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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 숙소 - 비스타스 데 리스보아 호스텔 Hostel Vistas de Lisboa (Lisboa,Portugal)

이름부터가 그랬지만 숙소 입구에 발을 딛자마자 '아, 전형적인 호스텔이구나!' 싶은 인테리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어린 배낭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호스텔답게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젊고 발랄한 청년이 리셉션에서 우리를 맞아주었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더블룸. 8인실, 6인실 남여공용 도미토리로 되어 있는 이 호스텔에 유일하게 하나 있는 더블룸이었다. 방 안에는 침대와 작은 선반이 살림의 전부였다. 냉난방 시설이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아 한여름, 한겨울에는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일단 우리가 머물던 시기엔 큰 문제가 없었지만) 급하게 예약하다보니 미처 확인하지 못했는데, 이 숙소는 모든 방이 공동욕실이었다. (사진도 하나 못 찍었지만) 샤워부스는 약 5~6개, 화장실은 2개로 거의 만실..

포르투갈 파로 숙소 - 콘다도 Condado (Faro, Portugal)

세비야에서 출발해 포르투갈 국경을 너머 파로라는 작은 마을까지는 약 3시간 정도가 걸렸다. 포르투갈 남부에 있는 해안 도시들은 여름에는 꽤 많은 피서객들로 몰린다는데, 겨울을 앞둔 11월 말에는 평화롭고 조용하기만 했다. 주인 아저씨는 우리를 보자마자 영어로 말을 건다. 근사한 호텔을 제외하면 영어사용이 쉽지 않은 스페인 남쪽 안달루시아와 비교하면 참 반가운 것이 아닐 수 없다. 체크인을 하고 삐걱거리는 방문을 열었다. 작은 시골마을에 있는 낡고 오래된 숙소에서 뭘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문 틈으로 보이는 방안은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침대, TV, 작은 화장대 정도로 방안에 있는 살림은 아주 심플했고, 삐걱거리는 방문만큼이나 연식이 꽤나 되어 보였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방바닥부터 가..

앞만보고 달려가기에 세상은 너무 아름답다.

세계여행을 시작하고 1년째 되던 2013년 9월, 짧은 스페인 세비야 생활이 시작되었다. 스페인어는 예전부터 배워보고 싶었던 언어였고, 중남미 여행에 필요한 언어이기도 했으니까. 난생처음 경험하는 (짧은 시간이지만, 여행이 아닌) 외국생활에 나는 묘한 설레임과 기대감에 벅차올랐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기만 했다. 하지만 나의 스페인 생활은 영화처럼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스페인어는 기대만큼 늘지 않았고, 일 년간 쌓여온 여행의 피로가 나의 어깨를 내리누르고 있었으니까. 한 달이 지나고 나는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시간을 원망하며,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시간과 돈을 버리게 되진 않을까 하는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은 나를, 우리 부부를 자꾸만 집안으로 몰아넣었다. 햇빛이 좋았던 어느 날, 거..

@세비야,스페인 - 다시 세계여행자가 되다. (Sevilla, Spain)

2013년 11월 15일. 10주간의 스페인, 세비야 생활을 정리하고 우리는 다시 여행자가 되었다. 나는 좋았다.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대성당의 아름다움이, 미로같은 골목에서도 길을 찾아냈을 때의 뿌듯함이, 손바닥만한 접시에 담겨져 나오는 맛있는 음식이, 축구 경기만 있으면 온 동네가 떠들썩한 그 분위기가, 내 스페인어는 여전히 형편없었지만 나는 그냥 좋았다. 나는 행복했다. 'Hola, Bitna! (안녕,빛나!)' 경쾌한 그들의 인사가, 내 양쪽 볼에 거침없이 퍼붓는 그들의 키스가, 나를 대장금으로 만들어 준 'Bueno! (좋아!)' 찬사가, 언제든 도움이 필요할 때 연락하라는 그들의 메세지가, 이 곳에서 만난 수 많은 사람들 덕분에 나는 더 행복했다. + 시간이 참 빨라, 순식간에 지나가 버..

까냐꾸마리, 인도 대륙의 끝을 향해서 (Kanyakumari, India)

하우스보트의 하룻밤은 생각보다 편안했다. 걱정했던 것과 그리 덥지 않았고, 모기도 없었으니까. 인도를 여행한다면 지겹도록 먹게 될 메뉴 '버터&잼 토스트'로 아침식사를 하며 강 위의 풍경을 바라본다. 어부들은 간밤에 내려놓은 그물을 끌어올리며 하루를 시작한다. 샤워를 하고 짐을 싼다.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었는데 이상하게 짐을 챙기는 손에 힘이 빠지는 이유는 못내 떠나기 싫은 아쉬움과 배에서 내리면 호사는 끝이 나고 우리는 다시 길고 긴 이동의 길을 떠나야 한다는 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우리의 다음 여행지는 인도 대륙의 최남단(지도를 보면 가장 남쪽에 뾰족하게 튀어 나와 있는)에 있는 도시 까냐꾸마리(꼬모린 곶. Kanyakumari)다. 보트에서 내리자마자 사람들에게 까냐꾸마리로..

