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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피, 몰락한 옛 왕조의 초대 (Hampi, India)

14~16세기 함피는 비자야나가르(Vijayanagar)의 왕조의 중심지이자 힌두교 순례의 중심지였다. 덕분에 곳곳에 옛 왕조의 유적이 남아있다. 도시 전체에 퍼져있는 유적지들을 둘러보기 위해 스쿠터를 빌렸다. 디우 이후로 스쿠터를 탈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다음 기회가 찾아오는구나. 우리 일행은 다섯 명, 스쿠터 3개를 나눠타고서 찬찬히 길을 달려본다. 함피바자르를 빠져나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쭉 뻗은 도로와 나무 뿐,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함피바자르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작은 지도 한 장 옆에 끼고 유적지 사이사이를 달려본다, 탐험가같지 않아?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빗딸라 사원 (Vittala Temple). 지도상에 위치한 유적지 중 바자르에서 가장 멀..

함피, 게으른 배낭여행자들은 여기로 오라! (Hampi, India)

아침 식사를 위해 약속했던 숙소 근처 식당으로 걸음을 옮긴다. 어제 저녁만해도 여행자로 북적이던 함피 바자르 주변이 오늘은 꽤 조용하다. 다들 어디로 숨은거지? 우리 부부를 시작으로 느릿한 걸음으로 하나, 둘 식당에 모인다. 우리부부와 혜연양 그리고 어제 함피에서 극적으로? 상봉한 제주커플까지 더해져 무려 다섯명! 어느새 우린 대식구가 되었구나. 시끌시끌하게 맞이하는 아침이 꽤 오랜만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아침식사를 즐겼을뿐인데 시간은 11시가 훌쩍 넘어갔다. 분명 아침식사를 하자고 모였는데, 자연스레 점심식사가 되어버리고... 더운 날씨를 핑계삼아 우리는 오후가 될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함피의 시간은 빠르다. 그리고 우리의 시간은 더욱 빠르다. 한껏 게으름을 피우다 식당을 나와 산책삼아? 함피..

함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도다. (Hampi, India)

아잔타 석굴을 돌아보고 아우랑가바드로 돌아오니 슬슬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저녁식사를 하고, 샤워를 하고 짐을 챙겼다. 오늘 밤 버스로 이 도시를 떠나기로 했으니까. 우리의 인도여행을 생각해보면 지금처럼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영 낯설다. 다른 이들이 1박 아니 당일치기로 오가는 작은 도시에서도 이틀이상 머물던 우리였지만, 잘가온과 아우랑가바드에서는 서둘러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아잔타와 엘로라를 제외하면) 도시안에 특별한 관광지가 없는데다 인도 남북을 잇는 교통의 중심에 가까운 곳이라 사람들이 많고 복잡해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으니까. 우리의 다음 목적지 함피. 기차든, 버스든 호스펫(Hospet)이란 도시로만 가면 된다고 들었는데, 인터넷과 가이드북을 아무리 뒤져봐도 아우랑가바드에서 가는 방법..

아잔타 석굴, 보존과 감상 그 사이에서 (Ajanta, India)

어제 엘로라를 돌아보고 아우랑가바드에 도착한 것은 늦은 저녁. (엘로라에서 아우랑가바드는 버스로 40분 정도) 마침 아우랑가바드에서 진행되는 힌두교 축제 덕분에 빈 방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고, 우리는 새벽이 되어서야 잠들 수 있었다. 아침 10시가 되어서야 눈을 뜬 우리가 아잔타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차를 빌리는 것이었다. (아우랑가바드에서 아잔타는 자동차로 2시간, 버스로는 3시간 30분) 시작부터 늦어버린 우리에게 운전기사는 지름길을 알고 있다며 우리를 뷰포인트 레스토랑으로 안내했다. 아우랑가바드 숙소, 푸시팍 호텔 http://bitna.net/1156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아잔타는 놀라움이었다. 말발굽 모양으로 휘어진 와고라 강과 이를 따라 서 있는 가파른 벼랑에 벌집처럼 생긴 작은 구..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중남미 일주하기 (스타얼라이언스 한붓그리기)

작년 여름, 백수가 된 우리 부부는 빠방한 에어컨이 나오는 동네 카페를 돌아다니며 아프리카 한붓그리기를 연구했었다.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와 취항지 목록 그리고 커다란 지도와 론리플래닛을 들고 끙끙거리기를 몇 일, 그렇게 우리 부부는 아프리카 일주 항공권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려운 법. 여행 중 항공료가 부담스러울때 마일리지 항공권을 떠올렸고, 유럽+중동 한붓그리기는 완성하는데 몇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스페인 생활 중반에 접어든 지금, 이제 때가 왔다. 바로 중남미 한붓그리기를 연구할 시간! - 스타얼라이언스 한붓그리기를 아시나요? http://bitna.net/1074 -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아프리카 일주하기 http://bitna.net/1105 -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유럽..

