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보트의 하룻밤은 생각보다 편안했다. 걱정했던 것과 그리 덥지 않았고, 모기도 없었으니까. 인도를 여행한다면 지겹도록 먹게 될 메뉴 '버터&잼 토스트'로 아침식사를 하며 강 위의 풍경을 바라본다. 어부들은 간밤에 내려놓은 그물을 끌어올리며 하루를 시작한다. 샤워를 하고 짐을 싼다.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었는데 이상하게 짐을 챙기는 손에 힘이 빠지는 이유는 못내 떠나기 싫은 아쉬움과 배에서 내리면 호사는 끝이 나고 우리는 다시 길고 긴 이동의 길을 떠나야 한다는 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우리의 다음 여행지는 인도 대륙의 최남단(지도를 보면 가장 남쪽에 뾰족하게 튀어 나와 있는)에 있는 도시 까냐꾸마리(꼬모린 곶. Kanyakumari)다. 보트에서 내리자마자 사람들에게 까냐꾸마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