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배낭여행 52

타지마할, 드디어 마주한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대 (Agra,India)

여행이라는 것이 저녁형 인간인 나를 아침형 인간으로 바꿔놓고 있다면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믿거나 말거나 오늘은 아침 6시에 벌떡 침대에서 일어났다.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하고 발걸음을 재촉해 도착한 곳은 바로 여기, 타지마할이다. 인도의 상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타지마할! 텅빈 입구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 것도 잠시, 저 멀리 다가오는 단체관광객이 보인다. 이대로 질 수 없지! 인도 사람들보다 무려 20배가 비싼 티켓을 끊고 (750루피! 인도 관광지 중 최고가!) 줄을 섰다. 어떻게든 인파를 피해보려고 새벽행을 강행했지만 이 아침에도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다들 부지런도 하셔라! 나름 까다로운 소지품 검새대를 무사히 통과했다. 두근두근! 저 멀리 내 님을 보러 온 아가씨도 아..

아그라 맛집, 한국인들에게 인기만점! Treat와 Joney's Place (Agra,India)

타지마할 남문 근처에는 배낭여행자를 위한 숙소와 음식점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그 속에서 심심찮게 한국어로 써 있는 홍보문구를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중 우리가 즐겨찾았던 음식점 두 개를 소개해 보련다. 첫번째 맛집, Treat. 사실 이 곳은 결혼전에도 수차례 인도를 다녀갔던 신랑이 강추해서 쫄래쫄래 따라간 곳이었는데, 뜻밖에 한국어 안내판에 신라면 봉지와 마주쳤다. 신랑님 말씀하시길, 예전에 왔을때는 이런 것들을 보지 못했다고. 요즘 인도를 찾는 한국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걸까? 아님 주인 아저씨가 한국요리에 재능을 보인걸까? 주인 아저씨의 안내에 따라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들여다본다. 신랑에게 이 곳이 특별한 이유를 물어보니 소고기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전에 여기서 스테이크를 먹었다나 ..

아그라의 모든 곳은 타지마할로 통한다. (Agra,India)

아그라 요새를 돌아보고 도착한 곳은 '이티마드 우드 다울라 (Itmad-Ud-Daulah's Tomb)'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이 동네 사람들에게도 입에 붙지 않는 이름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곳을 '베이비 따즈'라고 부르더라. 타지마할보다 작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무덤이라 그렇게 부른다고. 30분~1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만큼 규모가 크진 않지만 네모반듯한 새하얀 대리석 건물은 아름다웠다. 문양을 새겨넣고 다양한 색상의 돌을 끼워넣어 만들어진 벽면은 하얀 도화지에 그려진 그림을 보는 것 같았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문양들은 건물 내부로도 이어진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구나. 건물 안밖을 한참동안 넋놓고 바라보다가 드디어 여기 잠들어 있는 주인을 만났다. 이티마드 우드 다울라..

아그라 요새, 견고한 성벽안에 감춰진 가슴시린 아름다움 (Agra,India)

아그라를 찾는 많은 여행자들이 그러하듯이 우리도 1박 2일정도로 짧게 머물다 가려고 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타지마할이 금요일, 바로 오늘 문을 닫는다는 것. 두둥! 누군가는 타지마할의 외관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니 인도에서 가장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나는 그렇게 타지마할을 지나치고 싶지 않았기에 우리 일정을 2박 3일로 변경했다. 덕분에 아그라에서도 여유롭게 다닐 수 있겠구나.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아그라 요새 (Agra Fort). 뜨거운 태양덕분에 붉은 외벽이 불타는 듯 강렬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높이 솟은 외벽의 견고함은 먼 옛날 무굴제국의 전성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 1565년 무굴제국 3대 황제인 악바르(Akbar) 대제에 의해 처음..

카주라호에서 아그라로, 길 위에서 배우는 것들 (Agra,India)

카주라호에서 아그라로 이동하는 날, 아침기차라 빈둥거릴 틈이 없다. 두 도시 이동에 걸리는 시간은 8시간, 인도 기차여행치고는 짧은? 거리지만 기차에서 하루를 보내야 하니 이 것도 만만치 않겠구나. 간식거리와 읽을거리 등 시간 보내기 좋은 것들을 챙겨들고 기차 탑승! 단 두 번의 인도기차 경험으로 파악하게 된 명당자리에 짐을 풀고 코치 안을 둘러보았다. 항상 현지 사람들로 가득한 Sleeper Class인데, 오늘은 코치 안이 텅 비어 있다. 카주라호가 워낙 작은 마을이라 탑승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겠지. 내 세상인양 빈자리를 차지하고 앉는 것까진 좋은데, 아그라까지 가는 동안 언제 어느 역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긴장감 또한 감출수가 없구나. 인도 여행의 시작, 인도에서 기차타기 htt..

