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ral America 45

와하까 숙소 비추 - 엘 키호테 El Quijote (Oaxaca, Mexico)

* 숙소후기는 올리지만, 개인적으로 이 숙소는 강력히 비추합니다.* 우리가 와하까 숙소를 선택할 때 기준은 '편히 쉬는 것'이었다. 대륙이동이 끝나자마자 짧고 바쁜 쿠바 일정을 소화했고, 쉬어가고자 했던 멕시코시티에서는 여러가지로 제대로 쉬지 못했으니까. 솔직히 조금 비싼 가격이었지만 온전히 쉴 장소가 필요했고, 부킹닷컴에서 이 동네에서 1년간 가장 많이 예약된 곳이라는 번쩍이는 뱃지까지 달고 있으니 신뢰가 갔다. 두 층으로 되어 있는 숙소는 겉에서 봤을때는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는데 내부는 깔끔하고 넓었다. 층마다 쉴 수 있는 휴게공간과 1층에는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pc와 냉장고가 놓여 있었다. 체크인을 하자마자 숙소이용과 숙소에서 운영하는 투어, 그리고 주변 지도까지 설명해주는 주인내외는 꽤나 프..

@키코커,벨리즈 - 뭐? 멕시코로 돌아가라고?! (Caye Caulker, Belize)

벨리즈, Belize. 이름도 낯선 이 나라에 나는 3년 전부터 빠져있었다. 벨리즈로 가는 날, 설레임에 배낭의 무게도 잊은채 발걸음을 재촉하는 나란 여자. 그런데 국경에서 듣게 된 황당한 소리가 있었으니, > 너 비자 필요해. - 알아, 니네 국경에서 발급되잖아. > 응, 근데 우린 비자발급을 하지 않아. 지금 멕시코로 돌아가서 비자 받아와. - 뭐? 니네 대사관에 다녀왔는데 거기서 국경에서 비자가 발급된다던데? > 응, 그랬었지. 근데 비자스티커를 다 써서... 그래서 못해. - 뭐? 그럼 대안은 없어? > 대안? 그건 내 일이 아닌데? 비자스티커가 없어서 비자를 못준다는 어이없는 이유도 이유지만, '그럼 어쩌라고' 식의 무례한 이민국 직원은 내 속에 잠깐 죽어있던 성질을 돋구었다. - 그럼 니가 할..

멕시코시티 숙소 - 파노라마 호텔 (Mexico City, Mexico)

멕시코시티에서 우리가 숙소를 옮긴 몇 가지 이유는, 1) 예정보다 멕시코시티 일정이 길어졌는데 머물던 숙소에 방이 없어서, 2) 와하까로 가는 버스가 이른 아침이라 터미널 근처에서 택시로 이동하려고, 3) 다운타운 밖으로 살짝 나가니 숙소 가격이 싸져서 였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멕시코시티 북쪽에 있는 파노라마 호텔. 말이 좋아서 호텔이지 딱 모텔, 여관 수준이다. 로비는 제법 그럴싸했고, 예상을 깨고 리셉션 아저씨는 아주 익숙하게 영어를 구사하더라. 물론 모든 리셉션 직원이 영어를 하는건 아니더라. 가격표는 놀랍게도 우리가 머물었던 호스텔보다 1/3 정도는 저렴한 수준. 번지르르한 로비에 비해 방은 조금 낡고 오래된 느낌이 났다. 우리나라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았던 나무결무늬 장판이 먼저 눈에 들어왔..

멕시코시티 숙소 - Massiosare El Hostal (Mexico City, Mexico)

멕시코시티의 지하철은 꽤 훌륭하다. 서울만큼이나 많은 노선들이 색깔별로 예쁘게? 복잡하게 얽혀있다. 게다가 단돈 3페소(240원. 그러나 이제 5페소, 400원이 되었다.)에 즐겨줄 수 있으니 배낭족에게 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공항에서부터 지하철을 타고 시티에 입성한 우리 부부는 지하철 노선표를 보고 미리 예약한 숙소로 향했다. 많은 여행자 숙소가 쏘깔로 광장에 몰려있는데, 우리가 예약한 곳은 후아레스(Juarez)쪽에서 가까웠다. 지하철역에서 가까워서 찾기 쉬웠고, 바로 길 건너에 경찰박물관이 있어 매일같이 경찰아저씨들과 눈인사를 나누는 아주 안전한 그런 동네였다. 위치상에 문제는 호스텔이 건물 꼭대기에 있다는 것,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 건물 엘레베이터가 고장났... (꼭대기층이 4층인가 5층인..

@플라야 델 카르멘, 멕시코 - 마야의 신비한 우물 세노테 (Playa Del Carmen, Mexico)

우리에게 멕시코 바다를 즐기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유카탄의 변덕스러운 날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빠르게 변했고, 오후에는 어김없이 비를 선물했으니까. 이대로 멕시코의 바다를 떠나야 하는건가, 하늘이 야속하기만 하다. 비오는 날씨 때문에 해수욕도 못하고, 강한 바람 때문에 바다 다이빙도 못하고 (배가 안뜬다구!) 하지만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세노테 다이빙. 마야인들의 신비한 우물에서 즐기는 다이빙이라니 어떻게 놓칠수가 있겠어! 난생처음 시도한 민물+동굴 다이빙 자칫 위험할 수 있기에 안전수칙을 머릿속에 되새기면서 조심스레 신비한 우물에 몸을 던졌다. 동굴 천장을 타고 굴러가는 다이버들의 버블들, 동굴 곳곳에 남아있는 독특한 지형과 산호들의 흔적,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지점에 피어나는..

