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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bet, 2007] 급할수록 좀 쉬었다 가는건 어때? (Lhasa)

빛나_Bitna 2007. 12. 16. 16:05
01. 민항 매표소를 부여잡고 울다.

1박 2일간 시가체에 가려고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했다. 그 전에 민항 매표소에 들렀다. 그런데 이.럴.수.가.!!!!! 우리가 원하는 날부터 이틀간 first class뿐이라고!!!!! 들어올 때는 항공기는 엄청 많았었는데...;;; 외부로 나가는 기차표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비행기도 덩달아 full이 된댄다. 이런 기본적인 것을 놓치다니... OTL
 
눈물을 머금고 무려 10만원이나 비싼 first class를 사려는데 좀 전까지 있다던 표도 어느새 사라져 버린것이 아닌가!!!!! OTL 초조함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내 주변에 암표상이 서성인다. 하지만 매표소에서 한장도 없다던 표가 있다는 것도 그렇고 차를 타고 사무실로 가자고 하는 것도 영~ 수상하다. (말도 안통하고.. ㅠ_ㅠ) 

어떻게 돌아가나 막막하다! 그런데 옆에서 들려오는 한국말. '무슨 일이세요, 도와드릴까요?' 눈앞에 기적처럼 나타난_ 중국어를 초 잘하시는 한국분! 상하이에서 공부하는 학생아닌 회사원이라는 두 분 덕분에 우린 무사히 암표를 끊을 수 있었다.

민항 매표소에서 씨름했더니 벌써 점심시간. 시가체행을 포기하고 두 분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점심도 사주셨다. 완전... 완전... 감사합니다. ㅠ_ㅠ) 랜드크루져를 빌려 놓으셨다며 내일 남쵸에 같이 가자고 하신다. 하하_ 이번 여행에선 유난히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구나.

오늘의 교훈 - 라싸에 가면 외부로 나올 교통수단을 가장 먼저 확인하자! 비행기든_ 기차든_


02. 라싸에서 보내는 여유로운 하루.

잔뜩 실망한 표정으로 다시 숙소로 돌아갔더니 Sherab(숙소 아저씨)이 이유를 물어온다.
오전에 있었던 일을 말해주니 씨익 웃고마는 그_ 다시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렀다. 그동안 쉬지않고 움직인 나에게 주어진 텅~빈_ 아무 일정없는 하루가 낯설다.

뒹굴뒹굴.... 데구르르.... 이제 우리 뭐하지?!

창밖으로 눈부신 라싸의 햇빛이 들어오고, 사람들의 대화소리,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라싸에 있던 몇일동안 작은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었나? 벌떡! 작은 가방을 챙겨들고 방을 나왔다. 오늘은 동네를 거닐듯 라싸 시내를 돌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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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승려들. 라싸 돌아보기 시작!


03. 포탈라궁 주변을 걷다. 여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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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포탈라궁.

인력거가 포탈라 앞에 도착했다. 입장 제한이 있어서인지 다른 곳에 비해 붐비지 않는다. 오늘은 앞서 걷고 있는 순례자들을 따라서 천천히 포탈라궁 주변을 돌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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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라를 바라본 왼쪽에 입장할 수 있는 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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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지어 늘어선 마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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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흔적 + 사람들의 흔적이 담겨있다.

포탈라의 엄청난 크기를 보여주는듯 담장을 둘러싼 마니통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쯤되면 한번 읽어보고 싶단 생각도 싸악 사라져 버린다.) 세월의 흔적과 사람들의 손길때문에 황금색이 바래있지만 누군가 돌보는 손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파손된 것 하나 없이 빙그르르 잘 돌아가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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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담공원에서 본 포탈라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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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라궁 뒤에는 용왕담 공원이 있다. 큰 호수가 있고 길이 잘 다듬어져 있어서 산책하는 이들도 많고 누워서 광합성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 나무 그늘아래 중국인들은 마작에 빠져있다. 이른 아침에는 태극권을 즐기는 이들로 북적일 것 같은 심히 중국스런 느낌 가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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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보면 경사각이 장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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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퀴 돌아서 다시 제자리로!

만나는 이들에게 손을 모아 인사하고, 꼬마들에게 힘차게 손을 흔든다. 이 곳엔 사람들의 평범한 하루가 있다. 요 몇 일, 난 뭔가 특별한 경험을 하려고 스스로를 너무 들볶은 것 같다. 업무 처리하듯이 정해진 시간, 정해진 일정을 칼같이 맞추려 하다니... (옛날엔 안그랬잖아!!! ㅠ_ㅠ)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 포탈라궁을 바라보았다. 푸른 하늘에 닿을 듯 솟아있는 티벳의 상징. 맘이 한결 가벼워진다. 그래_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저 커다란 건물 하나만으로도 충분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