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를 타고
아침부터 달려달려
아직 주변이 어두운 이른 아침, 아침잠 많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남편님이 부스스 일어나 카메라를 챙긴다. 옆방 아가씨 혜연양까지 챙겨서 스쿠터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마을은 조용하기만 하다. 우리가 탄 스쿠터 엔진소리가 유난히 크게 느껴진다.
생선배달을 위한 대형릭샤들
와! 크다!
스쿠터를 타고 30여분을 달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디우섬 서쪽 끝에 있는 Vanakbara라는 작은 마을이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머물고 있는 곳이 섬의 동쪽 끄트머리임을 감안하면 이른 아침부터 섬을 가로지른 셈이다.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동네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피쉬마켓에 도착했다. 시장에 가까워지자 비릿한 생선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우리가 제대로 찾았구나!
피쉬마켓 속으로 진출!
숙소 주인 아주머니 말씀에 따르면 매일 아침마다 조업이 끝난 배들이 모두 이 곳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거대한 마켓이 형성된단다. 디우 섬 안에 있는 피쉬마켓이나 식당에 공급되는 해산물 모두 여기서 가져온다고.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디우섬 동쪽에 있는 피쉬마켓 상인들도 이른 아침에 여기서 해산물을 구입해 간다고 한다.)
작은 섬 마을에서 열리는 시장이 얼마나 클까 싶었는데, 어이쿠! 시장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사람도 훨씬 많잖아! 파는 물건에 상관없이 시장 구경이라면 없던 기운도 솟아나는 나란 여자, 혜연양과 신랑을 양쪽에 끼고 본격적인 시장구경을 시작했다.
그야말로 생선밭?
저건... 상어?;;;
완전 큰 가오리
조업을 마친 배 안에서 싱싱한 생선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텅 비어있던 공터는 순식간에 생선밭?으로 변했다. 혹시나 밟지는 않을까 조심조심 생선들 사이로 걸어다니면서 생선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갈치, 병어, 고등어 등등 우리나라 식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는가하면 가오리, 킹크랩, 작은 상어까지 신기한 것도 많구나!
생선을 종류별로 분류하고
같은 생선도 무게별로 나눈다.
예쁜 색 고기들도 많네
신선도를 위한 얼음도 필요하다.
운반도 여성들의 몫
험한 바다에서 조업을 하는 것이 남자들의 일이라면 잡아온 생선들을 분류하고 판매하는 일은 여자들의 몫이다. 어느 나라 어촌마을이나 비슷할 것 같은 이 풍경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여성들이 입고 있는 의상이었다. 대부분 아니 모든 여성들이 인도 전통 의상인 사리를 입고 있었는데, 특유의 화려한 색상과 패턴은 시장의 활기찬 모습과 꽤 잘 어울렸다. 아무리봐도 치렁치렁한 긴 치마가 불편할 것 같은데, 너무 익숙한 자세로 쪼그려 앉아 일을 하고, 생선을 담은 커다란 양동이를 머리에 이고 가는 모습이 서커스같다.
피쉬마켓 구경하기
코 끝을 자극하는 비릿한 냄새, 귓가를 자극하는 상인들의 흥정소리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그 와중에 갑자기 잘 익은 김치를 썰어넣은 매콤한 갈치조림이 밑도 끝도 없이 생각난 이유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심지어 그 메뉴는 언제 먹을 수 있을지 예상조차 불가능한 메뉴라고!
생선을 노리는? 새들
정박된 배가 정말 많다.
건어물을 파는 여인들
장작은 BBQ를 위함인가? (주방에서 사용한다고; )
평화로운 바다
그렇게 한참동안 생선밭? 속을 방황하다가 밖으로 빠져나왔다. 텅 빈 자리를 정리하는 어부들이 있는가하면, 생선수레를 끌고 하루를 맞이하는 상인들이 있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누군가는 하루를 시작하고 누군가는 하루를 마무리한다.
모닝짜이를 기다리며
귀여운 꼬마아가씨
솜씨좋은 아저씨
시장 구경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모닝짜이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마을에 들렸다. 느긋하게 앉아 모닝짜이를 즐기면서 동네 사람들의 아침풍경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모처럼 일찍 하루를 시작한 자의 여유라고나 할까?
- 매일 아침 섬 서쪽 끝에 있는 Vanakbara라는 마을에서 열린다.
- 조업이 끝난 배들이 들어오는 새벽부터 진행됨. 오전 6시~8시 사이에 방문하자. 물론 빠를수록 좋다.
- 여행자들이 머무는 동쪽 끝에서 스쿠터로 30분 정도 달려야 한다. 부지런함만이 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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