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ASIA 320

델리 마지막 날, 국립박물관과 인디아게이트 (Delhi, India)

친구들도 만나고 장기여행의 피로도 풀기 위해 우리는 델리에서 무려 5박을 했다. 나름 여유로운 일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떠나는 날까지 바쁘다. 우리가 게으른건지, 델리에 볼거리가 많은건지... (판단은 당신의 몫!) 델리에서의 마지막 날에 우리가 찾은 곳은 인도 국립박물관. 잘 정돈된 정원과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듯한 건물은 아무리 봐도 인도답지 않다.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우리 부부가 마주한 것은 놀라운 금액의 입장료. 1인당 무려 300루피에 카메라촬영도 대당 300루피란다. 오.마이.갓! 총 900루피(약 2만원) 입장료의 압박에 잠시 넋이 나간 나의 눈에 들어온 '학생 Student' 가격! +ㅁ+ 혹시나싶어 물어보니 국제학생증도 할인이 된단다. 할인된 가격은 단돈 1루피(약 20원). 300배 저렴..

델리에서 만난 이슬람, 꾸뜹미나르와 후마윤묘 (Delhi,India)

델리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게 가장 낯선 것은 바로 지하철이다. 좁고 복잡하고 지저분한 여행자거리 빠하르간지와 시원하고 깨끗한데다 여성전용칸까지 준비되어 있는 지하철은 극명한 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혀 인도답지 않은 지하철을 타고 우리가 도착한 곳은 꾸뜹미나르(Qutab Minar) 역. 지하철역에서 릭샤로 10분정도를 달려야 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 보기보다 넓은 공간에 모스크, 묘 등이 자리하고 있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꾸뜹미나르란 이름의 탑. 꾸뜹은 이 탑을 세운 왕의 이름, 미나르는 탑이란 뜻이란다. 델리를 대표하는 상징물 중 하나인 이 곳은 인도 역사 최초의 이슬람 왕조를 세운 꾸뜹왕이 힌두교도에 대한 승리를 기념해 만든 것이다. 이슬람 왕조의 시작이자, 힌두 왕조의 끝을 ..

올드델리, 인도의 역사를 따라 자미 마스지드와 붉은 요새 (Delhi, India)

10월 2일은 인도 사람들이 신처럼 모시고 있는 인물 간디의 생일이자 인도의 국경일이다. 덕분에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는 빠하르간지도 오늘만큼은 조용하다. 인도에서, 델리에서 이렇게 여유로울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인도에서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을거라 기대한 내가 바보였다. 릭샤를 타고 '자미 마스지드(Jami Masjid)' 앞에 내리자마자 어마어마한 인파를 마주해야 했으니까. 자미 마스지드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 앞에 형성된 거대한 시장을 지나야만 한다. 정신없이 복잡한데다 사람들로 가득한 것이 빠하르간지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가만히 살펴보면 다른 점이 눈에 띄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흰 옷과 모자를 쓴 이슬람교도들이라는 것. 현재 인도의 국교가 힌두교임을 감안하면 이 나라에서 이슬람교의 ..

델리에서 맞은 추석, 가족과 친구가 있어 행복하다. (Delhi, India)

델리를 여행하는 여행자라면 누구나 들리는 곳이 바로 여기, 빠하르간지다. 뉴델리역 옆에 위치하는 이 거리에는 상점, 숙소, 음식점 등 여행자를 위한 시설과 현지인을 위한 시장이 공존하고 있어 항상 복잡복잡하다. 어제 저녁 체크인을 하자마자 쓰러지듯 잠들었는데 일어나보니 해가 중천에 떳다. 내 몸이 온몸으로 데모라도 하는 것 같다. 적당히 하고 좀 쉬라고... 그래, 오늘은 우리도 좀 쉬자! 여행자에게도 휴일은 필요한거니까. 휴일에 영양보충이 빠질 수 없단 생각에 탄두리 치킨으로 아침겸 점심을 해결했다. 몇 년 전, 인도 여행을 왔을때 발견한 맛집이라며 신랑은 나를 이끌었고, 아침부터 (해가 중천이여도 첫 식사니까 아침) 치킨을 먹어야 하냐고 불평하던 나는 닭다리 한 입을 베어뭄과 동시에 사라져 버렸다. ..

아그라를 물들이다! 오색 물감과 사람들의 웃음으로... (Agra,India)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어서일까. 타지마할을 둘러보고 나왔는데 아직 점심시간도 되지 않았다. 델리로 가는 기차는 오후 늦게야 출발하니 아직 여유가 있다, 아니 많다. 남문 근처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식사도 하고, 차도 한 잔 마시고, 게으름이나 피워야지.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주변이 소란해진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소리가 점점 커진다 싶었더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문득 사람들쪽에 시선을 주었다가 깜짝 놀랐다. 이 사람들 머리부터 발끝까지 빨간 색이잖아!!! 도대체 무슨일이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사람들을 관찰했다. 일단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는 것을 보면 시위보다는 축제에 가까운 듯 하고, 사람들은 서로를 향해 오색의 가루들을 뿌려댄다. 사람들이 움직일때마다 그 주..

