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만삭사진 (June 2016, @Kinderdijk, The Netherlands)
나는, 우리는 어떤 부모가 될 수 있을까? http://bitna.net/1467
남편과 함께 세계여행을 하는 동안 그리고 긴 여행을 마치고 다시 일상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참 많이 이야기를 나누는 주제 중 하나는 바로 우리 가족의 미래다. 토끼같은 아이들과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고 싶은, 특별할 것 없는 소박한 꿈이 사실 그 무엇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으니까. 세계여행을 위해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긴 여행을 마치고 뜬금없이 낯선 나라로 날아와 와서 살고 있는, 아직 내 앞가림 하기도 힘든 우리가 과연 '부모'라는 큰 이름에 따라오는 역할들을 무사히 해낼 수 있을까.
@프라하, 체코
@베니스, 이탈리아
@마스트리히트, 네덜란드
@킨더다이크, 네덜란드
부모의 역할이니, 자녀 교육법이니 종종 나름 진지한 이야기를 나눴던 우리지만 정작 주니어가 생겼음을 확인한 뒤에는 여행가방을 챙기는데 열을 올렸다. '부모가 행복한 것이 진정한 태교'라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고서, 임신기간 내내 체코와 이탈리아 그리고 네덜란드 구석구석을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아, 한국도 다녀왔구나!) 출산과 육아에 대한 학습이나 유아용품 준비는 모두 뒷전으로 미뤄놓고서.
Muisjes, 네덜란드 전통 출산음식. 남자 아이면 파란색, 여자 아이면 분홍색을 뿌려준다.
그렇게 지난 2016년 7월 25일 예정일보다 2주나 빨리 우리는 부모가 되었다. 낯선 나라에서 아이를 낳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밥상 위에 미역국 대신 올라오는 요상한 파이와 커피 한 잔이 참 어색하구나.
D+2, 안는 방법 연습 중
D+10, 첫번째 외출
아이가 태어나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 '육아'에 'ㅇ'자도 모르는 초보 엄마 아빠에게는 아이를 안는 것부터 쉽지 않은 일이니까. 덕분에 요즘 다크서클이 턱 밑까지 내려오고 있지만 괜찮다, 요 작고 귀여운 녀석이 그래도 하루에 한번은 빵끗빵끗 웃어주니까. 이런게 부모마음인가? 아이와 함께하면서 우리는 또 다른 세계를 배우고,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이 녀석을 데리고 아프리카를 여행할 그 날이 곧 찾아 오겠지. http://bitna.net/1151
부족한 우리에게 와줘서 너무 고마워.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큰 꿈을 꾸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길 바래.
세상은 넓고, 너는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니까.
사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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