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EUROPE/슬로베니아 Slovenia

블레드 호수를 즐기는 네 가지 방법 (Bled, Slovenia)

빛나_Bitna 2019. 2. 11. 08:07

오늘도 맑음!

블레드 호수 하이라이트


블레드 성에서의 근사한 식사를 마치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호수를 탐방할 시간. 폭 1.3km, 길이 2.1km에 달하는 블레드 호수는 둘레(6km)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일정이 여유로운 우리는 오늘과 내일에 거쳐 호수 한 바퀴를 찬찬히 돌아볼 생각이지만 시간이 빠듯한 여행자들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그래서 꼽아본 블레드 호수의 하이라이트.   


블레드, 천 년 고성에서 즐기는 근사한 한끼 (Bled, Slovenia) https://bitna.net/1733 



캠핑장, 호수에서 보내는 하루 

세상 여유로운 사람들

여기가 천국이려니,

물가엔 근사한 비치도 있음.


호수 남서쪽에 있는 캠핑장은 블레드 호수 최고의 핫플. 넓은 해변(잔디밭)과 주차장은 그 인기를 증명하는듯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세상 편한 자세로 햇빛을 즐기는 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절로 나른해지는 것이... '게을러지는 장소'랄까. 


호수로 몸을 던지는 아이들

제법 인기있는 놀이, 낚시

우리도 쉬어가자.

멀리 보이는 블레드 섬


호수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차가운 호수에 몸을 던지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분주하게 고기떼를 쫓는 아이들의 고함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자유분방하고 활기찬 분위기에 덩달아 신이 난 여름이가 엉덩이를 들썩였다. '언젠가 호수에 다시 오게 된다면 이 녀석은 저 꼬마들을 따라 호수로 뛰어들겠지.' 근사한 파라솔과 태닝베드, 시원한 음료를 파는 노점 하나 없는 자연 그대로의 해변에 앉아 언젠가 이 곳을 다시 찾을 그 날을 상상해본다.  

  


블레드 섬, 동화 속으로 떠나는 플레트나

블레드 전통배 플레트나

15명까지도 탑승할 수 있다고.


캠핑장을 지나 반시계 방향으로 호수를 따라 걷다보면 나무배가 모여있는 선착장에 닿는다. '플레트나'라는 이름의 슬로베니아 전통배는 모터를 사용하지 않는 무동력배로 숙련된 사공들의 정직한 노동력에 의해 운행된다. 뱃사공은 대를 거쳐 가업으로만 이어지며 남성들만 가능하다고. 


블레드 섬 뒤로 블레드 성이 보인다.

섬의 선착장부터 교회까지 계단이 이어져 있다.

블레드 섬에서의 결혼식은 대략 이런 느낌 (출처. www.weddinginslovenia.si)


선착장을 나선 플레트나의 목적지는 에메랄드 빛 호수 한 가운데 떠 있는 블레드 섬. 섬 안에 있는 마리아 승천교회는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인기있는 결혼식 장소로 선착장부터 교회까지 이어지는 99개의 계단을 신부를 안고 오르면 행복하게 산다는 설이 전해진다. 우뚝 솟은 알프스 고봉들과 에메랄드 빛 호수... 이 아름다운 자연에게 축복받는 결혼식이라니, 동화 속 공주님이 된 기분이겠지. 비용도 만만치 않고 예약도 치열하다지만 리마인드 웨딩으로 한번 도전해 보고 싶구나. (남편, 보고 있나? ㅋ) 



트레킹, 블레드 호수 최고의 전망을 찾아

블레드 대표 트레킹 코스


블레드 호수에서는 물놀이 뿐 아니라 트레킹도 가능하다. 율리안 알프스 고봉들로 둘러싸인 분지에 위치한 호수니까. (블레드 호수의 물은이 고봉들에서 흘러 내려온 빙하수라는 사실) 길고 짧은 트레킹 코스 중 가장 인기있는 구간은 'Mala Osojnica(685m)'와 'Velika Osojnica(756m)'로 이어지는 가파른 숲길이다. 


정상에서 바라본 호수 전경 (출처 www.girlwithasaddlebag.com)

나무의자가 최고의 포토존 (출처 www.slovenia-trip.com)


호숫가 표지판에서 정상까지는 대략 1시간 정도. 정상 부근에 급경사를 따라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전문 장비가 없이도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있는 나무 벤치에 앉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블레드 호수의 전경을 감상하다보면 산길을 오르느냐 가빴던 숨이 조금씩 편안해진다. 정상에서 잔잔한 호수를 내려다 보고 있노라면 신이 된 느낌이랄까. 



산책, 걷기만해도 힐링이 된다. 

흔한 호수 풍경

훌륭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중간중간 전망대도 있고.


블레드 호수를 즐기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은 걷기다. 호숫가는 일부 프라이빗 공간을 제외하고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고 산책로와 벤치, 전망대 등이 잘 갖춰져 있어 간식거리를 챙겨서 호수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 충분히 다채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블레드 섬도 보이고,

삐쭉 솟아있는 블레드 성도 보인다.

배를 타는 가족들도 보이고


넓고 넓은 산책로에서 가장 인기있는 구간은 캠핑장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플레트나 선착장을 지나 그랜드 호텔로 이어지는 길이다. 이 구간에서는 블레드 섬과 교회, 절벽 끝에 서 있는 블레드 성까지 한번에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힘이 들면 일단 그냥 앉아보자.


호수를 옆에 끼고 걷다 보니 아름다운 풍경만큼 그 풍경을 벗삼아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눈에 띈다. 사람들을 따라 호수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바삭한 햇빛과 반짝이는 물빛에 눈을 감으니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한껏 늘어진 엄마 아빠 옆에서 아기는 새로운 장난감이라도 발견한 듯 풀잎 사이 이름모를 꽃 찾기에 열심이다. 이 평화롭고 게으른 시간이 계속되길 바래본다.


슬로베니아 여행, 동유럽에 숨어있는 보석을 찾아서 (Slovenia) https://bitna.net/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