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25

[2005-China] 여행을 마치며...

마음으로 느끼고 머릿속에 남기는 여행은 눈으로 보고 사진속에 남기는 관광보다 매력적이다. 똑같이 찍어내는 사진과 달리 사람의 머리와 생각은 다른 것을 보게 해주기 때문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 곳보다 깨끗하지 않고 편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여행을 마친 내게 중국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멋진 곳이 되어 있었다. 세상이 모두 지금 내가 있는 이 곳과 같다면 너무 심심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비싼 돈 주고 여행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어떻게 하면 여행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 이가 있다. 자고로 흔들리는 것은 마음뿐이다. 내가 있는 곳과 다른 세상을 인정하고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자. 그러면 내가 서있는 곳이 언제나 최고의 장소가 될테니까... 나는 중국에서 보다 여유로운 마음과 이해 ..

[2005-China] 이제, 쇼핑이다.

귀국을 앞두고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할 시기에 쇼핑을 빼놓을 수는 없는 법~!!! 유난히 빠르게 돌아가는 한국에서 한국적응능력을 기르려면 주변인의 도움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리버리한 눈으로 강남을 기웃기웃거려도 날 버리고 휙 가버리지 않도록 주변인을 잘 꼬드기려면(?) 약간의 기념품은 필수이니... 기나양의 조언에 따라 샀을 때 후회하지 않을만한 물건들의 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쇼핑의 시작은 동인당이라는 아주 커다란 한약방(?)에서 시작하였다. 집안에 꼭 구비해야 한다는 우황청심환을 비롯한 약간의 약들을 구입했다. (기나양은 전공때문인지 꼭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말 신기한 약들이 많았는데 딸기잼병 같은데 담겨있는 제비집에서 추출한 것이라는 것은 우리나라돈 몇백만원도 넘었다. (히끅...

[2005-China] 북경(Beijing) 두 번째 이야기

▶ 북해공원 -> 고궁 -> 쇼핑 ▶ 마지막 날 (쇼핑과 만찬 그리고...) 1. 북경에 돌아오다. 우루무치에서 북경까지는 3시간 30분쯤 걸렸다. (인천에서 북경까지 2시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은 참.... 크다. -_-;;;) 심하게 작은 비행기가 움직이는 것이 심하게 느껴져서 불안불안하긴 했지만 여튼 무사히 북경땅을 밟았다. 실크로드의 건조한 기후에 익숙해져 있었던 우리는 북경의 기후에 적응하기가 꽤 힘들었다. 마치 사우나에 들어온것처럼 습하고 후끈한 날씨. @_@;;; 공항에서 택시를 잡아 기나양의 마뇨호텔로 향했다.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과 자동차, 버스, 고층건물, 넓은 도로...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졌다. 불과 한달정도인데 모든 것이 낯설다. 과연 한국은 얼마나 많이 변해 있을까?! 2..

[2005-China] 북경으로 돌아오기

1. 신장에 갇힐 뻔 하다. 우루무치는 우리 여행의 마지막 도시. 이제 북경으로 돌아가는 일만을 남겨두고 우리는 고민에 빠졌다. 우루무치에서 북경까지 가는 기차는 무려 48시간 (2박 3일)이 소요되는데 이조차도 기차표를 구하는 것이 전쟁이랜다. 하지만 비행기는 단 3시간 30분이면 북경땅을 밟을 수 있단다. 그럼 날아가면 될 것을 왜 고민하는가?!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바로 돈. (비행기는 기차의 3배정도;;;) 약 3시간의 고민끝에 우리는 비행기를 지르기로 했다. 여행의 끝에 서서 2박 3일의 시간을 기차에서 보내며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여행의 막바지인지라 중국은행계좌의 돈이 다 떨어졌다. 그러나 우리에겐 카드가 있지 않은가?! 카드로 은행 ATM기기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얼라? 얼..

[2005-China] 중국에서 기차타기

중국, 12개의 도시를 돌아보며 우리가 주로 이용한 교통은 기차.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넓은 동네다보니 자가운전은 꿈도 꿀 수 없다. ) 우리나라에서는 자주 이용하지 않았던 교통수단이다보니 참 신기하고 낯선 것이 많았는데 나중엔 흔들리는 기차안에서 일기도 잘쓰는 엄청난 적응능력을 보여준 나였다. 1. 역무원의 엄청난 포스. 중국 공안이 무섭다고 하는데 의외로 중국의 경찰은 외국인에게 참 관대하고 친절하다. (특히 여자에겐;;;) 어설픈 중국어로 이것저것 물어보면 실실 웃으면서 참 잘도 안내해준다. 진정한 포스는 기차역에 표를 끊는 역무원에게서 느낄 수 있다. 표를 끊는 사람이 워낙 많은지라 이 분(?)은 언제나 과다 스트레스로 터질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조금만 꼼지락 거리다가는 천둥같은 ..

