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ASIA/티벳 Tibet

[Tibet, 2007] 안녕, 라싸.. 꼭 다시 올 게.. (Lhasa)

빛나_Bitna 2008. 2. 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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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캉 사원 앞은 오늘도 순례자로 가득하다.

 라싸에서 성도로 가는 비행기를 구하지 못해서 결국 예정보다 하루 먼저 라싸를 떠나게 되었다. 나의 발목을 붙잡는 아쉬움을 잘라버리느냐고 어찌나 애먹었던지... '다음에.. 다음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오자,'는 말로 애써 나를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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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점상들. (요런걸 판다.)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평소보다 눈이 빨리 떠졌다. 후다닥 준비를 하고 바코르 광장으로 달려 나갔다. 그동안은 순례자들을 따라 일과처럼 바코르를 돌았는데 오늘은 나름 목적이 있다. 바로.. 나의 일상에 두고 온 사람들을 위한 기념품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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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외에 그럴듯한 상점도 있다.

라싸에서 구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모여있는 곳, 바코르. 얼핏보면 전부 비슷한 물건같지만 나름대로 구역별로 판매하는 아이템이 다르다. 뭔가 복잡하고 정신없어 보이지만 하루에 2번이상을 돌았던지라 구역별 판매하는 아이템 정도는 싸악~ 꿰고 있는 나. 빠른 발걸음으로 쇼핑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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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기념품을 고르는 나의 친구. :)

대부분의 노점상은 티벳인이 상점은 중국인이 운영하는데 순박하고 소박한 티벳사람들의 이미지에 속으면 큰일난다. 이 곳의 물건값은 정말.... 흥정하기 나름이다. (개당 30위안이라던 티벳인형을 10개에 40안에 구입한 것을 보면.... ) 우리는 이전 여행에서 쌓아온 내공을 발휘하여 꽤 알뜰한 쇼핑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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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싸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스노우랜드 레스토랑에서... (나름 우아한 식사?)

라싸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왠지 '우아하게' 하고 싶은 마음에 스노우랜드 레스토랑을 찾았다. 각국에서 몰려온 여행족들로 가득한 레스토랑 안의 노란 조명이 아늑하다. 사람이 꽤 많은 편이어서 자리잡기 쉽지 않고 복잡한 느낌도 있었지만 일하는 사람들의 영어가 한층 맘을 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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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랜드 레스토랑 내부.. (복잡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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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점심식사. 커리와 난. >_<!!!

따끈한 난과 커리의 등장과 함께 우리의 수다도 멈췄다. 아침부터 바코르를 너무 열정적으로 돌았기 때문일까... 한접시 가득 나온 음식은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어디서도 가리지 않고 잘 먹어주는 나의 입맛이 사랑스러운 순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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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바코르를 돌다.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다시 바코르로 향했다. 마니통을 돌리며_ 경전을 읊으며_ 바닥에 몸을 던지며 바코르를 돌고 있는 순례자들. 길을 따라 늘어선 노점상과 나른한 표정의 공안들. 그리고 티벳에 첫 발을 내딛은 넋나간 표정의 여행자들로 바코르는 오늘도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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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투지를 하며 바코르를 돌고 있는 순례자.

이 곳의 순례자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걷는데, 중국인도 외국인도 모두 순례자들을 따른다. 모두가 자신만의 시간대에 저마다의 속도로 이 곳을 걷지만 결코 뒤엉키는 일은 없다. 조금만 사람이 많아져도 복잡복잡 정신없는 명동거리를 생각하면 놀라울 수 밖에...
바코르의 사람들은 같은 방향을 보고 걷는다. 길이 혼잡하다고 앞에 가는 이와 무리하게 경쟁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다. 옆으로 비켜주거나 속도를 맞춰줄 뿐이다. 길을 걷는 것과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비슷하단 생각을 해본다. 내 맘대로 속도를 내거나 멈춰서 사진도 찍고 쉬어갈 수 있는 것은 내 주변인들의 배려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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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_ 라싸의 푸른 하늘.

약 3,600m 고지대에 위치한 곳. 한때는 외지인의 출입이 제한되었던 티벳은 개방이후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겪고 있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한 도시의 겉모습 뿐, 사람들은 여전히 그들의 생활 방식을 이어가고 있었다. 누구보다 강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많은 이들이 티벳에서 욕심을 내려놓고 내가 가진것에 대해 감사해 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길 바래본다.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난 말없이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았다. 내 생에 가장 하늘에 가깝게 있었던 몇 일.. 새삼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멋진 곳인지 깨닫는다.