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홀릭, Travelholic/온더로드 On the Road 167

@카이로,이집트 - 설레임, 처음 여행을 시작한 것처럼.

기도 시간이 되면 거리에 돗자리가 펼쳐지고, 어디까지가 한 글자인지도 구분할 수 없는 글자들은 내 눈엔 그저 그림같다. 다른 세상에 왔음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건조한 공기. 뉴스에서 본 것과 전혀 다른 평화로운 카이로, 친절한 사람들. + 완전히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 - 여행 첫 날로 돌아간 것처럼 설레여! + 이제 시작인가, 아프리카? 2012/12/28 ~ 2012/12/30 @Cairo,Egypt

@만달레이,미얀마 - 크리스마스는 가족 그리고 연인과

산타클로스 선물대신 남편님의 편지로 하루를 시작하고 교회가 아닌 사원에서, 아기 예수님대신 부처님께 복을 빌어보고, 화려한 도시의 야경대신 조용한 호수의 그림같은 일몰을 보고, 근사한 레스토랑대신 몇 개월만에 만난 한식에 행복한 우리의 크리스마스. - 지금쯤 우리나라 커플들은 신났겠구만. +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아닌가? 언젠가부터 우리나라는 커플천국이야. - 괜찮아, 우리는 연인이자 가족이잖아. 2012/12/24 ~ 2012/12/27 @Mandalay,Myanmar

@인레호수,미얀마 - 2012년 12월 21일 지구 종말의 날?!

이른 아침, 우리를 태운 배는 인레호수를 향해 달린다. 너무 추운데 조금만 천천히 달리면 안되나..? 동남아가 이렇게 추울줄은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웰컴 표지판을 지나자마자 나타난 호수는 그 끝이 보이질 않는다. 아침이라 물안개가 걷히지 않은 호수는 뭔가 신비로운 기운을 내뿜는다. 호수의 잠을 깨우는 것은 어부들의 바쁜 손길, 아니 발길. 일어서기도 힘든 배 위에서 능숙하게 노를 젓고, 그물을 내리는 모습이 신기하다. 호수에 떠 있는 마을 그리고 이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평온해 보인다. 잔잔한 수면처럼. + 이제 2012년 12월 21일 마야 달력으로 지구 종말의 날이라는데 말이지... - 아, 그렇네? 만약 우리가 여행오지 않았다면 지금쯤 회사에 있었겠지? + 금요일이니까 주말에 출근하진 않을까..

@방비엥,라오스 - 카약킹, 나의 속도로 노를 저어보자.

다른 배들이 앞서가기 시작하자 맹렬히 노를 젓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배는 마음만큼 빨리 나가지 않고, 다른 배들은 점점 멀어져간다. 동료들은 저 멀리까지 가버리고, 내게 남은 것은 팔에 남은 뻐근함 뿐. 다시 힘을 내서 이번에는 조금 천천히 노를 저어본다. 천천히 노를 젓기 시작하면서 다시 동료들의 배가 보이고, 튜브위에서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의 여유로움도 보이고, 병풍처럼 우리를 둘러싼 방비엥의 아름다운 산들도 이제서야 눈에 들어온다. - 한참 뒤쳐진 줄 알았는데 결국 비슷하게 도착했네. + 응, 각자 순간의 속도는 달라도 평균 속도는 비슷한 것 같아. - 살아가는 것도 이거랑 비슷하겠지? 2012/12/10 ~ 2012/12/13 @Vangvieng,Laos

@루앙프라방,라오스 -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

4년만에 다시 찾은 라오스, 루앙프라방의 아침. 스님보다 더 많은 여행자들의 모습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 4년 전에 비하면 가게도 많아지고, 물가도 비싸지고, 사람은 더더더 많아지고... - 예전엔 조용하고, 외국인도 별로 없었는데... 궁시렁 궁시렁... - 아침에 탁밧할 때 조용해서 경건한 느낌도 들었었고... 어쩌고 저쩌고... + 근데 난 카오산보다 여기 여행자거리가 느낌있고 좋은데? 끊임없이 라오스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던 것을 멈췄다. 겉모습은 많이 변했지만, 여기저기서 편안하게 쉬고 있는 여행자들의 모습은 변함이 없다. - 자꾸 옛날이랑 비교하면 안될 것 같아. + 왜? - 지금 이 순간의 즐거움을 못느끼잖아. 이렇게 편안한 공간이 많은데 말이지! 2012/12/05 ~ 2012/12/..

