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동네가 포토존인 블레드 호수 다음에는 스키여행을 떠나볼까
동굴의 일부가 된 프레드야마 성
사랑스러운 도시, 류블랴나
동유럽에 슬로베니아라는 나라가 있는데... 정말 사랑스러운 곳이야.
때는 2011년, (무려 7년전!) 동유럽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셨던 직장 선배님이 말씀하셨다. 크로아티아 신혼여행 이후 발칸반도에 빠져있던 우리 부부의 위시리스트에는 그렇게 슬로베니아가 추가되었었다. 하지만 나도, 남편도 몰랐다. 우리가 돌이 갓 지난 아기 상전님을 모시고? 슬로베니아로 떠나게 될 줄은.
슬로베니아, 어디에 있을까?
슬로베니아 위치
슬로베니아는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에 있는 작은 나라다. 유럽 지도를 펼쳐보자.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헝가리... 여기까지는 익숙한데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조금 낯설다.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몬테네그로, 코소보,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외에는) 알듯 말듯한 요 나라들은 모두 유고슬라비아연방 출신. 연방이 해체되고 지금의 형태를 갖춘 것은 1991년, 즉 30년도 되지 않았으니 낯설게 느껴질 수 밖에. 참고로 이름이 비슷한 '슬로바키아'는 체코와 연방을 이루었던 전혀 다른 국가다.
슬로베니아, 어떻게 갈까? 여행루트는?
우리나라에서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공항코드 LJU)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인기있는 경유지는 이스탄불, 모스크바, 프라하 정도. 때문에 한국 여행자들은 슬로베니아와 국경을 맞댄 오스트리아나 크로아티아와 묶어서 육로로 방문하는 경우가 다수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잘츠부르크와 할슈타트를 지나 슬로베니아를 거쳐 크로아티아로 가는 동유럽 인기루트는 슬로베니아를 여행했다고 하기엔 좀 부족한 느낌이다. 수도인 류블랴나도 방문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까.
슬로베니아 가족여행 루트 (10박 11일 )
우리 가족의 이번 여행은 철저하게 슬로베니아에 집중하는 루트였다. 수도인 류블랴나로 입/출국해 슬로베니아가 자랑하는 산과 호수, 동굴, 바다 그리고 와인을 차례로 조금씩 둘러볼 수 있었으니까. 1)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액티비티가 있고, 2) 국경을 맞댄 나라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슬로베니아 여행루트는 꽤 다채로워 질 수 있을거다. 내친김에 좀 만들어봐?! 참고로 우리의 다음 슬로베니아 여행은 이탈리아 베니스부터 아드리아해 연안을 따라 트리에스테 Trieste를 지나 슬로베니아의 해변도시 피란 Piran으로 가는 루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름다운 바다와 와인을 즐기는 컨셉으로다가.
괜찮은 자동차 여행지,
자동차 여행자들의 천국
슬로베니아를 가족여행지로 선정한 이유 중 하나가 작은 면적. 우리나라의 1/11에 불과한 작은 나라라 이동 부담이 적은 것이 큰 매력이었다. 우리는 아기 상전님을 모시고 다니는 여행자니까. 공항에서부터 여행 내내 렌트카를 이용했는데, 도로사정이 좋고,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아 운전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유럽에는 주차전쟁에 시달리는 도시가 많은데 수도 류블랴나 도심 한복판 최신식 지하주차장은 감동스러울 정도.
우리의 여행을 함께 한 자동차 자동차 여행의 장점은 내맘대로 세울 수 있다는 것! 수시로 만나는 예쁜 마을들
하나의 문제?라면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그림같은 풍경들. 아기 때문에 이동시간 2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계획했으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아름다운 풍경이 끊임없이 펼쳐지니 가다서다를 반복할 수 밖에. 특히 트리글라브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Vrsic Pass는 상상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덕분에 패스를 넘어 숙소에 도착했을땐 밤이 되어 버렸었지만, 이번 여행에 렌트카를 선택한 것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는. 슬로베니아 여행을 계획한다면 꼭 렌트하세요, 두번 하세요~
다채로운 자연을 품은 나라,
자전거 여행객도 꽤 많은 편
바닥이 훤히 보이지만 수심은 꽤 깊다는 거~
성 위에 서면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바다도 있다! 아름다운 해변도시 피란
온 세상이 신기한 아기와 함께 여행할 때는 복잡한 대도시나 박물관 같은 역사적인 장소보다 자연 그 자체를 선호하게 된다. 아무래도 아기들은 무조건 밖으로 나가는 것을 좋아하니까. 사실 슬로베니아를 여행지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부분 때문이었다. 산과 바다, 호수, 평원 그리고 신비로운 카르스트 지대 등이 밀도있게 자리하고 있다보니 매일매일 새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것이 우리 가족에게 큰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아기랑 여행하기 계획편, 어디로 갈까? http://bitna.net/1722
'알프스의 눈동자'라 불리는 블레드 호수트리글라브 국립공원을 통과하는 중 율리안 알프스의 고봉들 빙하수는 소차 강으로 흘러간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율리안 알프스 Julian Alps의 비경. 보통 '알프스'라 하면 프랑스 샤모니나 스위스 체르마트를 떠올리지만, 사실 이 거대한 산맥은 프랑스와 스위스 뿐 아니라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를 지나 슬로베니아까지 뻗어있다는 것. 하늘을 향해 솟은 고봉, 폭포, 절벽, '알프스의 눈동자'라 불리는 에메랄드빛 호수가 한데 모인 율리안 알프스는 다른 알프스 지역대비 상대적으로 찾는 이가 많지 않아서인지 더욱 신비로워 보였다. 나만 알고 싶은 '비밀의 알프스'랄까.
느긋하게 흐르는 시간,
피란에서 해수욕
류블랴나 도심에 있는 푸른 공원
트리글라브 국립공원은 트레킹으로도 인기라고
류블랴나 시장에서
슬로베니아를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한 일은 '멍 때리기'. 도로 위를 달리다 근사한 풍경을 발견하면 차를 세우고, 도심 한복판에서는 광장에 아기를 풀어놓고, 바닷가에서는 지는 해를 바라보며 열심히? 멍을 때렸다.;;; 슬로베니아의 시간은 다른 곳보다 느긋하게 흐르는 듯 했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살아서인지 이 곳 사람들은 한결 여유롭고 친절했다. 아기와 함께하는 첫번째 (정식) 장기여행. 쉽지만은 않았던 여행길에서 우리만의 속도를 찾아갈 수 있었던 것은 슬로베니아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피란 올드타운의 선셋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염전도 있다.
꽤나 유명한 와인생산 지역이기도 하다.
용의 전설이 전해오는 도시, 류블랴나
오스트리아나 크로아티아에 비해 아직 생소한 나라지만 슬로베니아는 알면 알수록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매력적인 나라였다.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다양한 컨셉의 여행루트를 몇 개씩 금방 만들어 낼 정도로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한 곳이었으니까.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핫플을 벗어나 자연을 벗삼아 나만의 속도로 여행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여행지 슬로베니아. 발칸의 숨은 보석을 찾으러 떠나보자.
이 글은 슬로베니아관광청 혹은 여행사의 후원은 1도 없는 순수+자발적+내맘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이제부터 슬로베니아 가족여행기 찬찬히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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