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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China] 투루판 - 吐魯蕃 - Turpan (2편)

빛나_Bitna 2005. 10. 22. 09:32
▷ 투루판 2편 - 1편에 이어서 계속됩니다.


6. 밥대신 포도로 한끼를... 포도구
투루판은 고온 건조한 기후때문에 과일이 맛있다. (물이 많고 상당히 달다.) 무엇보다 투루판에 가장 유명한 과일은 포도다. 투루판에 오기 전까지만해도 '나주배', '대구사과', 혹은 '제주감귤'정도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투루판의 포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곳곳에 포도원은 물론, 길거리에 가로수도 포도다. -_-;;;
이른 아침부터 우리를 포도구로 안내해 주신 기사님. (투루판에서도 택시전세를 이용했다.) 분명 규모가 작.은. 포도구라고 했는데 포도천지였다. 돌아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심심하면 따서 먹으란다. - 마음껏 즐겨라~♬
투루판 포도는 껍질채로 먹는 청포도다. 게다가 씨도 없다. 그리고 겁나 달다. 우리는 이날 침에서 단내가 날때까지 포도를 먹었다.
포도구에선 위구르족의 전통민속공연을 볼 수 있었다. 시간별로 열리는데 신나는 리듬과 화려한 의상, 재치있는 이들이 즐거움 웃음을 선물해 주었다.
공연이 끝나면 이들과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한명당 5원씩 무려 25원짜리 사진이다.;;)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상술이라 하지만 상관없다. 내가 즐거울 수 있다면 그깟 25원쯤이야...

7. 이글이글 타오르는 화염산
서유기를 읽어 본 적 있는가?! 손오공이 나찰녀와 싸워 이겨서 얻게 된 파초선으로 불을 껐다는 산이 바로 이 화염산이다. 붉은 사암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정말 이름처럼 붉다. 마치 불처럼...
한여름 한낮엔 표면온도가 80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는데 겁없이 한발 내딛었다. 그리고 뼈져리게 후회했다. 손오공아, 꺼진 불도 다시 보란 말이다. -_ㅠ


8. '다르다'와 '틀리다' 사이에서.. 베제클리크 천불동
둔황에서 보았던 막고굴과 서천불동과 같은 석굴이다. 하지만 이 곳의 석굴에서는 몬가 다른 것이 있었다. 각각의 굴마다 하나같이 파손된 흔적이 역력하다는 것. - 벽화를 지우고 불상을 파손시키고... - 제대로 남아있는 석굴이 없었다. 세월의 흐름에 의한 것이 아닌 인간의 손길에 의한 흔적들... 신장지역은 소수민족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이들의 대부분은 이슬람교를 믿는다. 때문에 먼 옛날 이 지역의 불교신자들은 탄압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 이들이 '틀린'것이 아니다. 다만 이들은 나와 조금 '다르다'는 것 뿐이다.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일줄 아는 사람이 되자. 이름도, 나이도, 생김새도 모두 다른 우리인 것을...


9. 함께 하는 삶과 죽음 - 아스타나고분묘
가이드북에서 말하기를... '신장지역은 고온 건조하여 미라가 만들어 지는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아스타나고분묘는 한 마디로 공동묘지. 귀족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500여개의 묘지가 있다. @_@;;
가이드북에 씌여진 말처럼 공개되어 있는 미라는 속눈썹까지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진짜 신기하다;;) 이 곳을 찾은 우리에겐 자연이 만들어 준 미라가 중요하겠지만 여기 잠든 이들에겐 '공동'묘지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죽음이 무서운 이유는 끊임없이 밀려오는 외로움일지니...


10. 인간의 이기심이 만든 진흙덩이 폐허 - 고창고성
당나라에 멸망한 고창국의 유적인 고창고성에선 교하고성과 같이 예전의 번영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워낙 넓은 곳이라 나귀가 이끄는 수레를 타고 둘러보게 되었다.
타는 듯한 태양아래 건조한 버려진 진흙덩이들. 가뿐 숨을 몰아쉬며 끊임없이 사람을 나르는 나귀의 발걸음이 힘겹다. 쉴새없이 가해지는 채찍질이 계속되는 이 곳을 찾는 많은 이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바람에 날리는 진흙덩이 대신 남는건 인간의 이기심 뿐...


11.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타클라마칸 사막
투루판에서 전세냈던 택시 기사분은 위구르족이셨다. 우리를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하셨다. 우리는 인심좋은 분을 만난 덕에 투루판에서 약간 벗어난 ShanShan이란 시골마을로 향했다. 이 마을에선 타클라마칸 사막을 밟을 수 있었다.
대지를 붉게 태우던 해가 사라지면 사막의 모래가 알알이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모래에 누워 바라보는 하늘. 멀리 지평선으로 보이는 일몰.
빛도 물도 소리도 없는 사막이 두려운 곳이라지만 아름다웠다. 이 아름다움때문에 목숨을 건 모험가들이 생기는 걸까?! 사막은 우리를 부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