카주라호의 '미성년자출입금지(?)' 에로틱 사원 (Khajuraho,India)

평소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일어나 외출준비를 한다. 오늘은 어제부터 미뤄 둔 카주라호의 사원을 돌아보기로 한 날이기 때문에. 카주라호가 여행자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에는 도시 전체적으로 퍼져있는 사원들 덕분이다. 9~12세기 사이에 만들어진 힌두교, 자이나교 사원이며, 카주라호가 워낙 작은 도시라 과거 이슬람 세력이 침입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현재 카주라호에 남아있는 20여개의 사원 중 대부분이 도시 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곳에는 작은 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하나하나 돌아보려면 은근 시간이 걸리기에 우리 부부는 햇빛도 덜 뜨겁고, 관람객 숫자가 적은 아침 시간에 이 곳을 찾았다. 예상대로 잔디를 위해 돌아가는 스프링쿨러 소리만 들릴 뿐, 사원 내부는 조용했다. 자, 이제 천천히 돌아볼까? 무려..

카주라호, 라네흐 폭포로 하이킹 가자. (Khajuraho,India)

많은 여행자들이 카주라호는 당일치기 혹은 1박 정도로 짧게 여행한다. 도시가 워낙 작은데다 볼거리라고는 근처에 있는 사원군밖에 없기 때문에. 하지만 장기 여행자에게는 무엇보다 몸과 마음의 평온이 가장 중요한 법인지라, 우리 부부는 이 곳에 2박을 하기로 했다. (우리의 인도 여행은 모든 도시에서 2박 이상이 목표였다.) 덕분에 남들보다 여유로워졌으니 오늘은 카주라호 외각에 있는 라네흐 폭포(Raneh Waterfalls)나 살짝 다녀올까? 바라나시에서 만난 슬로베니아 커플이 추천하기도 했고, 날씨도 더운데 시원한 물가로 피크닉이나 다녀오지 뭐. 어디선가 바람처럼 달려온 릭샤기사와 흥정을 하고, 릭샤에 몸을 실었다. 시원한 음료수도 잔뜩 사 들고서... 30분쯤 달렸을까? 릭샤는 우리를 국립공원 입구에 내..

카주라호,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여행지, 진짜? (Khajuraho, India)

바라나시에 안녕으로 고하고 카주라호행 야간기차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지난번 캘커타-바라나시 구간의 기차와 내부가 조금 다르다? 이번엔 Sleeper Class에서 한 등급 업그레이드 한, 3A Class니까. 구조는 비슷하지만 코치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풍기는 분위기가 다르다. 에어컨 때문에 창문이 막혀있어 조용하고 시원하고... 아아- 쾌적하구나. 시설도 시설이지만 그 동안 구경도 못한 여행자들이 죄다 이 코치에 모여있다. 옛날에는 Sleeper Class가 여행자들 사이에 대세였다는데 이제 그 등급도 하나 올라간건가? 옆 칸에 자리잡고 있는 중국애들이랑 몇 마디 대화를 주고 받다 잠자리에 들었다. 이번에는 잘 잘 수 있겠지? - 바라나시로 가는 고난의 길, 야간기차 http://bitna.net/12..

바라나시 마지막 아침, 꼬마 뱃사공을 만나다. (Varanasi,India)

삐비빅! 알람이 울린다. 떠지지 않는 눈을 하고 손으로 더듬어 알람을 끈다. 그러기를 몇 차례... 알람과의 싸움끝에 6시 30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후다닥 카메라를 챙겨들고 밖으로 나갔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우리의 목표는 강가(갠지스강)에서 보트를 타면서 일출을 보는 것이었는데. 붉게 타오르는 해는 게으른 우리를 비웃는 것 같다. 다시 침대로 돌아가기엔 너무 늦어버렸고, 아쉬운대로 일출대신 바라나시의 아침을 구경하기로 했다. 이른 시간인데도 강가에서 빨래나 목욕으로 하루를 맞이하고 있는 이들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저 강물의 수질이 심히 궁금한데, 이 동네 사람들은 거리낌없이 강가에 몸을 담근다. 강한 믿음은 인간의 감각을 지배하는 것일까? 가트에 모여드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

바라나시, 비바람이 몰아쳐도 삶은 계속된다. (Varanasi,India)

사르나트에서 돌아온 뒤, 우리는 바라나시 메인 가트인 다사스와멧(Dasaswameth) 가트로 향했다. 예상대로 불어난 물로 인해 가트는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물 때문에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은 몇 개 없었는데, 그마저도 강물에 쓸려온 진흙과 쓰레기들로 엉망이었다. 신랑님 말로는 매일 저녁 이 곳에서 힌두교 푸자(Puja)의식이 진행된다는데 이렇게 공간이 없어서야 되겠어? 가트가 정리되려면 꽤 시간이 필요할테니 푸자를 보긴 어려울 것 같다. 아쉬운 마음에 가트 주변을 서성이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오더니 뭔가를 세팅하기 시작했다. 혹시 푸자를 준비하는건가? 가던 발길을 돌려 사람들을 급히 쫓아가는 우리 부부.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나. 반쯤 남은 가트에서 푸자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