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EUROPE/슬로베니아 Slovenia

캄닉, 류블랴나 근교, 슬로베니아 로드트립의 시작 (Kamnik, Slovenia)

빛나_Bitna 2019. 1. 4. 08:42

아기와 함께하는 슬로베니아 로드트립, 

류블랴나 공항에서, 용은 류블랴나의 상징


여름 성수기를 살짝 빗겨간 8월의 마지막 주에 도착한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공항은 조용하고 한적했다.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한 나라의 수도에 있는 메인 국제공항이라기엔 심하게 작고 아담한 규모. 편의시설이라고는 작은 카페와 식당 하나가 전부인지라 (그 흔한 맥도날드 하나가 없더라!) 착륙과 동시에 배고픔을 호소하는 꼬맹이를 달래느냐 시작부터 땀을 좀 뺐다. 잘 할 수 있겠지? ㄷㄷ 


입국장 맞은편 렌트카 사무실로 총총

우리 가족의 슬로베니아 여행루트 (10박 11일)


입국장 맞은 편 건물에 모여있는 렌트카 사무실에서 예약한 자동차를 픽업하고 숙소로 향했다. 수도인 류블랴나를 출발해 서쪽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이동해 다시 류블랴나로 돌아오는 이번 여행의 모든 일정에는 자동차가 함께 한다. 아무래도 1) 아기 때문에 짐이 많고, 2)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산길과 시골 마을까지 돌아보고 싶었기 때문에.  


슬로베니아 여행 프롤로그, 동유럽의 숨겨진 보석을 찾아 http://bitna.net/1726



캄닉, 류블랴나 근교 산골마을 

우리의 첫 날 숙소 (@캄닉)


여행의 시작점은 캄닉 Kamnik이란 작은 마을. 류블랴나에서 북동쪽 40km, 자동차로 약 40분 거리에 산골마을로 알프스 산간지역에 위치해 현지 사람들에게도 인기높은 휴가지다. 호텔보다는 샬렛/별장/리조트 형태 숙소와 아파트 렌탈이 대세였다. 우리는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했는데, 3층짜리 건물에 주인집이 맨 위에 살고 있어 이래저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쉽게도 현재는 운영하지 않는다고. ㅠ) 

 

마을의 중심에 있는 교회

한적하고 여유로운 마을

빨간 지붕이 인상적이다.


캄닉 올드타운은 한두시간이면 금새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한 규모였다. 중세 도시답게 예스러운 감성을 폴폴 뿜어내는 거리는 한적하고 여유로워 훌륭한 유모차 산책로가 되어 주었다. 의외로 캄닉은 흥겨운 축제로 유명한데, 9월에 열리는 '전통 복장 축제'와 8월 'Kamfest' 기간에는 조용한 동네가 들썩들썩한다고. 


저 위에 있는 Mali Grad는 마을의 전망대

성 위에서 바라 본 캄닉 시내 (Author= Husond)


중심가인 Šutna 거리는 캄닉의 랜드마크인 교회를 지나 또 다른 랜드마크인 성(Mali Grad)으로 이어졌다. 작은 성은 13세기 혹은 그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성 자체보다는 성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때문에 한참을 서 있어야 했다. 붉은 지붕을 덮은 집들 사이로 삐쭉 솟은 교회의 첨탑, 수백년 전 중세시대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을법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디선가 말발굽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옛 성터를 찾아가는 길, 

정상으로 가는 코스는 사이클러와 트래커에게 인기라고

폐허만 남은 올드캐슬


짧은 올드타운 관광을 마치고 마을 외곽에 있는 올드캐슬을 찾아나섰다. 12세기 정찰과 방어를 위해 산 정상에 세워진 성은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성으로 오르는 구불구불한 산길은 동네 사람들의 핫플레이스인듯 했다. 자전거를 타거나 뛰어(!!) 오르는 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으니까. (이때까진 몰랐다, 슬로베니아 사람들이 산 좀 탄다는 사실을;; ) 덕분에 폐허만 남아있는 성에는 생기가 가득했다.  


정상에 있는 작은 카페

360도로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우리는 야외석에 (엄마는 바쁜데, 너는 웃는거니?!)


성터에 있는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음료와 간단한 스낵 정도의 단촐한 메뉴가 전부였지만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훌륭한 위치에 비해 커피 한 잔 가격이 1유로대에 불과했으니까.  


산 정상의 뷰는 요런 느낌

붉은 지붕이 몰려있는 곳이 구시가지

아가씨, 사진 하나 찍고 갈게요~


캄닉의 붉은 지붕들 뒤로 알프스 고봉들이 병풍처럼 서 있다. 찬찬히 흘러가는 구름처럼 우리의 여행 첫날이 느릿하고 여유롭게 지나간다. 꼬맹이는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큰 소리로 함성을 지른다. 한 발짝도 걷지 못하면서 높은 곳은 왜 이리 좋아하고 맨날 밖으로 나가자고만 하는건지 그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지만;; 그녀가 만족하면 우리 부부는 그냥 좋은걸로. 왠지 이번 여행은 (+ 앞으로의 여행도) 이런 식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구나. 


캄닉 Kamnik 

- 류블랴나에서 40km 떨어진 산골마을로 자동차로 30~40분 거리에 있는 중세도시  

- 다양한 이벤트로 유명한데,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리는 식재료 마켓, 8월에 열리는 Kamfest, 9월에 열리는 전통복장축제가 유명하다. 

- 알프스 지역에 위치해 트래킹, 스키, 산악 자전거 등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