엘로라, 치열하게 경쟁했던 인도종교의 전시관 (Ellora, India)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름, 아잔타와 엘로라 석굴은 잘가온과 아우랑가바드 사이에 위치한 유적지다. 두 도시 사이가 3시간~4시간 거리이니 비교적 가까운 편이지만, 굳이 거리로 따지자면 잘가온-아잔타-엘로라-아우랑가바드 순서가 되시겠다. 그러나 잘가온에서 아잔타를 거쳐 아우랑가바드로 이동하려는 우리의 계획은 아잔타 휴무일과 겹치는 바람에 완전히 꼬였다. 심지어 그 다음날은 엘로라가 쉬는 날이란다. 잘가온이란 도시에 그리 오래 있고 싶지 않았는데, 이렇게 묶이는건가 싶었던 우리를 도와준 것은 숙소 아저씨였다. 렌트카로 엘로라에 가는 영국부부를 연결시켜주었으니까. (렌트카는 버스보다 2배는 빠르다고!) 그렇게 모든 짐을 싸들고 우리는 엘로라에 도착했다. 유적지를 돌아보고 바로 아우랑가바드로 가는거다. -..

카이로 숙소 - 오스트레일리안 호스텔 Australian Hostel (Cairo, Egypt)

아시아 대륙 여행을 마치고, 아프리카 여행을 위해 첫 발은 딛은 곳은 이집트 카이로였다. 밀려오는 피로에 비행내내 죽은듯 누워있다 비몽사몽 카이로 땅에 발을 딛었을 때, 나는 잠이 확 깨는 것 같았다. 12월의 카이로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너무 추웠으니까.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반정부 시위로 흉흉한 탓인지 알 수 없지만 공항은 텅 비어 있었고, 경유가 아닌 입국 수속을 하는 사람은 우리 뿐이었다. (이때는 2012년 12월. 이때 반정부 시위는 2013년 여름과 비교하면 애교였다.) 덕분에 아주 쉽게 호스텔에서 픽업나온 청년과 만날 수 있었다. 이른 시간에 카이로 시내는 텅 비어 있었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반정부 시위에 대해 물어보니 이제는 어느정도 정리가 되어서 조용하다고. 안전 ..

방콕 숙소 - Thanapa Mansion 돈무앙 근처 숙소 (Bangkok, Thailand)

우리가 방콕을 찾은 이유는 딱 하나 항공편을 갈아타기 위해서. 동남아의 관광대국인 태국에서 뜨고 내리는 저가항공편이 정말정말 많았으니까. 라오스와 미얀마 여행 사이에 우리는 방콕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고, 시간과 택시비를 아낄 겸 돈무앙 공항에서 가까운 숙소를 찾았다. 그렇게 찾아가게 된 곳이 바로 Thanapa 맨션. 너무 저렴한 가격에 반신반의했지만 사진으로 보기에 괜찮아 보였고, 어짜피 늦은 밤 체크인해서 다음날 아침에 떠날거니까 괜찮겠다 싶었다. 돈무앙공항에서 가깝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정말 가까웠다. 택시로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으니까. 대신 조금 난감한 점이 있었다면 공항에서 너무 가깝다보니 1) 택시들이 가지 않으려고 하거나 (승차거부) 2) 시내로 들어가는 비용과 비슷한 돈을 부른다는 것..

혼자 여행하는 아가씨들의 위험한? 로망

사람을 좋아하는 나란 여자도 나 홀로 여행을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남편과 함께지만, 이후에 홀로 여행자가 될 날이 또 있겠지.) 종알종알 수다떠는 것이 삶의 일부였지만 가끔은 온전히 혼자가 되어보고 싶었었고, 그때마다 여행은 참 좋은 해결책이었다. 함께하는 여행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혼자만의 여행. 그 매력을 잘 알고 있기에 여행하며 나 홀로 여행족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싱긋 미소짓게 되고, 기회가 될 때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대부분의 나 홀로 여행족들에겐 분명한 자신만의 철학과 스토리가 있었고 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게 좋았으니까. 그런데 간혹 이야기를 나누다 나를 당황시키는 여행자들이 있었으니,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그 중 일부는 우리나라의 어여쁜 아가씨들이었다. 그..

@세비야,스페인 - 여행블로그 관두고 요리블로그를 해볼까? (Sevilla, Spain)

스페인 생활 한 달이 넘은 요즘. 열심히 공부해 보겠다던 스페인어는 여전히 한 문장 내밷기가 어렵기만 한데,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에 실력이 빠른 속도로 늘어가고 있으니... 그것은 바로 요리되시겠다. 한국 음식에 낯선 학원 친구들을 몇 팀 불러들여 한국음식 파티를 열었더니, 파티에 왔던 아이들은 더 강렬한 매운맛을 찾기 시작했고, 아직 초대받지 못한 친구들에게 우리집은 꿈의 레스토랑이 되어 버렸다. 매일매일 동네 슈퍼를 기웃거리며 한국 식재료와 비슷한 아이템을 찾아다니는 나란 여자. 덕분에 가장 많이 아는 단어는 생선이름, 과일이름, 야채이름, 고기이름... 슈퍼마켓 단어! 이런 소소한 단어들은 영어로도 잘 모르는데 말이지!!! - 세상에! 이젠 엄마처럼 대충 넣어도 간도 딱딱 맞아! 나도 놀랍다, 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