[2005-China] 우루무치 - 烏魯木齊 - Urumqi

긴 기차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한 우루무치 (북경까진 비행기로 이동했다.) 신장지역에서 가장 발달한 도시라는 이곳에 발을 딛은 우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역을 가득 메운 사람들, 하늘 높이 솟은 고층건물, 넓은 도로, 수 많은 자동차... 이것이 바로... 도시 도시 도시지~!!! 도시를 본 것이 과연 얼마만이던가... 우루무치는 '도시'라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놀라게 했던 그런 곳이었다. 북경, 상해에 비하면 위구르족이 많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여전히 한족의 비율은 높았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안에서 부유한 도시민은 결국 한족이라... 중국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은 이름만 '중국인'인 것인가?! 이 도시에 사는 소수민족들은 그동안 우리가 보아 온 소박하고 친절한 미소..

[2005-China] 타직족 가정방문에 나서다.

타슈쿠르칸은 신장지역 유일한 타직족 자치구다. 독특한 모자와 스카프 패션아이들은 너무 예쁘다. 인구는 4만. 종교는 이슬람교. 언어는 인도, 유럽계이며 위구르문을 통용. 반유목민 생활을 하며 산매를 숭배한다. 이들의 음악은 풍부한 선율과 화려하고 유창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복장은 솜옷과 자켓이 위주이며 빨간색을 좋아한다. 이들의 생활은 소박하고 근면하다. 또한 이들은 순박하고 선하여 밤에 문을 잠그지도 않을 정도다. 탸슈쿠르칸 벌판에서 뛰어놀고 있을 때였다. 한참을 벌판에서 뛰어놀다보니 드넓은 벌판 한가운데 있는 우리를 발견했다. 저 멀리 마을까지 돌아가자니 은근히 귀찮다. -_-;;; 어떻게 하면 숙소로 빨리 돌아갈 수 있을까 머리를 짜내던 우리의 귀에 경운기 소리가 들렸다. 아하하하... 브라보~!..

[2005-China] 당신은 애국자인가?!

중국은 한국인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이다. 작은 시골도시에서도 한국 드라마가 나오기 때문이 아닐까?! 비, 송혜교, 배용준, 장나라, 채림, 강타... 중국에서 먹히는 이들의 사진을 준비해 가면 여러모로 유용하다. (물건값 흥정에 아주 좋다. ㅋㅋㅋ) 타슈쿠르간까지 가는 좁은 버스에서 우리는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났다. 이제 현지인이 되어가는건지 전처럼 사람들을 경계하지도 않고 그들에게 주눅들지도 않는다. 말을 걸면 안되는 손짓발짓하며 대화를 시도하고 맛있는게 있으면 나눠먹기도 한다. (보라, 이 엄청난 나의 생존능력. -_-v) 덜컹이는 버스안에서 중국어, 위구르어, 영어, 한국어 어느것도 제대로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참 많은 대화를 했다. 우리 옆자리에 앉았던 이 사람의 국적은 과연 무엇일까?! 하얀 ..

[2005-China] 타슈쿠르간 - Tashkurghan

카스에서 또 다시 모험을 강행했다. 샤허에 갈때 이미 한번 경험해 본 적이 있는지라 이번 타슈쿠르간행은 꽤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무릎이 닿는 좁은 의자에 앉아서 가는 8시간쯤이야.. ㅋㅋㅋ) 비록 8시간 내내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했지만;;; 덕분에 창밖으로 보이는 그림같이 멋진 풍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 엉덩이가 아파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다. orz 타슈쿠르간은 정말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너무나 친절한 사람들과 어디를 봐도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진 그 곳. (정녕 아무렇게나 셔터를 눌러도 예술이 된다.) 끝없이 펼쳐진 들판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동물들, 낯선 외지인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는 사람들. -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았다. 인간의 욕심도 이기심도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 곳이..

[2005-China] 카스 - 喀什 - Kashi

카스란 도시는 가이드북 1장을 차지할 정도로 작은 도시였다. 자전거를 타면 하루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는 작은 도시. 하지만 이 작은 도시에 대한 나의 기대는 너무나도 컸다. 왜일까?! 왜 내가 그토록 이 작은 도시에 가보고 싶어했던 것일까?! 아마도 카스는 우리 여행의 가장 서쪽 끝에 자리한 도시이기 때문이리라. 카스에 도착한다면 우리는 이 험난한(?) 여행길을 꿋꿋하게 걸어오게 된 것이고 중국대륙의 끝에 선 나는 아마도 무언가 달라져 있을거라는 것. 이러한 나에 대한 기대가 도시에 대한 기대로 변한 것이리라. 카스를 떠나가는 기차안. 무거운 짐을 기차에 싣는 것도, 흔들리는 기차안에서 양치질하는 것도, 옆 침대 외국인에게 용감하게 말을 거는 것도 이젠 익숙하다. 작은 것이지만 난 분명 변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