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를 하고 무려 4달을 기다렸더니 공연날 아침까지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평소 공연을 앞두고 아무것도 집중하지 못할 정도로 설레였었는데... 국립극장으로 오르는 버스 안에서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자 슬슬 불안했다. 이러면 공연을 100% 즐길 수 없는데.... 하지만 걱정은 거기까지_! 해오름앞에 서니 머릿속엔 온통 고양이 생각 뿐이다. >_<!!!
오랜만에 부지런을 떨어인지 공연시간을 무려 20분 앞두고 도착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좌석의 위치를 (이미 외우고 있었지만...) 다시 한번 확인하며 여유를 부렸다. 호호_ 관객들을 위해 볼 거리들을 많이 준비하긴 했구나. (근데 DVD 18,000원 / CD 20,000원은 완전 바가지다! 난 둘 다 반가격에 산 것 같은데 말이지...) 여튼 이제 입장~!
캣츠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자리 선정이 아주 중요하다. 고양이들이 (어째 '배우'라 하는 것보다 '고양이'란 표현이 자연스러운걸까...;;; ) 객석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때문에 1층 + 통로쪽 객석이 로얄석이다. 이번 공연은 고양이들이 1층 뒷문을 이용해서 막이 오르고 뒤쪽부터 술렁이기 시작했다. 앞줄 통로에 앉은 나는 고양이들의 애교(?)를 받아주느냐 바빴다. ㅋㅋ;;
캣츠는 각양각색의 고양이들이 살아온 독특한 인생을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생김새가 다르듯이 그들은 각자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다. 축제를 통해 다른 고양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데, 하나하나의 이야기에 따라오는 고양이들의 반응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엇보다 진짜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배우들이 인상적이다. 분장과 의상뿐 아니라 고양이 특유의 신비로운 느낌과 유연하고 관능적인 춤은 '고양이'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 미스토펠리스(마법사 고양이)와 럼 텀 터거(반항아 고양이)가 인상적이었다. 마법사 고양이는 기계체조처럼 절도있으면서 유연한 동작 때문에, 반항아 고양이는 역시 Look&Feel이 좋아서... ㅋㅋㅋ (DVD속 럼텀터거가 더 섹시한 것 같긴 하지만...)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작품 속 주인공은 고양이지만 결국 우리들의 삶을 보는 것 같다는 것... 그들만의 공간에서 그들만의 룰을 가지고 살아가는 고양이들.. 우리와 다른 점이라면 그들은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고, 서로를 보듬을 줄 안다는 것이다. 이기적이고 내 목소리만 높히는 우리는 언제쯤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을까?! 우리가 '고양이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들을 본받아야 하기 때문은 아닐런지...
+ 주의사항 중에 '고양이를 때리지 말아주세요.'란 문구가 있다. 불쌍한 고양이... ㅠ_ㅠ
+ 국립극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구조가 별로다. 경사도가 너무 낮아서 목이 아플정도니..;;
+ 무대에 커튼이 없어서일까? 커튼콜이 없었다.
혹시나 하는 바음에 기더렸는데 머리끝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너무행..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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