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당신의 휴대폰, 꺼두셔도 됩니다.
비상사태를 대비해 로밍한 핸드폰을 가져갔지만 이 녀석의 역할은 시계정도... (SKT 라싸 시내에서 아주 잘~ 터진다. 허나 라싸를 벗어나면 통화권이탈..;;;) 여행지에서 휴대폰없는 생활은 불편함 보다는 과거의 향수에 젖을 수 있어서 좋다. 뜯어낸 노트에 손으로 메세지를 남겨 본 것이 얼마만이던가!
바냑숄 게시판 앞에서..
대부분의 숙소에 준비되어 있는 게시판에는 이 곳을 거쳐간 여행자들의 흔적들로 가득하다.
동행자 구함, 숙소홍보, 여행정보 공유, 특정인에게 보내는 메세지까지... 다양한 언어로 가득한 게시판을 보면 라싸를 찾은 수 많은 여행자들을 만나는 것 같아 좋다.
숙소 게시판은 항상 동행을 구하기 위한 메모로 가득하다!
난 현지에서 만난 이들과 '약속정하기'용으로 게시판을 이용했다. '몇시에 이리로 올게요, 맥주나 한잔 하죠!.', '내일 새벽에 바코르로 나오삼!' 등등... 중국어와 영어로 가득한 게시판에서 한국어로 내게 보낸 메세지를 발견했을때 기쁨이란!
그림까지 그려넣은 멋진 메모 하나!
02. [PART 1] 100배 즐기기를 믿으면 100배 해멘다.
이상하게 여행가는 사람은 많은 듯 싶으나 제대로 된 가이드북이 없는 동네가 티벳이다. 론니플래닛이 유일한데 한국어 번역판이 없다. (물론 영문판은 꽤 괜찮은 편) 안습한 상황속에 선택한 것은 '중국 100배 즐기기'였다. '일본 혼탕사건'도 있고 달랑 10장이라 내키지 않았지만 국내 가이드북은 정말 아무리 찾아도 없다고!!! 게다가 론니는 수입판이라 너무 비싸.. ㅠ_ㅠ
네충&데뿡사원에 가려면 닛산 매장 맞은 편에서 내려야 한다.
도보 15분. 절대 속지 말자. 은근 시간 걸린다.
다행히 네충사원가는 푯말이 있다!
사원의 입구로 추정되는 곳에서... :)
네충사원은 나라의 중대사를 결정하는 신탁을 모시던 곳이다. 달라이라마 14세의 자서전을 보면 신탁은 그가 인도로 망명할 날과 길을 알려줬다고 했다. 똑같은 사람인데 정말 신기하지 않은가! 뭔가 놀라운 힘을 가진걸까?
푸른 하늘이 눈부신 날!
03. [PART 2] 100배 즐기기를 믿으면 100배 해멘다.
'네충사원에서 도보 15분' - 나를 제대로 숨가쁘게 만든 문구다!
네충 사원을 나와 데뿡 사원으로 가는 길을 찾았다. 사원에서 뛰어노는 꼬마들이 방향을 알려준다. 크크, 귀여운 것들_!
데뿡사원 가는 그림같은 길. 경전을 써 놓은 돌과 야크뿔들이 가득하다.
드디어 데뿡사원 안으로 고고씽!
나는 벽샷이 좋아요~ :)
어디론가 향하는 승려들을 따라서..
이 것이 바로 교리문답! (오후 3시)
진지하다기 보다는 여느 학교처럼 시끌벅적한 분위기로 한 시간이나 계속된다.
교리문답을 구경하는 것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이마에 땀이 맺혀가며 목에 힘줄을 세워가며 이야기를 나눈다. 뭔가 큰 동작을 하기도 하는것이 왠지 체육시간같은 느낌이다.
타인의 시선을 느낀 것일까 꼬마 승려가 다가와 이런저런 설명을 해준다. (물론 중국어. ㅠ_ㅠ) 붉은 승려복이 아직 어색한 그는 10살도 되지 않은 것 같다. 이 아이는 왜 승려가 되었을까? 평생을 사원에서 보내야 할텐데... 무엇이 이 어린 아이를 산 속으로 불러들인 것일까?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는 내 등뒤로 그의 편안한 웃음이 들리는 것 같았다. 이 편안함 때문에 선택한 길일까?
이 높은 곳까지 오체투지하며 올라온 할머니.
데뿡사원에서 내려다 보니... (높다.)
오전에 왔는데 어느새 오후 4시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우리는 지친 발길로 사원 밖으로 나가는 출구를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 (ㅠ_ㅠ 표지판이 없어요.) 우연히 발견한 양떼들을 따라가다가 드디어 출구 발견! 캄사합니다. 엉엉. ㅠ_ㅠ 그런데... 헉! 여긴 출구가 아니라 입구잖아! @_@;;; 난 요상한 쪽문으로 들어온 것이다. 입구에서 보니 친절한 사원 안내도도 있고, 화살표도 있다. 난 그것도 모르고... OTL
매표소가 있었다. 55위안이던가.. 난 안냈다. -_-;;
네충&데뿡 사원에 갈 때, 꼭 기억하라! 먼저 데뿡사원으로 트럭이나 미니버스등을 타고 올라간 뒤에 네충사원으로 천천히 걸어 내려오라. 거꾸로 했다가는 제대로 낭패본다. ㅠ_ㅠ (6시간동안 길을 잃고 해멘 기억이...)
04. 주인을 잃은 화려한 궁전, 노블링카
데뿡 사원에서 너무 열심히 걸었던 탓일까... 몸이 늘어지는 것 같다. 눈앞에 보이는 택시를 잡아타고 노블링카로 향했다. 택시 안에서 어느정도 체력을 회복하고 나니 보이는 노블링카 입구.
'티벳에서의 7년'이나 '망명지에서의 자유'를 읽으면 노블링카를 종종 만나볼 수 있다. 티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달라이 라마 14세에게 뭔가 특별한 장소로 기억된 것일까?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다.
화사하게 꾸며진 노블링카
불과 얼마전까지 누군가의 휴식처였던 이 곳에 동물원이 생기고 관광객을 가득 채운 관람차가 돌아다니는 것이 왠지 슬프다. 옛 주인은 이제 들어올 수 없는 이 곳을 우린 단돈 60위안에 마음껏 거닐 수 있다는 사실이 왠지 아이러니하다. 노블링카는 가장 밝고 화사하고... 가장 외로운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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