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표 예약센터
여기는 버스역
디우에서 나가는 방법을 알려달라구!
처음 론리플래닛에서 이 도시를 발견했을때, 롤러코스터같은 버스를 타고 이 곳에 도착했을때도 난 디우가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었다.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아쉽지만 이제 슬슬 디우에서 나갈 준비를 해야 할 때다.
모처럼 인터넷 카페를 찾아 다음 목적지로 이동할 방법을 찾고, 필요한 기차표 버스표도 예약했다. 요 몇 일간 인터넷도 없었던지라 더 자유로웠다고 생각했었으면서, 와이파이 신호를 보자마자 메일, 페이스북, 카톡을 확인하는 내 모습이 조금 우습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긴 여행을 떠났으면서도 문명?과 연결된 마지막 끈은 놓기 싫은걸까?
오늘도 한적한 바닷가
뜨거운 해가 약해지는 늦은 오후. 슬금슬금 스쿠터에 시동을 건다. 요 몇 일간 지나가기만 했던 디우 시내의 명소들을 돌아다니며 카메라에 담아보련다.
디우 요새 입구
높은 성벽
은근 현지 사람들에게 인기좋다.
아마 이 동네 유일한 유적지로 추정되는? 디우 요새. 지금까지 방문했던 다른 도시들과 비교하면 규모도 작고 제대로 관리되는 느낌도 아니었지만, 견고하게 쌓아올린 성벽은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몰아치는 바다바람과 파도속에서도...
안쪽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인 요새를 볼 수 있다.
곳곳에 놓인 대포들
난 이런 느낌이 좋더라.
이 요새는 식민지 시대의 포르투갈 군에 의해 도시방어를 목적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바다를 통해 공격해오는 적을 막기 위해 곳곳에서 바다를 향해 놓여있는 대포를 볼 수 있었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방문 시간이 끝난 관계로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 내일 아침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저것이 무엇인고?
가까워 보이는 감옥
어디서 봐도 근사한 디우의 일몰
한동안 이렇게 앉아있었다.
아쉬움에 돌아서는 우리의 발길을 붙잡은 것은 바다위에 떠 있는 감옥. 이 근처를 지나갈때마다 저게 뭘까 궁금했는데 감옥이란다. 지금은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옛날에는 죄수들로 꽉 찼었다고. 육지와 가까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리도 멀고 파도도 센 편이라 탈출은 불가능하단다. 생각해보면 그 위치가 참 잔인하다. 망망대해를 바라보고 있는 것보다 손에 닿을듯 말듯한 육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더욱 괴로울테니까.
성당 앞에서
미사 훔쳐보기?
우아하게 생겼다.
디우에서 가장 크고 오래 되었다는 성 바울 성당. 무려 1600년도에 지어졌다고! 마카오에서 보았던 그 것과 느낌이 비슷했는데 그 역시 포르투갈의 영향이겠지. 성당에서는 매일 밤 미사가 열린다. 들어와서 사진을 찍어도 되고, 미사에 참석해도 된다고 했지만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아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조용히 미사가 열리는 성당안을 들여다보았다. 사람들의 진지한 표정과 누가봐도 신경쓴듯한 단정한 옷차림이 눈에 띈다. 매일 목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우리 숙소 청년도 성당에서는 셔츠입은 멋쟁이가 되어 있구나.
동네 돌아보기
1947년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때, 디우는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하지 못했다. (인도 공화국이 성립된 후에도 포르투갈은 그들의 식민지였던 지역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이후 1961년 식민지 전쟁을 통해 디우의 식민지 역사는 막을 내린다.
뒤늦게 인도 공화국에 합류했기 때문일까, 디우는 아직 인도 주(州)의 자격을 얻지 못했다. 인도는 인도지만 아직 완벽한 인도는 되지 못했다고 해야 할까. 사람들의 생활모습은 그 차이를 더욱 실감나게 한다. 파스텔톤 저층 건물들, 유럽풍으로 지어진 성당 그리고 코끼리 상보다는 성모마리아 상을 더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니까.
푸짐한 저녁식사
동네탐험을 마친 후, 저녁식사는 당연히 'O Coqueiro' 마지막 저녁식사라는 말에 주인아저씨는 평소보다 훨씬 푸짐해진 접시를 우리 앞에 내려놓는다. 그래, 이 동네 사람들 요리솜씨도 빼놓을 수 없지, 심지어 커리가 아닌 다른 메뉴들도 척척 만들어 낸다구. 커리와 탄두리 치킨에 질린 당신, 디우로 떠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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