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거리를 걷다보면 삼삼오오 모여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도대체 무슨 구경거리가 있길래 이렇게 모여있나 싶어서 가까이 가보면 대부분이 축구중계를 보는 사람들이다. 남녀노소 어찌나 집중해서 보는지 자신이 길을 막고 있다는 것도 잊어버린 것 같다. 자기집 거실에서 중계를 보고 있는 듯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은근 재미있다. 내가 스페인으로 떠났던 것은 2010년 여름.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한창이던 시기였다. 게다가 다들 알겠지만 지난 월드컵 우승국가는 스페인이 아니었던가! 덕분에 여행기간 내내 스페인은 축제였다. 모든 음식점에서는 월드컵 경기를 중계하느냐 정신이 없었고, 특히 스페인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저녁식사를 위해서 몇 시간전부터 자리를 잡아야 했다. 스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