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색을 가지고 있다. 이는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난 조금 막 나가는 스타일이다.
나의 여행 준비는 아주 심플한데 목적지를 정하고 항공권을 구입하면 끝!이다...;;
그럼 남는 시간은 뭐하냐고? 다른 사람들이 루트 짤 시간에 난 여행지의 역사와 예술에 대한 책과 다큐멘터리 그리고 요즘 뉴스를 본다. 아주 진지하게~ 집중해서~
하지만 이번 여행은 나름 좀 준비를 했다. 당장 들어가는 것부터 만만치 않았으니까..
나처럼 귀차니즘 말기에 해당하는 여행자를 위해 티벳 여행전에 꼭! 확인할 내용을 정리해본다. (2007년 8월 성수기 기준)
01. 기차? 비행기? 버스? 어떻게 가지?
11일의 휴가계에 결재가 떨어지는 그 순간부터 난 티벳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연구하느냐고 머리에 쥐가 날 뻔했다. 티벳에 들어가는 방법은 기차, 비행기, 버스 등이 있다.
비행기는 편하고 빠르지만 비싸고, 버스나 기차는 저렴하지만 시간이 오래걸린다. 개인적으로는 오르는 길이 예술이라는 버스나 하늘위로 달린다는 칭짱열차를 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인지라 눈물을 머금고 비행기를 선택했다.
비행기로 가는 정석은 '인천->청두(chengdu)->라싸'이다. 청두에서 라싸로 가는 항공은 하루에도 10개가 넘으며 비용적인 면에서도 가장 저렴하다. 중국 국내선은 www.elong.com에서 예매가능하다. 라싸로 가는 항공의 정가는 1630위안인데 (1500+130 tax) 비교적 여유가 있어서 현지에서 구매해도 큰 문제는 없을듯하다. 그러나 청두로 나오는 항공은 꼭 미리 확인해야 한다.
티벳이 중국내에서 손꼽히는 관광지가 되다보니 항공 할인폭이 아주 작다. 한번은 이롱에서 특가로 600+130에 판매한 것을 본 적 있는데 매진되서 눈물을 흘렸었다. ㅠ_ㅠ 수시로 체크해보자!
인천에서 청두로 가는 비행기는 OZ, CA 2개인데 무려 60만원대. 다행히 우린 CA 특가를 단돈 37만원(tax포함)에 구입했다. 부지런한 이가 싼 표를 잡을지어다_!!! 특가항공을 꼭 잡아라_!!! (OZ는 매일, CA는 월목금만 운항 / 성수기엔 한달전에도 대기;)
화제가 되고 있는 칭짱열차에 대해 조금 덧붙이자면 성수기에 표를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이다. 812위안인 '북경->라싸'행 잉워는 많게는 500위안 윗돈이 붙어 거래된다. 1312위안이면 비행기와 비슷한데 그것도 없어서 난리랜다. 라싸에서 만난 이들은 죄다 잉쭈어로 왔다고 했다. ㄷㄷㄷ;;;
북경에서 라싸까지 기차로 48~52시간정도 걸린다. 성도나 시안에서 출발하면 좀 덜 걸릴까 생각해 봤는데 어디서 출발해도 비슷비슷하다. 달리는 길이 다른 것 같다. 한국에서 들어가는 항공료를 고려했을때 칭짱열차를 타기 가장 좋은 곳은 북경이다. (윗돈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02. 퍼밋_ 퍼밋_ 그놈의 퍼밋!
비행기로 라싸에 들어가기로 했다면 퍼밋은 반드시 받아야 한다. 외국인이라면 항공권을 구입할 때, 공항에서 나갈 때 퍼밋제시를 요구받기 때문이다. 처음엔 청두에서 직접 받으려 했는데 절차도 까다롭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해서 '서안 도우미 민박'에 맡겼다.
상황에 따라 퍼밋이 나오는 시간의 차이가 있는데 대체로 열흘정도 걸린다. 라싸가는 항공권은 현지에서 구매 하더라도 퍼밋은 꼭 미리 받아두자! 참고로 퍼밋은 원본/사본 관계없이 유효하다.
기차나 버스로 들어오는 경우에는 운에 달렸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여행자는 북경에서 칭짱을 타고 온 사람들이었는데 퍼밋을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퍼밋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달라고 난리난리였다. ㅋㅋ) 일단 라싸에 들어오면 퍼밋을 보자는 사람은 거의_ 아니 없다. 육로로 라싸에 간다면 모험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퍼밋 요렇게 생겼다. (다음장은 여행자명단이다.)
가능하면 퍼밋없이 질러보자! 왜? 퍼밋 꽤 비싸다.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7만원에서 10만원을 넘기기도 하는데 (원래 정석은 1500위안인가라고 들었던 기억이..ㅋ) 이 돈은 티벳 발전보다는 중국 정부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하는 역할을 할 뿐이기 때문이다. (티벳 내부에 초 비싼 입장료도 모두 마찬가지) 게다가 받기 위한 절차와 시간은 아주 복잡스럽다.
03. 티벳을 미리 알고 싶다면?!
여행 전,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던 부분은 역시 역사와 문화 그리고 현재 상황을 알아보는 것. 뭔가 신비한 느낌이 가득한 곳 티벳.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나의 여행 철학에 의해 준비했던 것은 두 편의 영화와 몇 권의 책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티벳으로 집중시켰던 영화'티벳에서의 7년.'과 '쿤둔'. 짧은 시간에 티벳의 문화와 근대사에 대한 지식을 쌓기 좋다. 개인적으로 '티벳에서의 7년'은 왠만하면 책으로 읽으라 권하고 싶다. 정말 솔직한 작가의 이야기가 브래드피트의 멋진 얼굴로 미화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인도에서 생활하고 있는 달라이 라마의 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좋다. 전부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종교, 문화, 근대사를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나면 삼청동에 있는 '티벳박물관'에 가보는 것도 좋겠다. 요즘같이 날씨가 좋은 날엔 꼭! 카메라를 하나 들고서!
04. 고산병에 대한 마음의 준비
걱정했었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하산(?)했다는 사람도 봤기 때문에...
하지만 난 여행하는 동안 고산병은 커녕 너무 멀쩡해서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라싸에 올라보기 전까지는 누가 얼마나 고생할지 아무도 모른다. 너무 준비하지 않는 것도 문제고, 너무 소심하게 쪼는 것도 문제다. 그냥 담담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처럼 너무 욕심내지 말고 조금 여유있게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고산병에 걸려 비실댔던 기억도 나중엔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테니까...
하루 이틀 까먹으면 어떠랴, 고산병도 한국에선 절대 겪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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