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나미비아는 뜨겁다. 무섭게 내리쬐는 태양 때문에 늦잠도 못자고 기운이 하나도 없다.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에 목을 축이러 오는 새들을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보다가 뒤늦게 하루를 시작했다. 나미비아 남부에 있는 피시리버캐년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캐년이다. 오늘 하루에 이 지역을 돌아보고 나미비아 중부까지 올라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시간상 중간에 쉬어가야 할 것 같았다. 지도상에서 볼때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지만 대부분의 도로가 비포장인 나미비아에서는 시속 100km/h을 넘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포장길인 1번 도로를 타기 위해 사막길을 달리는 동안, 바싹 말라버린 나무들 사이사이로 은근히 많은 동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다른 자동차를 만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