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ASIA/중국 China

[2005-China] 당신은 애국자인가?!

빛나_Bitna 2005. 11. 12. 09:25
중국은 한국인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이다. 작은 시골도시에서도 한국 드라마가 나오기 때문이 아닐까?! 비, 송혜교, 배용준, 장나라, 채림, 강타... 중국에서 먹히는 이들의 사진을 준비해 가면 여러모로 유용하다. (물건값 흥정에 아주 좋다. ㅋㅋㅋ)

타슈쿠르간까지 가는 좁은 버스에서 우리는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났다. 이제 현지인이 되어가는건지 전처럼 사람들을 경계하지도 않고 그들에게 주눅들지도 않는다. 말을 걸면 안되는 손짓발짓하며 대화를 시도하고 맛있는게 있으면 나눠먹기도 한다. (보라, 이 엄청난 나의 생존능력. -_-v) 덜컹이는 버스안에서 중국어, 위구르어, 영어, 한국어 어느것도 제대로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참 많은 대화를 했다.


우리 옆자리에 앉았던 이 사람의 국적은 과연 무엇일까?! 하얀 피부에 크고 오똑한 코. 당연히 유럽쪽에서 왔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난 반갑게 말했다. 'Hi~' 하지만 이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은 'Ni hao'였다. 그렇다. 이 사람 중국인이란다. -_-;;;; 그것도 위구르족.

우리 앞쪽에 앉았던 사람들은 중국 남쪽지역에서 왔다는 대학생 여행객이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굉장히 반가워했다. 대학생들이라서 그런지 어색한 영어로 대화가 가능해지자 괜시리 신이났다. 우리의 화제는 '일본'이란 나라였다.

중국인이 가지고 있는 반일감정은 과연 우리의 그것보다 더 심했다. 일본 이야기를 하며 흥분하는 이들때문에 괜시리 쏴~했던 기억이... (아마 우리가 일본인이라고 하면 차에서 내리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ㅠ.ㅠ)

갑자기 내 앞에 청년이 디지털 카메라를 보여준다. 그것은 중국회사에서 만든 중국의 제품이다. 물론 일본의 디지털 카메라가 우수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자신은 절대로 일본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의 제품이 정말 좋지 않다면 자신은 한국제품(삼성)을 사려고 했단다. 하지만 중국제품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고 그래서 자신은 중국제품을 사용한다고 했다.

품질은 조금 떨어지지만 국산품을 애용해야 자국의 기술이 보다 발전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곧 일본의 기술을 중국이 앞설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당당해 보였다. 갑자기 내 손에 든 니콘 카메라가 부끄러워졌다.

우리는 '반일'를 외치면서도 니콘, 소니에 열광하지 않는가?! 반미시위를 하는 대학생들의 셔츠에 많은 '말'들이 뛰어놀고 있다. 무엇이 진정한 애국인가를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 날이었다.
유럽인처럼 생긴 그가 적어 준 그의 이름(위쪽)과 나의 이름(아래쪽) - 위구르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