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엘공원 가는 길
바르셀로나 시내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구엘공원.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바르셀로나 시내와 멀리 지중해까지 보인다던데 입구에 보이는 것은 푸른 나무 뿐이었다. 입구에 매표소도 없다보니 (입장료가 없기 때문에!)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과 지도를 펼쳐든 관광객들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을 따라 공원안으로 들어섰다.
바닥에서도 볼 수 있는 가우디의 흔적
가우디 박물관 (@구엘공원)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분홍색 건물은 바로 가우디 박물관이다. 과거에는 가우디가 살았던 곳으로 내부에는 그가 사용했던 가구를 비롯한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공원안에서 유일하게 입장료를 내는 곳이었지만 망설이지 않고 들어갔다.
럭셔리한 가구들
가우디는 원래 이 지역에 스페인 부유층을 위한 전원주택단지를 지으려 했다고 한다. 그래서 박물관 안에 놓여있는 화려한 살림살이들과 고급스런 내부 설계에서 처음 이 건물을 설계한 의도를 볼 수 있다. 자금난으로 철수할 수 밖에 없었지만 본래 계획대로 화려한 건물들이 공원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철저한 보안때문에 이렇게 가우디의 흔적을 보러 오는 것도 불가능했겠지?
가우디의 느낌이 가득한 실내
화려한 내부만큼 눈길을 끄는 것은 가우디가 직접 디자인한 가구. 곡선의 미를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의 가구들. 요즘 가구점에 가도 찾기 어려울 것 같은 과감하고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까사밀라에서도 보았던 의자가 또 한번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구점에 가서 사진을 보여주면 만들어줄까?', '저 의자를 집에 들여다 놓을라면 집이 꽤 넓어야 할텐데 괜찮을까?'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본다.
어딘가 불안정한 석굴
박물관을 나와 발길을 옮기던 중에 만난 인공 석굴. 아무렇게나 무심하게 쌓아올린 것 같은 돌기둥과 석굴 천장이 살짝 기울어져 있었는데 어딘가 모르게 불안해 보였다. 방금 보고 나온 분홍색 건물에는 공주님이 살고 있을 것 같고, 이 석굴에는 나쁜 마녀가 살고 있을 것 같다. 누군가는 신비로운 분위기라던데 내겐 유령의 집에 온 기분이었다. 밤에 오면 왠지 오싹할 것 같다. >_<
시민들의 쉼터, 구엘공원
화려한 벤치
벤치에서 한 컷!
광장에 드러서자 드디어 바르셀로나 시내가 보인다. 공원을 찾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도 보이고! 곡선으로 만들어진 벤치에 타일 장식이 햇빛을 받아 더욱 반짝인다. 시선을 잡아끄는 그 화려한 모습에 반한 사람들은 뜨거운 태양도 아랑곳하지 않고 벤치에 몸을 눕힌다.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과자집을 떠올리게 하는 건물 2개는 주택단지를 관리하는 경비가 머무는 거처와 관리실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관리할 주택이 없는 지금은 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사진 배경이 되고 있지만... 동화책 삽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아이스크림 콘을 연상시키는 지붕이 내 눈앞에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공원에서 가장 인기있는 이 아이!
구엘공원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계단. 그리스 신전을 연상시키는 기둥들과 그 위에 살짝 오바스럽게 얹어진 지붕, 위태롭게 기울어져 있는 나선형 계단 그리고 그 위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모자이크까지.. 각각의 요소들을 뜯어보면 그 어디에도 '조화'는 없는데 합쳐놓고 보니 묘하게 잘 어울리는 것이 그야말로 '가우디답다'...랄까..?
구엘공원 인증샷!
이 공원을 설계할 때 가우디는 자연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땅을 고르지도 않았다는데, 그 땅에 세워진 건물과 조형물들은 전혀 자연스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가우디다운 작품들이 자연과 어우러져 초현실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것이고, 예나 지금이나 이 공원을 찾는 사람들은 스페인이 낳은 천재 건축가 가우디를 기억한다는 것이다. 가우디는 구엘공원에 주택단지를 완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사람들이 이 공원을 가우디의 가장 훌륭한 작품 중 하나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시내 북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관람 후 동선을 만들기 좋다. 지도를 보고 구엘공원부터 바다까지 가다보면 왠만한 바르셀로나의 스팟들은 다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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