꼴람, 남인도 여행의 백미 하우스보트 (Kollam, India)

우리가 하우스보트에서 점심식사를 즐기는 동안, 캡틴 아저씨는 부지런히 수로 한쪽에 보트를 정박시켰다. 이 근처에 있는 수로는 폭이 좁고 깊이가 얕아 우리가 타고 있는 큰 보트로는 진입할 수 없단다. 캡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디선가 길이가 길고 폭이 좁은 나무배가 다가왔다. - 꼴람에서 하우스보트 예약하기 http://bitna.net/1337 - 물 위의 하룻밤, 하우스보트 http://bitna.net/1338 조심스레 나무배에 몸을 실었다. 수심이 깊지 않은 지역이라 뱃사공 할아버지는 긴 막대로 바닥을 밀면서 배를 움직여 나간다. 이제 본격적인 수로탐험 모드가 시작되는거다. 갑자기 수로의 폭이 좁아진다 싶더니 선명한 초록빛이 눈앞에 펼쳐졌다. 하늘 높이 솟은 코코넛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그 사이..

꼴람, 물 위의 하룻밤 하우스보트 (Kollam, India)

두근두근. 짐을 챙겨들고 하우스보트들이 몰려있는 선착장에 도착했다. 1박 2일간 우리와 함께 할 캡틴(보트운전)과 쉐프(식사준비)가 마중나와 있었고, 그들은 우리를 보트 안으로 안내했다. 꼴람에서 하우스보트 예약하기 http://bitna.net/1337 이게 우리가 하루를 보낼 보트란 말이지? 방에 짐을 내려놓자마자 우리는 분주하게 보트 구석구석을 탐방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몇 시간전에 보트를 예약하면서 이미 둘러봤는데 왜 이렇게 새로워 보이는걸까. 침실과 욕실을 지나 뱃머리 위에 있는 공간까지 보트 구석구석을 탐색하는 우리들. 그렇게 우르르 집구경?을 마치고 1층에 있는 공동공간으로 돌아오자 쉐프 아저씨는 시원한 웰컴 드링크를 내어준다. 아마 그는 촌스럽게 이리저리 사진찍느냐 바쁜 우리를 진정..

꼴람에서 하우스보트 예약하기 (Kollam, India)

고아에서 무려 30시간만에 도착한 도시 꼴람은 작은 어촌마을이다. 이 작은 마을이 여행자들을 부르는 이유는 바로 '하우스 보트'라 불리우는 매력적인 관광상품 때문이다. 계획대로라면 어제 괜찮은 업체를 알아보고 예약하는 것이었는데,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길거리 노숙 신세를 간신히 면한 우리인지라 아침부터 부지런히 선착장으로 향했다. 꼴람이 속해있는 주 께랄라(Kerala)는 인도 남서쪽에 위치한 유럽의 향기가 가득한 곳이다. 1488년 포르투갈인 (다들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인) 바스코 다 가마가 께랄라에서 생산되는 향신료(특히 후추)를 노리고 이 지역에 들어와 도시를 세웠고 이후 다른 유럽국가(네덜란드)가 뒤를 이었다. 유럽 사람들은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향신료, 쌀, 과일등을 자국으로 가져가기 위..

고아에서 꼴람으로, 버스가 7시간 지연된 이유는? (Kollam, India)

안주나에 머문지 열흘이 지났다. 이제는 슬슬 이 곳을 떠나야 할 시간이다. 사진을 찍는 YS군은 인도 최대 힌두축제 현장을 사진에 담기 위해 바라나시로 떠나기로 했고, 우리 부부와 제주커플은 남쪽 끝 께랄라 주(Kerala 인도 가장 남쪽에 있는 주)에 있는 꼴람(Kallam)이란 도시로 이동하기로 했다. 기차를 타고 싶었지만 기차는 몇 일 전부터 좌석이 없었던지라 -_- 우리는 야간 버스로 꼬친(Cochin)으로 이동, 꼬친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꼴람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체크아웃을 하고 열심히 짐을 챙긴다. 이상하게 배낭도 불편한 것 같고, 짐도 더 늘어난 것 같다. 떠나기 싫어서인가? 열흘을 머문 안주나를 떠나는 것은 시작부터 전쟁이었다. 버스를 타기 위해 꾸역꾸역 마푸사까지 이동해야 했으니까. 길게..

안주나, 세계여행 중 맞이한 생일 (Anjuna, Goa, India)

2012년 11월 5일, 세계여행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맞은 나의 생일. (1년이나 늦게 포스팅하는 난 게으름뱅이!) 그 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단골이 되어버린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들를 곳이 있다며 먼저 나간 친구들은 무슨 볼 일이 있는건지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 같다. 난생처음 여름에 맞이한 생일이라 그런지, 여행을 하면서 특별한 사건이 워낙 많아서 그런지 이상하게 생일의 특별함이 느껴지질 않는다. 저녁에 맛있는거 잔뜩 사서 파티를 하자는 신랑은 나보다 더 신난 것 같다. 어딜 들렸다 오는건지 친구들이 하나 둘 식당에 도착했다. 문명에서 떨어져 몇 달을 살았더니 친구들의 손에 들려있는 팬시한 핑크색 상자가 영 어색해 보인다. 저게 뭐였더라...? 그래, 친구들이 준비한 것은 케익이었다. 어린 시절에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