든 보이기 때문에 방향을 잡을때 기준이 되어 주니까. 기차에서 론리플래닛을 보며 미리 점찍어 둔 숙소에 짐을 풀었다. 온통 푸른색으로 되어 있는 전통가옥은 층마다 안락한 휴식공간을 갖추고 있어 자꾸만 우리를 게을러지게 한다.

 

조드푸르 숙소, 요기(Yogi's) 게스트하우스 후기 http://bitna.net/1149

 

 

조드푸르 시내

 

산처럼 솟은 조드푸르 성

 

곳곳에 보이는 파란 집들

 

 

블루시티란 별명으로 잘 알려진 도시 조드푸르. 높은 곳에서 보니 정말 푸른색 건물이 유난히 많다. 옛날에는 브라만 계급만이 집을 파란색으로 색칠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동네 사는 브라만 계급의 사람들은 너도나도 자기 집을 파란색으로 칠했다고. 지금은 이 도시에 특별한 아름다움을 만들어주고 있는 푸른색이 과거에는 사람들의 계급제도를 표현하는 수단이었단 말인가. 갑자기 이 푸른 도시가 차가워 보인다.

 

사실 이 도시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김종욱찾기'란 뮤지컬과 영화로 더 유명해진 곳이다. 많은 우리나라 (특히 여성) 여행자들이 그 작품의 영향으로 인도 여행루트에 반드시 포함시키는 도시가 되었다더니, 이 동네 사람들도 내가 지나가기만 하면 한국 사람이냐고 묻는다. 인도를 여행하며 만난 인도 사람들 대부분이 중국, 일본, 한국 순서로 말하는데 여기서는 한국이 먼저 튀어나오니 어지간히 우리나라 사람이 많긴 한가보다.

 

 

오믈렛샵

 

계란이 잔뜩 쌓여있다.

 

인상도 좋은 아저씨

 

 

이 도시를 여행한다면 누구나 한번은 들려줘야 하는 곳, 오믈렛샵. 너무 인기가 좋아서 주변에 사칭하는 가짜도 생겼다고 하는데 의외로 쉽게 찾았다. 층으로 쌓여있는 엄청난 양의 계란들과 작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따라하긴 힘들테니까.

 

 

나름 이 동네 유명인사

 

한글로 된 방명록도 많다.

 

사진촬영에 협조? 중이심

 

 

우리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메뉴판과 방명록을 보여준다. 한마디도 안했는데 우리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파악하고서는 한국 여행자들이 남긴 페이지를 척 펼쳐준다. 방명록에는 반가운 한글로 아저씨표 오믈렛에 대한 칭찬은 물론 추천메뉴와 조드푸르 여행정보까지 깨알같이 들어있었다.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 인도 신문이나 잡지에도 많이 등장했었단다. 하루에 수백개의 계란을 소비한다니 정말 대단하다.

 

 

오믈렛이라 쓰고 토스트라 읽는다.

 

플룻비어 (사실 무알콜)

 

 

짜잔, 드디어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취향에 따라 선택한 재료(치즈, 마살라, 칠리, 야채 등등)를 넣어 만든 계란을 빵 사이에 넣어주는, 우리나라의 길거리 토스트와 닮았다. 계란에 이것저것 집어넣으면 은근 포만감이 크기 때문에 한끼 식사로 충분했다. (물론 우리 신랑은 간식이나 아침식사 정도라고 했지만...) 함께 주문한 플루츠비어는 사실 이름만 맥주지 알콜은 제로다. 맛이 이상하게 익숙해서 한참을 생각하다 떠오른 것은 미에로화이바?! 이 동네에서만 먹을 수 있다고 하니 한번쯤 시도해 볼 만 하다.

 

 

조드푸르의 밤

 

시장은 언제나 재밌는 곳

 

 

조드푸르 곳곳을 돌아다니다보니 어느새 밤이 깊었다. 해가 진 뒤에나 날씨가 시원해져서 그런지 시계탑 주변 광장에는 낮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각종 향신료, 차, 머플러, 전통 드레스 사리 등등 광장 마켓을 구경하는 것은 조드푸르가 가진 또 하나의 재미다. 작은 도시고 볼거리가 많지 않다는 말을 들었던지라 일정을 너무 길게 잡은 것(우리는 여기서 2박 3일을 보냈다.)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기우였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의견일 뿐이니까. 나의 그리고 우리의 생각이 중요한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