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ASIA/티벳 Tibet

[Tibet, 2007] 5시간, 쌈예로 가는 길 위에서... (Samye)

빛나_Bitna 2007. 10. 31. 16:11
01. 순례자들 사이에 묻혀 쌈예로 가다_!

쥐 죽은 듯 조용한 숙소. 굳게 닫혀있는 문을 열기 위해 곤히 잠들어있는 숙소 아저씨를 깨웠다. ('Good EARLY morning~!'을 외치면서...) 발걸음을 재촉해서 바코르 광장에 도착. 사람들 속에 보이는 낯익은 얼굴! '일찍 일어났네요, 안 오시는 줄 알았어요.' - 오늘 우린 세라에서 만난 부산 사나이들과 쌈예사원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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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 바코르에 가면 쌈예로 가는 버스가 있다.

아침 6시, 바코르엔 쌈예와 간덴으로 가는 순례자들이 가득하다. 눈이 반쯤 감긴 여행족들도 간간히 눈에 띄는데 모두 간덴으로 가는지 쌈예로 가는 버스에 관광객이라곤 우리 넷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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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날이 밝았다.

포장도로에서도 덜컹거리는 신기한 버스를 타고 얼마나 달렸을까.. 꾸벅꾸벅 졸다가 깨보니 어느새 날이 밝았다. 들어오는 햇살을 따라 창밖으로 눈을 돌렸더니 어이쿠! 그림같이 펼쳐진 창 밖 풍경에 다들 할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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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강, 산...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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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예사원으로 가는 길도 역시... 만만치 않다. 오른다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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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처럼 고운 모래가 흩날리는 신기한 지형.



02. 그녀가 나에게 전해준 달콤함.

얼마나 달렸을까... 갑자기 버스가 서더니 비구니 스님 4명을 태운다. 이 분들 쌈예사까지 걸어가는 길이었단다. (그 분들을 태우고 2시간이나 더 달렸는데.... ㄷㄷㄷ;;;)
빈자리를 찾으시던 스님과 눈이 딱 마주쳤다. 성큼성큼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떡하니 정 가운데 앉아버리는 그 아니 그녀. (우리는 버스 맨 뒤에 사이좋게 4명이 앉아있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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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한 손에 참파를 꼭 쥐고 있었다.

얼떨결에 이산가족이 되어 버린 우리 넷의 눈동자는 가운데 앉은 그녀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티벳에서 승려들을 수백명은 보았건만... 무엇이 내 눈길을 그리 붙잡았을까...?!  
강렬한 티벳의 하늘아래 까맣게 그을린 손과 얼굴, 신분을 보여주듯 짧게 자른 머리카락, 야크버터 향이 진하게 베여있는 다 닳아버린 옷... 한참 멋을 부릴 나이일텐데 남자인지 여자인지 성별도 잘 모르겠다.

어이쿠! 몰래 셔터를 누르다가 들켜버렸다. 당황스런 표정을 짓는 내게 그녀는 천진난만한 미소와 함께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준다. 내 손에 쥐어진 오렌지 맛 사탕 하나. 강렬한 태양때문인지 다 녹아 있었지만 달콤했다.

창 밖에 멋진 풍경만 나오면 나를 부르며 사진을 찍으라 소리치던 그녀_
내 선글래스에 비친 자기 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그녀_ 잘 가라고 손을 흔들던 그녀_
이제 우리나라의 10대들에게선 찾아보기 힘든 순수한 미소를 따라 나도 웃어본다.
그녀가 내게 준 오렌지맛 사탕이 더 달콤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우리는 5시간을 달려 쌈예사원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