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ASIA/티벳 Tibet

[Tibet, 2007] 때묻지 않은 웃음을 향해 손을 뻗다. (Tsetang)

빛나_Bitna 2007. 11. 27. 16:18

 쌈예에서 라싸로 돌아오는 버스는 출발할 때와는 달리 체탕에 들른다. 정확한 목적을 알 수 없지만 버스 안에 순례자와 관광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훌륭한 일정이다. 브라보!!!

버스 안에서 본 체탕 시내는 중국느낌이 가득하다. 곳곳에 자리한 중국 음식점, 엄청난 양의 자전거, 중국은행 등등_ 다시 한번 느낀다. 티벳이 이젠 중국땅이라는 사실이... 지난 60여년간 엄청나게 많이 변화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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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란드룩(창주사) 앞에서...

시내를 빠져나오니 바로 시골길이 펼쳐진다. 다행히(?) 이 곳은 아직 티벳의 느낌이 묻어난다. 양떼와 야크떼를 피해 길 한쪽에 버스가 섰다. 넓고 한적한 길에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는 낡은 건물_ '휴게소인가?' 하고 내렸던 나를 깜짝 놀라게 했던 것_ 맙소사! 이 곳이 바로 트란드룩(창주사)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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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란드룩 입구엔 과일파는 자전거가 전부였다.

트란드룩은 '티벳 최초의 법전'으로 알려져 있다. 티벳에서 종교(불교)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이 곳이 가진 가치도 엄청날 것이다. 허나 내 눈앞에 보인 트란드룩은 너무나도 낡고 초라했다. 번듯한 매표소나 안내문하나 없다니... 이건 너무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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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조용한 사원 안쪽.

 텅 빈 거리에 홀로 서있는 사원엔 사람의 발길도 뜸했다. 우리와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사람외에는 아무도 없었으니까... 긴 버스 여행에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사원 앞에서 바나나를 한 송이 샀다. 그런데 어디선가 꼬마들이 달려나온다. 구걸하는 꼬맹이들도 오랜만에 보니 반갑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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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하나에 꼬맹이 모델 섭외! ㅋㅋ

간만에 보는 외지인이 반가운건지 우리 손에 들린 바나나가 반가운건지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우리를 쫓아온다. 구걸하는 꼬마들을 항상 외면하는 나였는데 간만에 만난 아이들이 반가워서 바나나 몇개를 건네주었다. 보통 도시에서 만난 꼬마들은 뭔가를 주어도 돈을 줄때까지 집요하게 따라붙는데 이 곳 아이들은 작은 바나나 하나에 만족한다. 후훗_ 귀여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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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어찌나 좋아라 하던지.. :)


조용한 사원안에 그들의 웃음소리가 크게 울려퍼진다. 조용한 사원에 활기를 불어넣듯이... 아이들의 웃음은 긴 버스 여행으로 지쳐버린 우리에게도 에너지를 채워주는 것 같다. 사진도 찍고 바나나도 먹고... 내게 손을 뻗는 꼬맹이의 까만 손을 잡아주었다. 때묻지 않은 순수한 아이의 웃음을 다시 한번 보고 싶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