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우 최고의 맛집
신났다.
아침내내 숙소에서 게으름을 부렸으니 이제는 슬슬 나가봐야 할 시간이다. (나가라고 강요하는 사람은 없지만) 숙소를 나와 자연스레 우리의 발걸음이 닿은 곳은 '오 콰롸이로 (O Coqueiro)'. 어제 저녁 식사가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거다. 한 상 거하게 먹어주었더니 몸이 늘어지는구나.
스쿠터를 빌렸다.
달려, 달려~
스쿠터를 빌렸다. 생각보다 동네가 커서 걸어다니기엔 문제가 있고, 릭샤를 타고 다니자니 아놔~ 이 동네엔 릭샤가 별로 없어 쉽지 않아. 쉽지 않아. 인도에서 이런 동넨 정말 처음이야!
스쿠터를 타고 동네를 달려본다. 디우는 다른 도시들보다 도로가 넓고 잘 포장되어 있어 운전하기 좋다. 사실 이 도로는 최근까지 이 땅을 차지하고 있던 포르투갈의 흔적 중 하나인데, 이런 모습과 마주할때마다 식민지의 역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참 어렵구나. 마을을 벗어나자 도로 옆으로 푸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진다. 시원하고 좋구나! 바람에 머리가 사방팔방 휘날려도...
여기는 나고아 비치
여긴 우리가 전세낸거다.
그렇게 10여분을 신나게 달리다 스쿠터를 세운 곳은 나고아 비치. 이 동네에서 나름 유명한 비치라는데 이리보고 저리봐도 이 곳을 찾은 사람은 우리뿐이로구나. 자, 그럼 물놀이나 즐겨볼까나?
스쿠터 두 대를 나란히 주차하고, 짐을 내려놓자마자 바다를 향해 뛰어들었다. 길게 뻗어있는 해변을 따라 걸을때마다 발을 감싸는 모래의 폭폭한 느낌이 좋다. 한참을 수영해 나가도 물이 허리높이인데다 크고 작은 파도가 끊임없이 몰려오는 것이.... 그야말로 천연 파도풀이로구나!
쉬어가기
점프샷!
이 두 아가씨는 무슨 대화중일까?
실컷 물놀이를 즐기다 모래밭에 누워 물기를 말리며 쉬어간다. 오늘 저녁 버스로 디우를 떠나 뭄바이를 거쳐 스위스로 돌아가는 사비나. 꿈같은 휴가를 마치고 돌아가야 하는 것이 못내 아쉬운 그녀는 몇번이고 모래밭과 바다 사이를 왕복했다.
유럽에서도 그렇게 살기 좋은 곳이라고 소문난 나라, 스위스. 그녀는 스위스 사람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지만 딱 하나 아쉬운 것이 바다란다. 바다를 보려면, 싱싱하고 맛있는 해산물을 먹으려면 스위스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그렇구나! 3면이 바다인 나라에 살다보니 그런 부분은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난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시하고, 끊임없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불평만 하고 살았던 것은 아닐까.
여기는 선셋비치
일몰관람? 준비 끝!
해가 질 시간에 맞춰 물놀이를 마치고 선셋비치로 달려왔다. 사비나에게 남은 시간을 맡겼더니 디우의 일몰을 보러 가자고 했기 때문이다. 이 곳에 도착한 그 날부터 떠나는 그 날까지 그녀는 이 곳에 출근 도장을 찍었단다. 구름낀 하늘이지만 구름뒤로 강렬한 태양빛이 느껴졌다. 종알종알 떠들던 우리들의 대화가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것처럼 끊어졌다.
디우의 일몰
'일몰은 먹는 것 같아. 매일매일 봐도 질리지 않거든.'
태양이 수평선 뒤로 사라지고 사비나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 재밌는 아가씨와 함께한 몇 일을 떠올려본다. 조드푸르에서 잠깐 스치면서 인사를 하고, 우다이푸르로 오는 버스에서 만나 친구가 되고, 지금 여기 디우에서 다음 만남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시 만날 수 있겠지. 이제 우리는 친구고, 여행자니까. 계획에 없었던 스위스 여행을 진지하게 고민해 본다. 그리고 우리는 떠났다. 스쿠터로 그녀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깡마른 그녀지만 굿바이 포옹은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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