@마푸시,몰디브 - 여행은 또 다른 여행의 시작

몰디브에서의 생활은 대략 이렇다. 눈뜨자마자 바다에서 스노쿨링을 하고 하루는 다른 섬으로 소풍도 가고 셀 수 없이 많은 다이빙 포인트에서 스쿠버다이빙도 즐겨주고. + 왜 사람들이 몰디브 몰디브 하는 줄 알 것 같아. - 응응! 저렴하게 즐기는 법을 알았으니 다음에 또 오자. + 근데 자기 다음에 또 오자는 곳이 늘어나는 것 같아. 스리랑카도 다시오자고 했잖아?! - 이래서 여행도 해 본 사람이 자꾸만 또 떠나는 건가봐. + 여행의 끝은 또 다른 여행의 시작이니까. 2012/11/27 ~ 2012/12/01 @Maafushi, Maldives

@방콕,태국 - 여행 중 처음으로 머리하는 날

1박 2일. 방콕에서 잠시 쉬어가는 동안 우리 부부가 한 일은 바로 미용실가기. 스쿰빗에 가면 럭셔리한 살롱이 많다는데 우린 그냥 눈에 보이는 동네 미용실로 고고. 말도 잘 통하지 않고 사진 몇 장으로만 이야기하려니 영 불안하다. 그렇게 두 시간의 기다림이 끝나고... - 생각보다 머리 잘 된 것 같아. + 응. 청년 참 성의껏 잘라주더라. 최선을 다 했어. - 근데 왜 이렇게 어색하지? + 그건.... 패션의 완성은 역시 얼굴이기 때문이지. - ㅠ_ㅠ 2012/12/3 ~ 2012/12/4 @Bangkok,Thailand

@마푸시,몰디브 - 이 바다를 신혼여행객에게만 내주는 건 불공평하잖아.

창문밖으로 몰디브 섬들이 보이기 시작하자 기내안이 술렁인다. 설레임을 가득안고 도착한 몰디브. - 공항 전체에 배낭메고 온 사람은 우리뿐인것 같아. + 완전 비싼 리조트에서는 비행기로 모셔가네. - 신랑, 우리 픽업... 오긴 오는거지? 공항에서 픽업을 기다리는 동안 이 동네의 화려함에 기가 죽어버렸다. 픽업 보트를 타는 순간, 늦어진 픽업에 대한 원망도, 괜히 주눅들었던 것도 사라졌다. 너무 아름다운 바다때문에... 보트로 30분을 달려 도착한 우리의 숙소. - 와, 신랑 여기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좋은데? + 몰디브 이렇게 알뜰하게 올 수도 있는 곳이었어. - 그럼,그럼!! 이 아름다운 바다를 신혼여행객에게만 내주는건 너무 불공평하잖아! 2012/11/27 ~ 2012/12/01 @Maafushi, ..

@시기리야,스리랑카 - 시골 마을에 솟아있는 옛 도시의 흔적

오가는 교통편도 많지 않은 작은 시골 마을에 솟아있는 거대한 옛 도시의 흔적. 천개쯤되는 계단을 올라야만 닿을 수 있는 산 위에 왕궁은 아버지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왕이 동생의 보복을 두려워하며 짓게 되었다고. + 어떻게 높은 산 위에 어떻게 왕궁을 지었을까? - 줄을 타고 사람도 올라가고 재료도 올려보내고 했겠지? + 외부의 침입은 정말 철저하게 피할 수 있었겠네. - 그래도 내부의 적은 막을 수 없었지. 결국 왕은 평생을 두려움에 떨다가 자살했으니까. +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풍경이 이렇게 멋진데 이 것도 제대로 즐기지 못했겠지? - 누가 쳐들어오지 않을까 초조하게 바라봤겠지. 그의 눈에는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을거야. 2012/11/24 ~ 2012/11/26 @Sigiriya, Sri Lanka

@히카두와,스리랑카 - 불러도 불러도 친해지지 못한 이름, 파도여.

스리랑카에서 야심차게 세웠던 계획 중 하나가 바로 서핑. 그러나 서핑레슨 몇 시간만에 중도하차, 파도는 내게 너무 먼 당신이로구나. 수면위에서도 떼지어 다니는 물고기를 볼 수 있는 스리랑카의 바다. 바다위에서 파도는 타지 못해도, 바다 속으로 뛰어드는 것은 괜찮겠지. 스노쿨링으로 서핑을 대신해볼까?! 햇빛이 바닥까지 들어오는 얕은 바다속에도 이렇게 많은 생명이 살고 있다. 사람들을 많이 보았는지 거대한 괴생명체(?)의 등장에 놀라 도망가는 물고기도 많지 않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파도와 싸우느냐(?) 고생한 내 마음도 평온해진다. + 서핑 못해서 어떻게?! - 괜찮아. 다이빙도 하고 스노쿨링도 하고 실컷 바다를 즐겼으니 그걸로 됐어. + 다음에 다시 도전? - 글쎄... 2012/11/18 ~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