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불어오는 찬 바람에 잠에서 깼다. 여기는 우다이푸르로 가는 야간 버스 안이다. 2층으로 된 버스의 위쪽은 침대, 아래쪽은 의자다. 슬쩍 아래를 내려다보니 딱 한 자리 남은 침대칸을 나에게 양보한 신랑은 잘 넘어가지도 않는 의자에서 가방을 꼭 끌어안고 잠들어있다. 어제 자이살메르를 출발할 때만 해도 더운 날씨 때문에 창문을 열기 위해 낑낑댔는데 (에어컨 버스일리가 없잖아?!) 지금은 너무 추워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라니... 이런 날씨를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몸을 잔뜩 웅크리고 추위를 견뎌보지만 소용없다.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조금씩 열리는 낡은 창문이 야속하고, 아무 생각없이 자켓을 짐칸에 넣어버린 내가 원망스러울뿐이다. 난 결국 다시 잠들지 못했다. 그렇게 추위와 싸우며 뜬 눈으로 밤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