타지마할, 드디어 마주한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대 (Agra,India)

여행이라는 것이 저녁형 인간인 나를 아침형 인간으로 바꿔놓고 있다면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믿거나 말거나 오늘은 아침 6시에 벌떡 침대에서 일어났다.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하고 발걸음을 재촉해 도착한 곳은 바로 여기, 타지마할이다. 인도의 상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타지마할! 텅빈 입구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 것도 잠시, 저 멀리 다가오는 단체관광객이 보인다. 이대로 질 수 없지! 인도 사람들보다 무려 20배가 비싼 티켓을 끊고 (750루피! 인도 관광지 중 최고가!) 줄을 섰다. 어떻게든 인파를 피해보려고 새벽행을 강행했지만 이 아침에도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다들 부지런도 하셔라! 나름 까다로운 소지품 검새대를 무사히 통과했다. 두근두근! 저 멀리 내 님을 보러 온 아가씨도 아..

아그라 맛집, 한국인들에게 인기만점! Treat와 Joney's Place (Agra,India)

타지마할 남문 근처에는 배낭여행자를 위한 숙소와 음식점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그 속에서 심심찮게 한국어로 써 있는 홍보문구를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중 우리가 즐겨찾았던 음식점 두 개를 소개해 보련다. 첫번째 맛집, Treat. 사실 이 곳은 결혼전에도 수차례 인도를 다녀갔던 신랑이 강추해서 쫄래쫄래 따라간 곳이었는데, 뜻밖에 한국어 안내판에 신라면 봉지와 마주쳤다. 신랑님 말씀하시길, 예전에 왔을때는 이런 것들을 보지 못했다고. 요즘 인도를 찾는 한국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걸까? 아님 주인 아저씨가 한국요리에 재능을 보인걸까? 주인 아저씨의 안내에 따라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들여다본다. 신랑에게 이 곳이 특별한 이유를 물어보니 소고기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전에 여기서 스테이크를 먹었다나 ..

아그라의 모든 곳은 타지마할로 통한다. (Agra,India)

아그라 요새를 돌아보고 도착한 곳은 '이티마드 우드 다울라 (Itmad-Ud-Daulah's Tomb)'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이 동네 사람들에게도 입에 붙지 않는 이름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곳을 '베이비 따즈'라고 부르더라. 타지마할보다 작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무덤이라 그렇게 부른다고. 30분~1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만큼 규모가 크진 않지만 네모반듯한 새하얀 대리석 건물은 아름다웠다. 문양을 새겨넣고 다양한 색상의 돌을 끼워넣어 만들어진 벽면은 하얀 도화지에 그려진 그림을 보는 것 같았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문양들은 건물 내부로도 이어진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구나. 건물 안밖을 한참동안 넋놓고 바라보다가 드디어 여기 잠들어 있는 주인을 만났다. 이티마드 우드 다울라..

아그라 요새, 견고한 성벽안에 감춰진 가슴시린 아름다움 (Agra,India)

아그라를 찾는 많은 여행자들이 그러하듯이 우리도 1박 2일정도로 짧게 머물다 가려고 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타지마할이 금요일, 바로 오늘 문을 닫는다는 것. 두둥! 누군가는 타지마할의 외관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니 인도에서 가장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나는 그렇게 타지마할을 지나치고 싶지 않았기에 우리 일정을 2박 3일로 변경했다. 덕분에 아그라에서도 여유롭게 다닐 수 있겠구나.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아그라 요새 (Agra Fort). 뜨거운 태양덕분에 붉은 외벽이 불타는 듯 강렬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높이 솟은 외벽의 견고함은 먼 옛날 무굴제국의 전성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 1565년 무굴제국 3대 황제인 악바르(Akbar) 대제에 의해 처음..

카주라호에서 아그라로, 길 위에서 배우는 것들 (Agra,India)

카주라호에서 아그라로 이동하는 날, 아침기차라 빈둥거릴 틈이 없다. 두 도시 이동에 걸리는 시간은 8시간, 인도 기차여행치고는 짧은? 거리지만 기차에서 하루를 보내야 하니 이 것도 만만치 않겠구나. 간식거리와 읽을거리 등 시간 보내기 좋은 것들을 챙겨들고 기차 탑승! 단 두 번의 인도기차 경험으로 파악하게 된 명당자리에 짐을 풀고 코치 안을 둘러보았다. 항상 현지 사람들로 가득한 Sleeper Class인데, 오늘은 코치 안이 텅 비어 있다. 카주라호가 워낙 작은 마을이라 탑승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겠지. 내 세상인양 빈자리를 차지하고 앉는 것까진 좋은데, 아그라까지 가는 동안 언제 어느 역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긴장감 또한 감출수가 없구나. 인도 여행의 시작, 인도에서 기차타기 h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