@칸쿤,멕시코 - 호텔로 둘러싸인 그들만의 캐리비안 (Cancun, Mexico)

멕시코 칸쿤. 어떤 사람에게는 꿈 같은 신혼여행지겠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연말 성수기 숙소대란'으로 어쩔 수 없이 머물게 된 도시였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 좋다는 바다나 구경하는게 어때? 설레이는 마음으로 우리는 바다를 향했다. 흐린 날씨도 우리를 막을 순 없지! 다운타운을 출발한 버스는 호텔존을 향해 달려갔다.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질거라는 기대와 달리 내 눈에 보이는 것은 호텔뿐이다. 한참을 달려도 바다는 보이지 않고, 결국 우리는 사람들을 따라 버스에서 내렸다. 사람에 휩쓸려 도착한 곳은 바다가 아닌 대형 쇼핑센터. 시내에서 20분 정도를 달려왔을 뿐인데, 여기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온갖 브랜드 매장으로 가득한 대형 아울렛 한복판. 양팔가득 쇼핑백을 손에 들고도 모자라 다른 매장을 찾아..

@산크리스토발,멕시코 - 도도하지만 예쁜 그녀, 자꾸만 보고 싶네! (San Cristobal de las Casas, Mexico)

산 크리스토발 (San Cristobal de las Casas) 이른 아침 야간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온몸으로 느껴지는 한기에 주섬주섬 옷을 꺼내입었다. 숙소로 찾아가는 길, 공포영화를 연상시키는 안개낀 도시가 정녕 여행자의 발걸음을 붙잡는 곳이 맞더냐! 해가 높아질수록 거짓말처럼 안개가 사라지고, 파스텔톤의 아기자기한 거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햇빛이 내리쬐는 산 크리스토발에서 오늘 아침의 그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분위기 좋은 식당과 카페가 가득한 거리에서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걸까 고민하고, 손재주와 음악솜씨를 뽐내는 자유로운 영혼들속에서 뭐라도 배워올걸 후회하고, 말을 타고 도시를 벗어나 독특한 토속신앙을 가진 마을탐험도 해보고 나니, 이제 알 수 있을 것 같다, 산 크리스토발의 매력을. + 아침..

@와하까,멕시코 - 박물관이 별 건가요? (Oaxaca, Mexico)

멕시코에는 유난히 박물관도 많고, 미술관도 많다. 와하까 역시 예외는 아니여서 크고 작은 박물관이 지도에 가득 자리하고 있었다. 멕시코시티가 그러하듯이. 그래서 지도를 품에 안고 나섰다. 우리도 가보련다, 박물관! 하지만 우리의 박물관 탐험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크리스마스 준비로 정신없이 분주한 시장이 나의 눈길을 빼았았고, 결혼식 현장의 행복한 신랑신부는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으며, 화려한 전통 의상을 차려입은 어예쁜 언니들에게 우리는 홀딱 반해버렸다. 광장 한쪽에는 나의 후각을 자극하던 커피 엑스포의 무료 시음행사까지 진행중이었으니! 결국 우리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박물관따위? 난 모르겠다. - 와하까에 4일이나 있었으면서 결국 박물관 하나를 못갔네. + 시장은 민속박물관, 결혼식은..

@와하까,멕시코 - 우리가 와하까를 사랑하는 이유 (Oaxaca, Mexico)

고대문명의 정교한 아름다움과 멕시코판 파묵칼레라는 석회암 지대도 너무 근사하지만 우리가 와하까에서 가장 사랑한 곳은 '11월 20일 (20 de Noviembre)' 시장이라네. 시장 속 북적북적한 인파를 뚫고 안으로 들어서면, 뿌연 연기로 가득한 곳이 있으니 이름하여 '까르네 아사다 (Carnes Asadas)' 고기굽는 골목 되시겠다. * 스페인어로 Carne는 Meat, Asada는 Grilled 연기가 자욱한 골목에서 먹고 싶은 고기를 고르고 자리를 잡으면, 고기가게 아주머니는 고기를 굽고, 야채가게 청년들은 순식간에 밑반찬을 세팅해준다. + 아... 매일매일 고기만 먹었으면 좋겠어. 충분히 행복할 것 같아. >_< - 남편, 우리 지금 매일매일 먹고 있거든?! 고기만 먹지 말고, 야채도 좀 챙겨..

@멕시코시티,멕시코 - 쿠바는 간지러움을, 멕시코는 두통을 (Mexico City,Mexico)

쿠바에서 멕시코로 점프! 멕시코시티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크고, 사람도 많더라. 거리에서 우리 부부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포장마차. 한블럭에도 몇 개씩, 메뉴도 가지각색, 멕시코는 길거리 음식의 천국이로구나! 길거리 타코에 눈길을 뺏기거나 생선,새우,게... 세비체 종류가 이렇게 많았나? 의문을 갖는 순간, 나의 목적지는 가버리는구나, 저기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하지만 멕시코의 첫 날이 마냥 아름다웠던 것은 아니다. 쿠바부터 계속된 이름모를 벌레(빈대로 추측)의 습격으로 급기야 배낭 속 모든 옷을 세탁했고, 겨우 2,000m 멕시코시티에서 고산병으로 인한 두통을 호소하며 골골거려야 했으니까. - 4,000m 티벳을 여행할때도 멀쩡했는데 어떻게 2,000m에서 고산병이라니! 부끄럽게시리! + 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